남당유고

위화진경(魏花眞經) 完譯(9)

지보고 2023. 11. 28. 08:45

 

48.  <영제>와 <위화> 백양제를 지내다.

 

時芬宗殿君與沙嵩殿君 西遊太白 諸山 而還 獻白羊於后曰

白羊者神母之像也 非聖母之德 安能致此其大似鹿可

때에 <분종芬宗>전군과 함께 <사숭沙嵩>전군이 태백(太白)의 여러 산 서쪽을 유람하다 돌아와서

후에게 백양을 바치며 말하기를

“ 백양은 신모(神母)의 상(像)입니다.

성모(聖母)의 덕(德)이 아니면 어찌 사슴과 같이 큰 덕에 이르겠습니까?“

 

비처(사세) - 사숭(482-520)

비처(후황) - 분종(488- )

 

以騎 乃以翡翠㗽之 黃金勒之 鞍以細錦 以爲神馬

이에 비취 방울과 황금 굴레를 달고 가는 비단으로 안장을 만들어 타며 신마(神馬)라 하였다.

 

每値白羊日 郎以三十六彩 騎之 朝 后名曰 行羊其儀

백양일(白羊日) 마다 <위화>랑이 서른여섯 가지 채색을 하여 아침에 타니

후가 그 의례를 행양(行羊)이라 이름 하였다.

 

緋衣童子六人 散花 於前羊大夫

주홍색 옷을 입은 동자(童子) 6명이 양대부(羊大夫) 앞에서 꽃을 날렸다.

 

一人執㗽宝盖 童子二人綠衣紅裳 藍衣 童子六人散香 至神庭

한 사람은 보석이 달린 방울을 잡고, 동자 두 명은 녹색 저고리에 붉은 바지를 입고

남색 저고리를 입은 동자 6명이 향을 날리며 신정(神庭)에 이르렀다.

 

后以白神衣 黃金晥 從十二仙女 降自西階 東向 再拜 十二仙女散花 而歌曰

東王父 白羊君 三十六彩 下春風

후가 백신의(白神衣)를 입고 황금으로 치장하여 열 두 선녀를 데리고

서쪽 계단으로부터 내려와 동쪽을 향하여 두 번 절하니 열 두 선녀가 꽃을 날리며 노래하기를

“ 동왕부(東王父) 백양군(白羊君)이 서른여섯 가지 채색으로 춘풍을 내리네.”

 

十二童子 跪奏答歌曰

坤德乾象 西王母 抱着東王父 走入瑤池宮

열두 동자가 무릎을 꿇고 답가하여 노래하기를

“ 땅의 덕이고 하늘의 상(象)이니 서왕모(西王母)가 동왕부(東王父)를 안고 요지궁(瑤池宮)으로 달려 들어가네.“

 

양대부(羊大夫) = 동왕부(東王父) = 백양군(白羊君) = 위화

서왕모(西王母) = 현빈양(玄牝羊) = 연제

 

后乃詣羊前抱郎授乳 郎乃抱着於后 后抱而走入眞元殿 合歡

이에 후가 <위화>랑 앞에 이르러 <위화>랑을 안고 젖을 주니

<위화>랑은 후를 안고 진원전(眞元殿)으로 달려 들어가 합환하였다.

 

童子仙女環舞於庭 以娛白羊

동자와 선녀들이 정원에서 강강수월래를 추며 백양제를 즐겼다.

 

后歎畢與郎換着 紫錦衣 降自東階 西向再拜 進食白羊 賜衣羊大夫

후는 노래가 끝나자 위화랑과 함께 자금의(紫錦衣)로 갈아입고

동쪽 계단으로부터 내려와 서쪽을 향하여 두 번 절하고 백양(白羊)에게 음식을 올리고 양대부(羊大夫)에게 옷을 내렸다.

 

郎乃再拜於后 后扶郎而起曰 黃河如葦 泰山如垤 郎君愛我 我愛郎君 勿出瑤池

이에 <위화>랑이 후에게 두 번 절하니 후가 <위화>랑을 부축하여 일으키며 말하기를

“ 낭군이 나를 사랑함과 내가 낭군을 사랑함이 황하의 갈대와 태산의 언덕과 같으니 요지(瑤池)의 물은 넘치지 말라.“

 

郎乃抱后入眞元殿 拜玄牝羊 與仙童女皆歌 后進食于郎享 仙臣男女

이에 <위화>랑이 후를 안고 진원전으로 들어가 현빈양(玄牝羊)에게 절을 하고

선녀와 동자와 함께 모두 노래하니 후가 <위화>랑에게 향(享)을 올리고 선도와 신하 남녀에게 음식을 내렸다.

 

 

49. <산종山宗>전군과 <입종立宗>전군

 

后以立宗殿君生 於白羊之南至 以爲羊精 以其日 行白羊祭 于仙院 洗殿君名曰洗羊

후는 백양의 동짓날에 양정(羊精)으로 <입종立宗>전군이 태어나니

그 날 선원에서 백양제를 지내며 <입종>전군을 씻으며 세양(洗羊)이라고 이름 하였다.

 

지도로(연제) - 입종(491-539)

491년은 백양의 해이다.

<입종立宗>은 <지도로>와 <연제> 사이에서 491년 동짓날 태어났다.

 

山宗殿君生於黃龍之重五 以爲龍精 以其日 行黃龍祭于水宮 洗殿君名曰洗龍

<산종山宗>전군은 황룡의 단오일에 용정(龍精)으로 태어나니

그 날 수궁에서 황룡제를 지내며 <산종>전군을 씻으며 세룡(洗龍)이라 이름 하였다.

 

비처(연제) - 산종(488- )

488년은 황룡의 해이다.

<산종>은 <비처>와 <연제> 사이에서 488년 단오일에 태어났다.

 

二君皆與郎年相若 而敬之如太子 逢必拜之 二君之臣不悅曰

吾君乃皇子 豈可先拜于花郞乎

두 군(君)은 모두 <위화>랑과 함께 나이가 서로 비슷하고 태자를 존경하는 것도 같아서

만나면 반드시 절을 하니 두 군의 신하가 기뻐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 우리 군은 황자(皇子)인데 어찌 먼저 <위화>랑에게 절을 합니까?”

 

<산종>은 <위화>보다 1살 어리고 <입종>은 4살 어리다

 

后聞之 召二君責之曰 仙父與朕洗汝等 乃主命之父也 焉敢以骨品輕之乎

自今宜呼郎以父尊可也

후가 이를 듣고 두 군(君)을 불러 꾸짖기를

“ 선부(仙父)와 짐이 너희들을 씻었으니 임금의 명령으로 아버지인데 감히 골품의 가벼움을 말하는가?

지금부터 마땅히 <위화>랑을 아버지로 존경하여 불러야 할 것이다.“

 

山宗出謂其臣曰 古有 有子七人 而嫁

七人曰 吾等不能孝于母 母之後夫年雖少 於吾等能悅吾母 可以奉之爲父

乃迎其後夫 而養之 天子美之 賜爵其子

今吾父 尊 長我一年 而母后雌伏 而事之 我若自驕 而不敬反 有愧 于七人

汝等 妄自輕論 以傷母 后之志罪莫大焉

<산종>이 나가며 그 신하에게 일러 말하기를

“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아들 일곱 명이 있었는데 장가를 들어 일곱 명이 말하기를

‘우리는 어머니의 후남편의 나이가 너무 어려 어머니에게 효를 할 수 없었으나

아버지로 받들어 우리 어머니를 기쁘게 하고자 그 후남편을 맞이하여 부양하니

천자가 이를 아름답게 여겨 그 자식들에게 작위를 내렸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 아버지는 나보다 한 살 많은데 모후께서 존경하여 자복(雌伏)하여 받들어 모신다.

만약 내가 스스로 교만하여 존경하지 않고 반하면 일곱 명에게 부끄러움이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스스로 가볍게 말하여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하니 후의 뜻에 막대한 죄를 짓게 됨을 망각하고 있다.

 

二君之臣不敢復言

두 군의 신하들은 감히 다시는 말하지 않았다.

 

立宗殿君 心慕 郎美 願爲仙臣 郎亦愛君 以爲前方花郞

<입종>전군은 마음으로 위화랑의 미모를 사모하여 <위화>랑의 신하가 되기를 원하니

<위화>랑 역시 군을 사랑하여 전방화랑으로 하였다.

 

君 鳳目 龍顔 豊偉 慈悲 郎徒皆慕之

如天君好 與郎 共寢 后至 則避之 后曰 慕郞之情 朕與汝一也

<입종>전군은 봉황의 눈에 용의 얼굴로 몸집이 크고 자비로워서

낭도들 모두가 그를 사모하여 천군(天君)과 같이 좋아하고

<위화>랑과 함께 같이 잠을 자고 후가 이른 즉 피하니 후가 말하기를

“ <위화>랑을 사모하는 정은 짐과 네가 하나이다.”

 

乃命聯枕 而臥 后與郎戱 而君晏然不動

이에 베개를 나란히 하여 눕도록 명하고

후와 <위화>랑이 놀며 장난을 쳤으나 <입종>전군은 평온하게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后美之曰 此子眞龍種也

후가 이를 아름답게 여겨 말하기를  “ 이 아들은 진실로 용(龍)의 씨이다.”

 

郎乃使君侍后 而持重不肯曰 父尊在臣何爲乎

이에 <위화>랑이 <입종>전군으로 하여금 후를 모시게 하니  자중하여 응낙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 아버지를 존경하는 신하가 가당하겠습니까?”

 

后乃自引曰 汝父許之 又何自持

이에 후가 스스로 끌어당기며 말하기를  " 너의 아버지가 허락하는데 또 어찌 자제하는가?“

 

君遂得幸 而重厚 不媚 不能快后心

마침내 <입종>전군이 특별한 사랑(幸)을 받았으나 중후하여 아첨함이 없어 후의 마음을 기쁘게 하지 못하였다.

 

后笑謂郎曰 慕珍吾之子 立宗帝之子也 牛羊純 而無味

후가 웃으며 <위화>랑에게 말하기를

“ <모진>은 나의 아들이고 <입종>은 제의 아들이다. 소와 양은 순수하여 맛이 없다.“

 

郎曰 有味之味在乎 無味 有動之動在乎 無動

故眞人不動 而味不味 而孕不孕 而生不生

而存汝 則動 而不知味味 而不知孕孕 而不知生生

而不知 存只 吾妻 而已

<위화>랑이 말하기를

“ 맛이 있음의 맛이 존재합니까?  맛은 본래 없습니다.

움직임이 있음의 움직임은 존재합니까?  음직임은 본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진인(眞人)은 움직이지 않으니

맛은 맛이 아니고 잉태는 잉태가 아니고 태어남은 태어남이 아닙니다.

당신이 존재한 즉 움직이는 것이니

맛으로는 맛을 알지 못하고 잉태로는 잉태를 알지 못하고 태어남으로는 태어남을 알지 못합니다

하물며 존재를 알지 못하나 이미 제 처가 있을 뿐입니다.“

 

后笑曰 朕爲汝妻足矣他 不願也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짐은 당신의 처로 만족할 뿐 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立宗殿君乃謂諸君諸主曰 父尊之 於母后 有不思識之神力 吾輩 雖欲奪其寵 不可得此

所謂 有子七人 不能孝其母也 吾等 可不敬 父尊乎

이에 <입종>전군이 여러 군(君)과 여러 낭주(娘主)에게 일러 말하기를

“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은 모후에게 달렸으니 신력(神力)으로도 어쩔 수 없다.

우리가 비록 그 총애를 뺏으려고 하나 얻지 못하니

소위 일곱 명의 아들이 있으나 그 어머니에게 효도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가 어찌 아버지에게 불경하겠는가?“

 

普賢曰 汝言是也 天地之間 色道最重 吾母之色 卽吾父也

<보현>이 말하기를

“ 너의 말이 옳다.  천지간에 색도(色道)가 제일 중한데 우리 어머니의 색(色)은 바로 우리 아버지이다.“

 

於是諸君主 皆奉郎象 而配后福之

이로써 여러 군과 낭주 모두가 <위화>랑의 상(象)을 받들어 후의 배필로 하고 복을 빌었다.

 

后命 瓜翁之女 羊皮奾子 使 其夫 造之 世稱 羊皮象 骨門買之 以爲色象 奾子 致財萬計

후가 오이 밭 할아버지의 딸 양피선자(羊皮奾子)에게 명하여

그 남편으로 하여금 상(象)을 조각하게 하니 세칭 양피상(羊皮象)인데

골문에서 이를 사서 상(象)에 색을 칠하니 선자(奾子)는 여러 가지 계책으로 재물을 모았다.

 

양피상(羊皮象)은 위화랑의 얼굴을 양피(羊皮)에 그린 가면이다.

 

是年冬 后與郎從帝 於海宮

이 해 겨울 후와 함께 <위화>랑이 제를 따라 해궁에 들어갔다.

 

山宗殿君妃 沙龍公主 亦有寵於帝 從之

<산종>전군 비(妃) <사룡沙龍>공주 역시 제에게 총애가 있어 따라갔다.

 

지도로(사세) - 사룡(486- )

 

后乃與郎入 日月池 帝命 山宗 召之

이에 후가 <위화>랑과 함께 일월지(日月池)에 들어가니 제가 <산종>에게 명하여 그들을 불렀다.

 

時 沙龍生山宗子汕宗 甚美 后愛之

때에 <사룡沙龍>이 <산종山宗>의 아들 <산종汕宗>을 낳았는데  매우 아름다워 후가 사랑하였다.

 

산종(사룡) - 산종汕宗(508- )

 

山宗知 后無歸意 佯言 山(?)宗病 呼母后

<산종山宗>이 후가 돌아올 마음이 없는 것을 알고

거짓말로 <산종汕宗>이 병이 나서 모후(母后)를 부른다고 하였다.

 

后謂郎曰 汕宗之兆何如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산종汕宗>의 병 조짐이 어떠한가?”

 

郎曰 后歸 則快

<위화>랑이 말하기를  “ 후께서 가시면 즉시 나을 것입니다.”

 

后乃歸之乳汕宗曰 朕爲汝 而來 非爲汝祖 而來

이에 후가 가서 <산종汕宗>에게 젖을 먹이며 말하기를

“ 짐이 너를 위하여 온 것이지 너의 할머니가 되기 위하여 온 것이 아니다.”

 

帝乃名汕宗宮曰 后來宮

이에 제가 산종궁(汕宗宮)을 후래궁(后來宮)이라고 이름 하였다.

 

 

50. <영제>와 <위화>가 황우제(黃牛祭)를 지내다.

 

黃牛之元旦 仙徒朝于海宮 者千人

509년 설날, 선도들이 해궁에서 조회를 하였는데 천 명이 모였다.

 

后命徒頭分宿漁家 漁人皆歡喜爭 以妻女獻 仙徒

후가 도두에게 명하여 나누어 어부들의 집에 자도록 하니

어부들 모두가 좋아하여 다투어 처와 딸을 선도들에게 바쳤다.

 

是年 漁女 得仙徒子 者七十人 皆自仙院 賞之

이 해 어부의 딸이 선도의 아들을 얻은 자가 칠십 명인데 모두 스스로 선원(仙院)으로 들어오니 상을 주었다.

 

遂置海宮 村 腥魚之鄕 一時化爲神仙窟 村人皆 奉羊皮象 以報郎德

마침내 해궁에 비린내 나는 고기 마을이 생기니 잠시 신선(神仙) 동굴처럼 되었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양피상(羊皮象)을 받들어 <위화>랑의 덕에 보답하였다.

 

是年 后年郎年合 而分之 爲三十五

이 해 후의 나이와 <위화>랑의 나이를 합하여 나누니 35가 되었다.

 

연제 47살, 위화랑 23살이다.

 

后謂郎曰 我夫二十三 而爲此四十七 女爲三五 朕甚不安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나의 남편은 23살이고 나는  47살이고 여자가 35명이니 짐은 심이 불안하다.”

 

어부의 딸 35명이 선원에 들어오니

연제가 위화의 나이 23에 자기 나이 47을 나눈 수가 35이니 불안하다는 것이다.

 

郎曰 汝陰尙艾 吾陽已壯 何言年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당신은 음(陰)으로 아직도 예쁘고 나는 양(陽)으로 이미 장성한데 나이가 무슨 말입니까?

 

后曰 此言足 以爲吾夫

후가 말하기를  “ 나의 남편으로 여기기엔 이 말이면 족하다.”

 

乃行五七祭 又以黃牛 爲坤母

이에 오칠제(五七祭)를 지내고 또 황우(黃牛)를 곤모(坤母)로 하였다.

 

乃以三月丑日 行黃牛祭

이에 3월 축일에 황우제(黃牛祭)를 지냈다.

 

后以四十九彩 班襴翟衣 加翠花 晥朝 于樹王 而誦經 求匹郎

후가 마흔 아홉 채색의 반란적의(班襴翟衣)를 입고 비취 비녀를 꼽고

밝은 아침에 수왕 앞에서 경을 외우며 <위화>랑을 배필로 빌었다.

 

以雪花一品神衣 岸(?)着 折風朱蒙 足 穿珠 履魚襪 蹁蹮 而出 后就 而拜之

<위화>랑이  설화(雪花) 무늬의 일품(一品) 신의(神衣)를 입고

머리에는 붉고 두터운 고깔모를 쓰고 발에는 구슬을 꿴 고기 무늬가 있는 버선을 신고

비틀거리며 춤추면서 나오니 후가 나아가 절을 하였다.

 

郎翾飛旋避后逐 而拜之

<위화>랑이 재빠르게 돌아서 피하며 후를 밀치며 절을 하였다.

 

遂相對舞 環樹 漸相逼近

마침내 수왕을 돌며 서로 마주보며 춤을 추니 점점 서로가 가까워졌다.

 

后乃抱郎 以帶繫之 郎不得 上天

이에 후가 <위화>랑을 안고 허리띠를 연결하니 위화랑은 부득이 하늘로 올라갔다.

 

遂爲后 虜藏 以金屋醉 以金醬逼 以身香

마침내 후는 금옥(金屋)에 취하고 금장(金醬)에 다그치고 몸의 향기에 사로잡혀 감추어졌다.

 

郎遂忘玉淸 而染 於色天 弄后

마침내 <위화>랑이 옥청(玉淸)을 망각하여 색계를 더럽혀 후를 희롱하였다.

 

옥청(玉淸) : 도교에서 신선의 하나

 

百端遂入眞元殿 與后合歡 名曰薦黃

마침내 만감이 교차하여 진원전(眞元殿)에 들어와 후와 더불어 합환하니 이름 하여 천황(薦黃)이라 하였다.

 

後來 帝文郞 作詩 解其詞曰

훗날 <제문>랑이 시를 지어 풀어 노래하기를

 

妙黃牛之龍月兮

신묘한 509년 음력 3월이여!

 

乃三五之吉緣 聖坤母之豊美兮

서른다섯 명과의 길한 인연에 성스러운 곤모(坤母)의 풍만한 아름다움이여!

 

浴香湯 而漱菳 加翟衣 以七七兮

향기로운 욕탕에서 양치질하고 입은 대례복 마흔아홉 빛깔이여!

 

翠花旒 而瓊鈿 愛婚凰之 緩步兮

옥과 금으로 장식한 비취비녀 면류관을 쓰고 사랑을 구혼하는 봉황의 느린 걸음이여!

 

點一點 而生蓮 依玉樹 而盤桓兮

한 점 또 한 점 연꽃이 피니 옥수(玉樹)에 의존하는 서성거림이여!

 

옥수(玉樹) : 아름다운 나무라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懷大雌之雄仙誦眞經 而子求兮

큰 암컷이 수컷 신선을 품고 진경을 외우며 자식을 빔이여!

 

乃薦芳 而奠鱻 神風動 而鼓鳴兮

향기로운 생선을 제물로 올리니 신풍(神風)이 일어나 북을 울림이여!

 

大仙衆之 鶱騫美 吾母之芙蓉兮

신선이 많이 모임은 이지러진 아름다움이니 우리 어머니의 부용(芙蓉)이여!

 

矢桃花之 好鬈 踐玉祚 而奉璋兮

복숭아꽃을 화살로 쏘아 머리카락을 땋아 옥좌를 밟으니 홀(璋)을 받들어 모심이여!

 

香籟 襲 而洗湔上金臺 而搖鈴兮

향기로운 퉁소 소리가 엄습하여 금대(金臺)에 오르니 방울의 흔들림이여!

 

好琅琅之 碧瑄 蛾眉 濃於春情兮

좋은 옥 푸른 옥과 같은 고운 눈썹은 춘정(春情)에 농후함이여!

 

蕙心躍 於色淵 依闌干 而㽔頽兮

색연(色淵)에 고운 마음이 뛰어 난간에 기대어 눈물이 흘러내리니 무너져 내림이여!

 

愛玉膚之 豊姸 天虹照 于檀庭兮

사랑스런 옥체는 풍만하고 아름다워 박달나무 정원에 무지개를 비춤이여!

 

阿郞降 而蹁蹮 曵羽衣之雪白兮

낭군이 내려와 비틀거려 춤추며 눈같이 흰 깃털 옷을 끌어당김이여!

 

戴絳冠 而綠鬋 神后驚 而走抱兮

녹색 귀밑머리에 진홍 관을 머리에 쓰고 내려오니 신후가 놀라 달려가 포옹함이여!

 

輕脫身 而翯翾 母矢心 而獻身兮

가볍게 몸을 해탈하여 빠르게 날아 어미의 마음에 화살을 쏘아 몸을 바침이여!

 

拜深深 而敬虔 美 吾郎之天華兮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절하니 내 낭군의 아름다움은 하늘의 꽃과 같음이여!

 

仰月態之 幽姢白魚襪 而珠履兮

그윽이 빛나는 흰 고기와 구슬이 달린 버선을 신고 달을 바라보는 자태여!

 

胡婉舞 而佪儃 拜一拜 而交舞兮

박달나무 정원을 돌며 호완무(胡婉舞)를 추며 서로 절하고 또 절하며 추는 춤이여!

 

乃相親 而接連 雌心動 而蓬蓬兮

이윽고 서로 친하여 접하고 이어서 암컷의 마음이 움직여 헝클어짐이여!

 

若走水 而難塡 乃豹變 而抱郎兮

만약 물이 흘러 메우기 어려우면 표변(豹變)하니 낭군을 포옹함이여!

 

표변(豹變) : 표범의 무늬가 가을이 되면 아름다워진다는 뜻으로,

                    허물을 고쳐 말과 행동이 뚜렷이 달라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在右抃 而環旋 授乳房 而親膚兮

오른쪽에 있어 손뼉을 치며 둥글게 돌며 유방을 만지게 하여 살갗을 맞댐이여!

 

披御衣 而高褰 何雄儀之神神兮

어의를 찢어 높이 드니 웅의지신(雄儀之神)의 신묘함이여!

 

欽牝德之 如天奉金屋 而相藏兮

암컷의 덕을 공경함이 하늘과 같아 금옥(金屋)을 받들어 모시고 서로 감춤이여!

 

具八彩 以爲船 七奾舞 而散花兮

여덟 빛깔로 채색한 배를 구비하니 일곱 선자가 춤을 추며 꽃을 날림이여!

 

五佯(?)歌 而龍牽琅玕 鳴 而珊珊兮

다섯 양(羊)이 노래하고 용(龍)이 낭간(琅玕)을 끄니 쟁그랑거림이여!

 

낭간(琅玕) : 옥과 비슷한 아름다운 돌

 

大鼓震 而鼘鼘 鴛鴦吻 而着湦兮

큰 북이 둥둥 울리고 원앙이 입 맞추니 달라붙음이여!

 

兩情洽 而狎憐 群臣呼 而籃輿兮

두 정이 흡족하여 어여삐 여김이 갈마드니 여러 신하가 부르는 남녀(籃輿)여!

 

入眞元之 宝氈 獻茶禮 于雙皇兮

진원전(眞元殿)에 들어가 보전(宝氈)에 앉으니 두 황제에게 다례(茶禮)를 바침이여!

 

封嵩雉 而肥豣 鳳垂翼 而哺凰兮

높은 꿩을 살찐 돼지에 봉(封)하니 수컷 봉황이 수직으로 날아 암컷 봉황을 먹임이여!

 

深目笑 而口傳 玉帳下 而鹿鳴兮

깊숙이 눈웃음을 지으며 휘장아래에서 입으로 전하니 사슴의 울음이여!

 

乃薦黃 而授玄百子舞 而繞庭兮

이윽고 천황(薦黃)으로 그윽한 백자무(百子舞)를 전수하여 정원을 휘감음이여!

 

娛吾坤之 配乾 投鴻胖 於高茵兮

우리 곤모(坤母)가 하늘을 배필로 즐기니 높은 돗자리에 살찐 기러기를 던짐이여!

 

好雋美之 皐攬 花君之香腰兮

못에서 잡은 살찌고 맛있는 고기를 좋아하는 화군(花君)의 향기 나는 허리여!

 

喜龍頭之 蜿蜒 天門圻 而濺芳兮

구불구불한 용의 머리를 좋아함은 천문(天門) 가에 향기를 흩뿌림이여!

 

飛龍穿而 蠕蠕 雲雨深 於巫山兮

용이 날아 구멍을 뚫고 꿈틀거리는 무산(巫山)에 쏟아지는 운우(雲雨)여!

 

水火交於楠楩 乍遠近 而貪婪兮

녹나무에서 음양이 상교하여 잠시 멀었다 가까워지니 지나치게 탐함이여!

 

肥容滑 而脗窴 摩耶脹 而䐏腬兮

통통한 얼굴이 미끄럽게 꼭 맞아 마야(摩耶)를 배부르게 하니 살찐 맛있는 고기여!

 

玉門腴 而脧脧 消人間之邪念兮

옥문(玉門)이 살쪄 흘겨보니 사라지는 인간의 그릇된 생각이여!

 

乃鉾祓 而孔蠲 日月合於天皐兮

이에 칼끝으로 구멍을 밝게 하여 부정(不淨)을 없애니 하늘 못에서 일월이 합덕함이여!

 

豊葦之蒸纒 龍虎鬪於瓊宮()

풍성한 갈대의 찌고 얽히는 경궁(瓊宮)에서의 용호(龍虎)의 다툼이여!

 

妙玉螭之 蟠跧 尋猉獜之 舊盟兮

신묘한 교룡(蛟龍)이 엎드려 싸서 기린(猉獜)을 찾는 예전에 맺은 굳은 맹세여!

 

見鹿王之 精麉 耘膏䐃 而薰兮

녹왕(鹿王)의 힘센 정(精)은 살찐 근육으로 김을 매는 향 풀의 향과 같음이여!

 

若葦勹甫醉荒 而風癲 奠雁 首而緊茝兮

갈대가 크게 취하여 잡초를 싸고 바람이 전안(奠雁)에 미치니 머리가 굳게 얽힌 구리때 향초여!

 

전안(奠雁) : 옛날 결혼식에서 친영(親迎)할 때 기러기로 폐백 삼는 것.

 

吐白龍于天 胭雌魚呑 而脉脉兮

백룡을 하늘에 토하고 암컷 고기를 목구멍으로 삼키는 은근한 정(情)이여!

 

乃閤目 而柔眠 洗玉瑱 而金聘()

이에 잠시 눈을 감고 귀를 막아 입을 다물어 마중함이여!

 

奉聖躬于蒼輧 好童艾之舞蹈兮

푸른 수레에서 옥체를 받들어 모심은 좋은 동자의 춤을 춤이여!

 

雙雙出 而移躔 仰新媾之龍顔兮

쌍쌍이 나가서 물러나 신부의 용안을 바라봄이여!

 

抱連理 而益 㛚衆山呼 而羅拜兮

연리(連理)의 정을 더하여 포옹하니 모두 만세를 부르고 돌아가며 절을 올림이여!

 

聖齒啓而 璨嫣 宴仙徒于厦屋兮

성스러운 치아를 드러내며 생긋이 웃으며 큰집에서 선도에게 잔치를 베품이여!

 

㗖火? 而羊 饘舖 錦繡 賞賜舖兮

죽을 쑤어 양에게 먹이며 비단 옷을 상으로 내림이여!

 

酌玉髓 而金涎 喜聖腿之白賦兮

골수와 침을 따르고 넓적다리를 나누어 줌을 기뻐함이여!

 

衆攀舞 而迱邅?何坤牛之溫柔兮

모두들 비스듬히 머뭇거리며 춤추니 곤우(坤牛)의 부드러운 온정이여!

 

愛乾馬之 聖賢 讚雙德 而吐詞兮

건마(乾馬)를 사랑하는 성현(聖賢)이 한 쌍의 덕을 찬하여 노래 부름이여!

 

願骨筆 而肝菚 獻仙籌 而祝壽兮

온 몸으로 바라니 신선의 산대에 바쳐 장수를 축원함이여!

 

 

希碧海 而桑田 后受詞 與郎 郎歌之 如例

벽해(碧海)가 상전(桑田)이 되기를 바라

후가 <위화>랑과 함께 노래를 받아 <위화>랑이 예와 같이 노래하였다.

 

時城中人煙稠密 皆陋樑 而盖尾衣帛食肉

때에 성 안에 사람이 빽빽하여 모든 대들보가 비좁고 비단 옷을 입고 고기를 먹는 자들이 꼬리를 이었다.

 

四山樹木?密 虎豹無數

네 산에 수목이 울창하여 호랑이와 표범이 무수히 많았다.

 

仙徒有欖人 善捕虎 納其皮于仙院

故后命革人作大裘 與郎共衣之

선도 중에 람인(欖人)이 있어 호랑이를 잘 잡아 그 가죽을 선원(仙院)에 보내니

후가 혁인(革人)에게 명하여 큰 가죽 옷을 만들도록 하여  <위화>랑과 함께 같이 입었다.

 

是年 后欲居 岵岺 柿林 命欖人 設穽殄獸 得五十頭虎 皆遠遁山 民安之

이 해 후가 호령(岵岺)의 감나무 숲에 거주하고자 하여

람인<欖人>에게 명하여 짐승을 잡는 함정을 설치하여

호랑이 50마리를 잡아 모두 산에서 멀리 달아나게 하니 백성이 편안해졌다.

 

仙臣賀之曰 古無如此捕虎 今剿之 皆我仙母仙父之德也

선도와 신하들이 이를 축하하며 말하기를

“ 옛적에는 이와 같이 호랑이를 잡은 바가 없습니다.

지금 호랑이를 쫓아 없애니 모두가 선모(仙母)와 선부(仙父)의 덕입니다.“

 

后謂郎曰 抑吾父之所致乎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아마도 내 아버지 탓인가?”

 

郎曰 物皆成壞有時 吾與汝 雖有神力 不可施 于不施 况虎者山業也 豈可無故 而驅之乎

惟其不用命者 解其形 而已

<위화>랑이 말하기를

“ 만물은 이루고 무너지는 때가 있습니다.

나와 당신에게 비록 신력(神力)이 있어도 베풀지 않는 것에는 베풀 수 없습니다.

하물며 호랑이라는 것은 산의 업(業)인데 어찌 무고하게 쫓아내었겠습니까?

오로지 명을 따르지 않는 자는 이미 그 형체가 풀어지는 것입니다.“

 

后曰 吾夫此言足 以治虎 故所以致此也

후가 말하기를

“ 내 남편의 이 말은 호랑이를 다스리는 데 족하니 다스림이라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이다.”

 

乃命欖人禱之曰 仙母仙父 理化物時 宜爾山業 壞者解之 成者育之 順者安之

이에 람인(欖人)에게 명하여 빌도록 하고 말하기를

“ 선모(仙母)와 선부(仙父)는 만물과 때를 다스리고 교화하니

마땅히 너는 산(山)의 업(業)으로 무너진 자는 흩어지게 하고  이룬 자는 키우고 순한 자는 편안하게 하라“

 

 

51. 선도(仙徒)와 골녀(骨女)

 

時源花淺璜有娠 太子問於郎曰 誰可繼花

때에 원화 <천황淺璜>이 임신하여 태자가 <위화>랑에게 묻기를

“ 누가 원화를 계승함이 옳은가?”

 

郎曰 臣與后合歡 他女皆 有感染 獨苔玉 不然 一依仙法 可以繼之

위화랑이 말하기를

“ 신과 더불어 후가 합환하여 다른 여인들 모두는 감염되었는데

홀로 <태옥苔玉>은 감염되지 않고 선법 하나에 의존하고 있으니 계승할 만 합니다.“

 

太子許之 苔玉者 阿珍宗之女也 母曰百濟王女 宝玉公主也

태자가 이를 허락하였다.

<태옥苔玉>은 아진종의 딸이다. 어머니는 백제 왕녀 <보옥宝玉> 공주이다.

 

습보(보량) - 아진종(451-511)

경사慶司(진씨) - 보옥(452?-521)

아진종(보옥) - 태옥

 

<경사慶司(429-475)>는 백제 개로왕(재위 455-474)이다.

 

性精敏淸高 與淺璜之溫暖腆美 各一其趣白是

성품은 총명하고 민첩하였으며 맑고 고귀하여

천황의 따뜻하고 두터운 아름다움과 함께 각각 하나의 백미를 이루었다.

 

源花皆 自淨林出 淨林者 仙院女衆也

원화(源花)는 모두 정림(淨林) 출신이고 정림(淨林)은 선원(仙院) 여인들 모임이다.

 

凡仙門女子生五月 而受淨于仙院

무릇 선문(仙門)의 여자는 5월에 선원에서 정(淨)을 받아 태어난다.

 

三歲五歲七歲九歲十二歲十五歲 皆入元淨 故曰淨林

3세, 5세, 7세, 9세, 12세, 15세 모두는 원정(元淨)으로 들어오니 정림(淨林)이라 한다.

 

淨林之法 五六歲入童子番至十三歲 入仙院奉供者曰婢子 在家出入者曰姹子

정림(淨林)의 법은 5,6세에 동자(童子)로 들어와

13세에 이르러 선원으로 들어가 봉공(奉供)하는 자를 비자(婢子)라 하고 집에서 선원에 출입하는 자를 택자(姹子)라 한다.

 

婢子得郎及太子之寵幸 入爲瓊林 乃爲天子之嬪妾婢姹

비자(婢子)가 <위화>랑과 태자의 총행(寵幸)을 받으면 경림(瓊林)이 되고 천자의 빈첩(嬪妾)과 비택(婢姹)이 된다.

 

年過二十 皆奉仙院之命 有夫役于院內者曰奾子 院外者曰壽子

通道 則爲巫師 能文章書畵琴碁歌舞 則爲仙史

20세가 넘어 선원의 명을 받들어 선원 내에서 부역하는 자를 선자(奾子)라 하고

선원 밖에서 부역하는 자를 수자(壽子)라 하고 도(道)를 통하면 무사(巫師)가 되고

문장, 글, 그림, 가야금, 바둑, 가무에 능하면 선사(仙史)가 된다.

 

雖生子女 皆以淨籍 爲榮 故不肯脫籍 媚於仙臣 而保其籍

만약 자녀를 낳아 모두 정적(淨籍)에 올리면 영화롭게 되니

선신(仙臣)에게 아첨하여도 정적에서 지우지 않고 그 정적을 보존하였다.

 

宰相之妻 往往與徒頭 相通者 欲典其淨也

재상의 처로 왕왕 도두(徒頭)와 상통한 자도 그 정적(淨籍)에 올리고자 하였다.

 

一時 骨門士大夫女子 風氣 重 仙院 而輕 稟母軍母

한때 골문 사대부 여인들의 풍기(風氣)는  선원을 중하게 하고 품모(稟母), 군모(軍母)를 가볍게 하였다.

 

골문 사대부 여인들이 품모 군모가 되는 것 보다  선원에 들어가는 것을 더 귀중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若奉枕於仙院一夜 則淨其身 而去其汚 福祿自生云爾

만약 선원에서 하루 밤을 잔 즉

그 몸을 깨끗이 하여 더러움을 없애면 복록이 스스로 생긴다고 하였다.

 

五月上仙布萇卒 年六十九 萇以好淵之子 布兒之外孫

5월 상선(上仙) <포장布萇>이 죽었다.

나이 69세로 <포장>은 <호연好淵>의 아들로 <포아布兒>의 외손자이다.

 

호연(포희) - 포장(441-509)

 

無仙術道學 只以酒色一世

선술(仙術)과 도학(道學)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색(酒色)으로 한평생을 지냈다.

 

其妻蟾京 剡臣公胞妹也

그 처 <섬경蟾京>은 <염신剡臣>공의 포매(胞妹)이다.

 

백흔(조리) - 염신(447-503)

물로(조리) - 섬경(452-516)

 

善碁時稱碁聖 與仙臣羊秀別處

바둑을 잘 두어 이때 기성(碁聖)으로 불리었으며 선신(仙臣) <양수羊秀>와 더불어 별처(別處)에 있었다.

 

萇卒 而未及其終聞喪 而至 與秀 對碁 不言喪事

<포장>이 죽자 문상(聞喪)이 끝나기 전에 이르러

<양수>와 더불어 바둑을 두며 초상에 관한 일은 말하지 않았다.

 

后以郎之姑 厚待之 京常言於后曰 臣之有秀 如陛下之有郎

후가 <위화>랑의 고모로서 후하게 대우하니 <섬경>이 항상 후에게 말하기를

“ 신에게 <양수>가 있는 것은 폐하에게 <위화>랑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섬경> 58세, <양수> 25세이다.

 

后笑而許之 以秀爲徒頭 年才二十五也

후가 웃으며 <양수>를 도두로 삼을 것을 허락하니 나이 겨우 25세이다.

 

能歌舞 善碁 常服白衣 自稱白鴗

가무에 능하고 바둑을 잘 두고 항상 흰 옷을 입고는 스스로 백립(白鴗 : 흰 물총새)이라고 하였다.

 

身齒若編珠 脣若赤脂 皓膚明眸 無一點 烟霞氣盖 亦謫仙也

치아는 구슬을 꿴 것 같고 입술을 붉은 연지를 바른 것 같고

흰 피부와 맑은 눈동자는 점하나 없으니 안개와 노을이 기(氣)를 덮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적선(謫仙) 같았다.

 

以萇弟仁陽爲上仙

<포장>의 동생 <인양仁陽>을 상선(上仙)으로 하였다.

 

호연(새황) - 인양(450-512)

 

六月皐王宮成 乃行皐儀七日

6월 고왕궁(皐王宮)이 완공되어 7일 동안 고왕궁의 의식을 행하였다.

 

帝聞蟾京娠羊秀子 奇 其老年之胎 命行吉于皐王宮

加秀爵二級 命參朝賀 夫妻 同行 皆用蟾京 骨品 紫秩

제가 <섬경>이 <양수>의 자식을 임신하였다는 말을 듣고

그 늙은 나이의 수태를 기특하게 여겨 고왕궁에서 혼례를 치르도록 명하고

<양수>에게 두 계급의 작위를 더하고 부부가 함께

<섬경>이 부리는 모든 골품(骨品)과 자의(紫衣)의 품계를 받은 자들을 동행하여 조하에 참석토록 명하였다.

 

時人榮之 仙臣等 爭媚于公卿 寡婦以爲登龍之門

때에 사람들이 이를 영화롭게 여겨 선신(仙臣) 등은 다투어 공경(公卿)에게 아첨하니 과부(寡婦)는 출세의 문이 되었다.

 

伐智妻羅德 毗羅妻眉闌 亦與蟾京 往來 誘引仙院 美徒 以爲長夜之樂曰

人生如草露 不樂 何爲

<벌지伐智>의 처 <나덕羅德>, <비라毗羅>의 처 <미란眉闌>  역시 <섬경>과 더불어 왕래하여

아름다운 선도(仙徒)들을 선원으로 유인하여 밤을 세며 즐기며 말하기를

“ 인생은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으니 어찌 즐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호원(황아) - 벌지(437-504)

자비(파호) - 비라(451-505)

 

眉闌多財 而豊美 仙臣等 呼作膏凰

<미란>은 재물이 많고 풍만하고 아름다워  선신(仙臣) 등이 고봉(膏凰 : 기름진 봉황)이라고 이름 지어 불렀다.

 

仙母眉闌者 慈悲之女

선모 <미란眉闌>은 자비의 딸이다.

 

자비(미량) - 미란(457- )

이때 미란 53세이다.

 

母曰美梁 亦登欣公女 故於后 實爲從子女也 眉闌長后六年

어머니는 <미량美梁>인데 <등흔登欣>공의 딸이므로

후에게는 실제로 언니의 딸인데 <미란>은 후보다 6살 많았다.

 

등흔(보미) - 미량(436- )(자비) - 미란(457- )

등흔(모량) - 연제(463-525)

 

豊偉恰如后 亦媚於后曰 姑皇 宇宙之精華 魏郎乾坤之眞粹也

풍만하고 장대함은 후와 같은데 후에게 아첨하여 말하기를

“ 고모 황제는 우주(宇宙)의 정화(精華)이고  <위화>랑은 건곤(乾坤)의 진수(眞粹)입니다.”

 

后亦累幸其宅 賜宴闌座上

후 역시 그 집에 누차 행차하여 잔치를 열고 마루 난간 상석에 앉았다.

 

常有六七美童子 年皆十七八

항상 6,7명의 아름다운 동자(童子)가 있었는데 나이는 모두 17,8세였다.

 

敎以歌舞 美酒爛肉 而娛之醉 則枕童子 而臥

가무를 가르치고 맛이 좋은 술과 삶은 고기를 즐기며 취한 즉 동자를 베고 누웠다.

 

諸童 以香湯潔其身 輿于肩 而入寢

동자들은 향기로운 탕에서 몸을 깨끗이 하여 수레를 어깨에 메고 침실로 들어왔다.

 

得旨者 侍於左右 餘皆待于帳外

명을 받은 자는 좌우에서 대기하고 나머지는 모두 휘장 밖에서 대기하였다.

 

有角治本 非仙徒以寵得入仙院 仙臣皆媚于眉闌 而累加其秩

근본을 치료하는데 재주가 뛰어나 선도가 아닌 사람이 총애를 받아 선원에 들어오니

선신 모두가 <미란>에게 아첨하여 그 녹봉을 받는 사람이 누차 증가하였다.

 

毗己妻悅凰者 比太公女也 與智登同母 卽心凰宮也 與其子大悅 悅之

<비기毗己>의 처 <열황悅凰>은 <비태比太>공의 딸이다.

<지등智登>과 더불어 동모(同母)인 즉 어머니는 <심황心凰>궁이다.

그 아들 <대열大悅>과 더불어 기쁨을 나누었다.

 

미해(산황) - 심황(423-480)

순실(청아) - 등흔(416-483)(심황) - 지등(445-507)

실성(아로) - 비태(416-481)(심황) - 열황(447- )

자비(파호) - 비처(436-500 21대 소지왕 재위 479-499)

눌지(파호) - 비기(445-504)(열황) - 대열(463- )

                                                       지열(468- )

 

毗己薨大悅娶其繼母園兒 薄於悅凰 悅乃捨身于仙院 爲徒頭執網妻

<비기>가 죽자 <대열>은 그 계모 <원아園兒>에게 장가들어 <열황>에게 야박하게 하니

<열황>은 이에 선원에 몸을 던져 도두 <집망執網>의 처가 되었다.

 

비처(원군) - 원아(468- )

 

時悅 年已六十三 網才三十

때에 <열황>은 나이가 이미 63세이고 <집망>은 겨우 30세였다.

 

悅女知悅 乃厚都殿君之妃 而亦與網通 而娠

<열황>의 딸 <지열知悅>은 <후도厚都>전군의 비(妃)로  역시 <집망>과 통정하여 임신하였다.

 

지도로(라황) - 후도(468-533)

 

德智公 寡妻牟凌 乃后之胞妹也 與知悅 園兒 厚都 同年

<덕지德智>공의 처로 과부가 된 <모릉牟凌>은 후의 포매(胞妹)이다.

<지열>, <원아>, <후도>와 더불어 같은 나이이다.

 

총덕(황아) - 덕지(440-503)

등흔(모량) - 연제(463-525)

    ? (모량) - 모릉(468- )

 

厚都善畵 故皆從 而學之 網母初爲厚都婢 網美 而有畵才

<후도>는 그림을 잘 그려서 모두가 그를 따르고 배웠다.

<집망>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후도>의 노비가 되었는데  <집망>은 아름답고 그림에 재주가 있었다.

 

厚都愛之 盡以其妙授之 有出藍之譽 仙圖多出其手

<후도>가 <집망>을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여 그 신묘한 그림 그리는 재주를 전수하니

선원의 그림은 <집망>의 손에서 많이 그려졌다.

 

牟凌園兒幷皆慕其才 而學之 遂作雌雄 網曰

遊於藝者 先 以光明 爲要無相 陰妬衆諾之呼 作藝友

<모릉>과 <원아>가 나란히 그 재주를 사모하여 배워서 마침내 자웅(雌雄)을 겨루니 <집망>이 말하기를

“ 예술에 노니는 것은 먼저 빛의 밝음으로 형상에 구애되지 않는 초연한 경지에 이르는 것인데

음(陰)이 여러 사람을 질투하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우정으로 예술을 겨루는 것이다.“

 

悅凰 以其年 穀百石 盡委 於網 以毗己宝玩 許之

<열황>이 그 해 곡식 백 석과 <비기>의 보물과 골동품을 <집망>에게 맡기고자 하니 허락하였다.

 

網乃以其財 結豪傑 而出入 王公之門 太子亦以其才愛之

이에 <집망>은 그 재물로 호걸과 사귀어 왕공(王公)의 문을 출입하니 태자 역시 그 재주를 사랑하였다.

 

至是 皆言 執網 亦用羊秀例 角治 亦欲爲眉闌夫累請仙后

이에 이르러 여러 사람의 말이 <집망> 역시 <양수羊秀>의 예에 따르도록 하고

<각치角治> 역시 <미란>의 남편으로 하고자 한다고 누차 선후에게 청하였다.

 

后謂郎曰 公卿之妻老 則皆爲仙臣之妻 而役于仙院 不亦好乎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공경의 처가 늙은 즉 모두 선신(仙臣)의 처로 하여  선원에서 부역토록 하면 역시 좋지 않겠는가?”

 

郎曰 臣以微賤得配陛 下骨議不平 若以公卿之妻 盡爲仙臣之妻

則又恐有議執網角治等 內實爲夫 而專其宅母 何必行吉于仙院 而重其責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신이 미천하여 폐하를 배우자로 얻어 골이 낮다하여 불평을 논하는데

만약 공경의 처를 모두 선신의 처로 한 즉

또 <집망>과 <각치> 등은 안으로는 실제 남편으로 그 택모를 마음대로 할까 염려되는데

하필이면 선원에서 혼례를 치르면 그 책임이 막중하지 않겠습니까?

 

后乃然之謂眉闌曰 汝以五十三 春欲吉二十之兒 恐不得長也

不如以臣嬖之勿激骨議也

朕與郎亦未嘗行吉于外者此也

이에 후가 그런가 하며 <미란>에게 일러 말하기를

“ 너는 나이가 53살인데 회춘할 욕심으로 20살의 아이가 길하다 하니  장수하지 못할까 염려된다.

차라리 폐신을 두어 뼈를 부딪치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보다 못하다.

짐과 낭군 역시 아직까지 이와 같이 밖에서 혼례를 치룬 적이 없다.“

 

於是 仙議不一 彌月不決 太子問於宣登曰

主仙院者 欲吉 主骨議者非之 骨仙 異名 而一體如之何 則可乎

이로써 선원의 논의가 일치하지 않아 한 달 동안 해결되지 않으니

태자가 <선등宣登>에게 물어 말하기를

“ 선원주(仙院主)는 길(吉)을 욕망하고 골주(骨主)는 아니라고 하는데

골(骨)과 선(仙)이 다르니 어찌하면 한 몸이 되겠습니까?“

 

지도로(찬황) - 선등(469-526)

 

宣登曰 上古之世 淳厚 不爭 兄弟姊妹一室 而居世守宝玩

後世澆薄貪財 子妻其母 弟妻其嫂 夷風也 不可法

今仙臣等 欲依骨女 而進其爵 則可也 奪其宝玩不可也

夫男女之際 人不可 强宜令從其所好 但其世守宝玩 爵祿不可與之如是

則骨議可平 而仙慾止矣

<선등>이 말하기를

“ 옛날에는 순박하고 인정이 두터워 다투지 않고

형제자매가 한 집에 살며 대대로 보물과 골동품을 지켰습니다.

후대에 세상이 야박하여 재물을 탐하여 아들이 그 어미를 처로 하고

동생이 형수를 처로 하는 것은 이족(夷族)의 풍속이니 법으로는 불가합니다.

지금 선신(仙臣) 등이 골녀(骨女)에 의존하여 그 작위에 나아가는 것은 옳은 일이니

그 보물과 골동품을 빼앗는 것은 불가합니다.

무릇 남녀의 사귐은 사람이 강제로 법령으로 그 좋아하는 바를 따르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세대에 보물과 골동품을 지켜 작위와 녹봉을 이와 같이 주는 것은 불가한 즉

골(骨)의 논의를 고르게 하는 것이 옳으니 선(仙)의 욕망을 금하여야 합니다.“

 

<선등>은 유목민인 이족(夷族)의 풍속으로 집안의 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형사취수와 아들이 어미를 증(蒸)하는 풍속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太子善之乃詔曰 公卿之妻 降嫁 仙徒 古未有也

年齒倍高容皃頹落 則雖子侄 不肯相慰 况外人乎

仙徒媚于一時者 欲得其爵祿宝玩也

宜爾大小骨女 勿迷於邪色自淨 而事神捀 其弟侄之可者 而嫁之

若不自己者 其以爵祿宝玩歸于其子女 而自適可也

仙臣之妻 骨女 已非其分 况其祿宝乎

태자가 이를 맞는 말이라고 여겨 이에 조칙을 내리기를

“ 공경의 처가 신분을 낮추어 선도에게 출가하는 것은 옛적에는 없었다.

나이가 갑절이 되고 용모가 쇠퇴하여 허물어져 비록 아들과 조카도

서로 위로하지 않으려 하는데 하물며 외인(外人)이 그리 하겠는가?

선도(仙徒)가 한때 아첨하는 것은 그 작위와 녹봉과 보물과 골동품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마땅히 너희 대소 골녀(骨女)는 사악한 색(色)에 미혹되지 말고

스스로 몸을 깨끗이 하여 오로지 신을 받들어 섬겨야 하고

그 형제와 조카가 옳다고 하는 자는 출가할 수 있다.

만약 그리하지 않는 자는 그 작위와 녹봉과 보물과 골동품을

그 자녀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선신의 처가 된 골녀는 이미 그 본분이 아닌데 하물며 그 녹봉과 보물이 가당하겠는가?

 

命剡(?)京私夫 羊秀 悅凰私夫 執網 眉闌私夫 角治 尹已(?)私夫 牛衣 牟淵私夫 比食

羅德私夫 唐奴 洪水私夫 翟芝 園君私夫 薛布 納其所得宝玩 及不階之秩

<섬경蟾京>의 사부(私夫) <양수羊秀>, <열황悅凰>의 사부(私夫) <집망執網>

<미란眉闌>의 사부(私夫) <각치角治>, <윤기尹己>의 사부(私夫) <우의牛衣>,

<모연牟淵>의 사부(私夫) <비식比食>, <라덕羅德>의 사부(私夫) <당노唐奴>,

<홍수洪水>의 사부(私夫) <적지翟芝>, <원군園君>의 사부(私夫) <설포薛布>

에게 명하여 그들이 가진 보물과 골동품을 납부토록 하고 품계를 주지 않았다.

 

땅 이름 섬(剡)과 두꺼비 섬(蟾)은 같이 사용한 글자이다.

 

물로(조리) - 섬경(452-516)

비태(심황) - 열황(447- )

자비(미량) - 미란(457- )

눌지(파호) - 윤기(442- )

    ? (모량) - 모연(473- )

비대(오수) - 홍수(465- )

습보(조생) - 원군(439-511)

 

於是 仙臣相戒曰 不得爵祿宝玩 誰肯爲老大女枕臣哉

이로써 선신(仙臣)들은 서로 경계하며 말하기를

“ 작위와 녹봉과 보물과 골동품을 얻지 못하면  누가 늙은 여인의 침신枕臣이 되려고 하겠는가?”

 

乃指羊秀等 罵 以花奴之名

이에 <양수秀等> 등을 가리키며 화노(花奴)라고 부르며 욕하였다.

 

蟾京 乃謂羊秀曰 妾以老醜 迎郎君 爲夫者 欲 以榮君也

今反爲辱 何不棄妾 而改娶 以新人心乎

이에 <섬경>이 <양수>에게 일러 말하기를

“ 첩이 늙고 추하여 낭군을 지아비로 맞이하여 영화로운 낭군으로 삼고자 욕심을 내었는데

지금 반대로 욕을 먹으니 어찌 첩을 버리고 다시 장가들어 새 사람의 마음을 얻지 않는가?“

 

羊秀笑曰 夫婦天定也 汝以骨女 爲我妻 我已榮矣

汝生我子 則當有骨品 於我足矣

至於 爵祿宝玩 非吾素願也

人之榮辱 不在爵祿宝玩 唯在修眞養精 汝爲我妻 亦一寒微也

惟以吾心 無 有旧時驕 無逐炎凉徒 而自悲也

<양수>가 웃으며 말하기를

“ 부부는 하늘이 정한 것인데 당신은 골녀(骨女)로 나의 처가 되었으니 나는 이미 영화롭습니다.

당신이 나의 자식을 낳은 즉 마땅히 골품이 있으니 나는 족합니다.

작위와 녹봉과 보물과 골동품은 내가 본래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영욕(榮辱)은 작위와 녹봉과 보물과 골동품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진(眞)을 닦아 정(精)을 기르는데 있는데 당신이 나의 처가 되었으니

이 역시 하나의 구차하고 변변치 못한 것이 되었습니다.

오로지 나의 마음을 비웠는데 지난 날 교만함이 생겨

사리를 쫓지 못하는 선도(仙徒)가 되어 스스로 비통할 뿐입니다.

 

京以其言奏於后() 妾夫羊秀 實愛妾 而非貪富貴也

妾已娠其子 願削妾品如夫同 秩以布衣自娛

<섬경>이 그 말을 후에게 아뢰기를

“ 첩의 지아비 <양수>는 실제로 첩을 사랑하고 부귀를 탐하지 않습니다.

첩이 이미 그 자식을 임신하였으니 바라건대 첩의 품계를 지아비와 같이하여

포의(布衣)로 품계를 하여 스스로 즐기고자 합니다.“

 

품계에 따라 입는 옷의 색깔과 종류가 달랐다.

 

后感其言 而慰之曰 汝夫眞神仙也 待汝生子 當復其爵祿如初矣 勿自悲也

후가 그 말에 감격하여 위로하며 말하기를

“ 당신의 지아비는 진실로 신선입니다.

당신이 아들을 낳기를 기다려 마땅히 그 작위와 녹봉을 처음과 같이 할 것이니 스스로 슬퍼하지 마시오“

 

後果生子復爵

훗날 과연 자식을 낳아 작위가 회복되었다.

 

執網乃訴於后曰 羊秀一碁子 而已臣之才能 畵 三淸 十二京 技 未嘗劣也

臣等 以骨女爲妻 情 實夫婦義 則君臣也

其於配合毫無邪意 豈獨一 羊秀忠 而復其爵乎

이에 <집망>이 후에게 하소연하며 말하기를

“ <양수>는 하나의 바둑돌이고  신의 재능인 그림 삼청 십이경(三淸 十二京)의 기예는 아직도 모자랍니다.

신 등이 골녀(骨女)를 처로 삼은 정(情)은 실로 부부의 의(義)인 즉 군신(君臣)입니다.

터럭 같은 정을 서로 합하였으나 사악한 뜻이 없는데

어찌 홀로 <양수> 한 사람만이 충(忠)으로 작위를 다시 얻을 수 있겠습니까?“

 

삼청 십이경(三淸 十二京) : 도교에서 神이 거주하는 옥청(玉淸) · 상청(上淸) · 태청(太淸)을 말한다.

 

后慰以早晩當復

후가 위로하며 빠른 시일 안에 작위를 다시 내리고자 하였다.

 

牛衣曰 碁畵 雖工 而人間之才也

不足爲貴 神仙 以不才之才 爲才

陛下 以不天 大雌 將興大道 豈以小技 取人乎 竊爲不取

<우의>가 말하기를

“ 바둑과 그림이 비록 장인(匠人)의 기예라 하나 사람의 재능입니다.

부족한 재능으로는 신선(神仙)으로 삼아 귀하게 되기에는 부족하며 재능이 될 뿐입니다.

폐하께서는 장차 하늘에도 없는 큰 암컷으로 대도(大道)를 흥하게 하고자 하였는데

어찌 조그만 기예로 사람을 취하려 하십니까? 몰래 취해서는 안 됩니다.“

 

后善其言 命皆復爵如故 自是 仙徒益復挾媚 一時 風靡

후가 그 말이 옳다고 여겨 모두에게 작위를 예전과 같이 내리도록 하니

이로부터 선도들이 다시 더욱 골녀를 끼고 아첨하는 것이 한때 유행하였다.

 

 

52. <영제>의 적토(赤兎)와 쌍용(雙龍) 비녀 및 청옥(靑玉) 침상

 

七月 京都隕霜

7월 경도에 서리가 내렸다.

 

后自責與郎 齋于別洞 中外仙巫會者千數

후가 <위화>랑과 더불어 자책하며 별동선원에서 재(齋)를 올리니

나라 안팎 선무(仙巫)들이 모인 자가 천명에 달했다.

 

皆言兆在 阿羅

모두들 말이 아라(阿羅)에 징조가 있다고 하였다.

 

時 阿羅女君 八海 荒淫 亂政 朝廷欲用兵

때에 아라(阿羅)의 여군(女君) <팔해八海>가 황음하여 정치를 어지럽게 하니 조정에서 군사를 일으키고자 하였다.

 

? (팔의) - 팔해(472- )

 

郎曰 臣請往 曉大義 可以歸順

<위화>랑이 말하기를

“신이 대의(大義)로 타일러 귀순토록 할 것이니 가기를 청합니다.”

 

后乃許之 乃與 仁陽 阿兮 立宗等 入其國 八海 素 聞 郞名 出迎 境上 大享

후가 이를 허락하여

<인양仁陽>, <아혜阿兮>, <입종立宗> 등과 함께 그 나라에 들어가니

<팔해>는 <위화>랑이라는 이름을 듣고 몸소 국경으로 마중 나와 큰 잔치를 열었다.

 

호연(새황) - 인양(450-512)

도광(섬신) - 효국(435- )(아리) - 아혜(456-518)

삼광(섬신) - 아리(431-491)

지도로(연제) - 입종(491-539)

 

仙徒遂奉郎 名爲其國仙

마침내 선도들이 <위화>랑을 그 나라의 국선(國仙)으로 받들었다.

 

郎乃命 阿崙爲八海之夫 八海從之

이에 <위화>랑이 <아륜阿崙>을 <팔해>의 지아비로 삼으니 <팔해>가 이를 따랐다.

 

소뇨의(아혜) - 아륜(478- )

 

朝廷嘉其功 進爵一級 后迎郎于境上 巡行國中 而歸 命行大嘉俳 于別洞

조정(朝廷)에서 그 공을 치하하여 작위를 일급 올리고

후가 국경에서 <위화>랑을 맞이하여 나라 안을 순행하고 돌아와서

별동선원에서 대가배(大嘉俳)를 행하도록 명하였다.

 

時普仁公主生芬宗女芬兒 玉蘭公主生郎女皐蘭

때에 <보인>공주가 <분종>의 딸 <분아芬兒>를 낳고  <옥란>공주가 <위화>랑의 딸 <고란皐蘭>을 낳았다.

 

분종(보인) - 분아(509- )

위화(옥란) - 고란(509- )

 

郎皆爲之授淨 禱福

<위화>랑이 이들을 위하여 정(淨)을 주고 장수와 복을 빌었다.

 

太子 以郎 爲國元氣 寵愛 郎母碧我 委 以祖主

태자는 위화랑을 국가의 원기(元氣)로 삼고  <위화>랑의 모친 <벽아>를 총애하여 조주(祖主)를 맡겼다.

 

翌年 又以山帝公主妻 郎弟剡梁 后與郎 主其吉

다음 해(510년) 또 <산제山帝>공주를 <위화>랑의 동생 <염량剡梁>의 처로 하여 후와 <위화>랑이 그 혼례를 주관하였다.

 

비처(연제) - 산제(494- )

염신(옥량) - 염량(494- )

 

兄山人 獻赤兎 長耳能跪

형산(兄山) 사람이 귀가 크고 무릎을 잘 꿇는 붉은 토끼를 바쳤다.

 

后命置仙院 衣紫錦 而佩銀刀 以守 郎寢

후가 명하여 선원에 두고 자주색 비단을 입히고 은도(銀刀)를 차고  <위화>랑의 침실을 지키도록 하였다.

 

兎能豫知 后至 必先頓首 侍婢等 乃備香湯

토기는 후가 이르면 반드시 먼저 머리를 숙이는 예지(豫知)가 있어

대기하는 노비 등이 미리 향기로운 목욕물을 준비하였다.

 

后好沐浴 至必行湯 入凉殿 就睡 兎入侍床下

후는 목욕을 좋아하고 목욕을 마친 후 반드시 양전(凉殿)에 들어가 수면을 취하니

토끼는 들어와 침상 아래에서 후를 시중들었다.

 

仙臣不見兎 則知后至 而不敢入后如厠 兎 又隨立厠門

선신(仙臣)들이 토기가 보이지 않으면 후가 온 것을 알고

감히 후와 같이 측간에 들어가지 못하고 또 토끼는 측간에 따라가 서 있었다.

 

后曰 兎尙如此 人臣可不忠乎

후가 말하기를

“ 토기가 오히려 이와 같은데 어찌 사람인 신하가 불충을 하겠는가?”

 

諸婢皆 頓首兎 亦頓首后 呼 以頓首郎 出入 必携之

여러 노비들 모두가 토기에게 머리를 숙이고 후에게 머리를 숙이고

<위화>랑에게 머리를 숙이며 출입하고 토기를 불러 반드시 끌고 다녔다.

 

后自昨冬不入天宮 與郎巡?仙院 至是 已娠郎女

후는 작년 겨울부터 천궁에 들어가지 않고 <위화>랑과 더불어 선원을 순행하다

지금에 이르러 <위화>랑의 딸을 임신하였다.

 

乃請帝于皐王宮 受淨 洗 大享仙徒

이에 고왕궁에서 제(帝)에게 정(淨)을 받아 씻기를 청하고 선도(仙徒)에게 큰 잔치를 열었다.

 

時 帝愛碧花 許后于郎

때에 제(帝)는 <벽화>를 사랑하여 후를 <위화>랑에게 허락하였다.

 

后乃自稱仙妻 常以素衣 在郎側 寫 郎 眞言 七百簡分 賜州郡 仙院

이에 후는 자칭 선처(仙妻)라 하며 항상 수수한 옷차림으로 <위화>랑의 곁에서

<위화>랑의 진언(眞言) 칠백 죽간을 베껴서 주군(州郡) 선원에 내려 보냈다.

 

州郡 以簡爲主 以豹皮 爲積 名曰 豹皮簡 奉之者 爲豹主

주군(州郡)에서는 죽간을 위주로 표피에 베껴 적으니 표피간(豹皮簡)이라 하고  이를 받는 자를 표주(豹主)라 하였다.

 

屈公嘗言 赤皂兎主黃()黃虎

일찍이 <굴공屈公>의 말에  붉은 토끼 하인이 황호(黃虎)의 주인이 된다고 하였다.

 

<굴공屈公(66-141)>이 일찍이 말한 것은

<위화>랑이 487년 적토(赤兎)의 해에 태어났음으로 적토(赤兎)는 <위화>랑을 말하며

황호(黃虎)는 510년이 경인년으로 황호(黃虎)의 해이다.

위화랑의 진언(眞言)이 510년에 크게 떨칠 것을 말한 것이다.

  

至是果驗 簡用 靑竹 寫()金漆裏 以緋帛藏于豹皮 柏櫝載 以銅柱

지금에 이르러 과연 효험이 있어

죽간은 푸른 대나무를 사용하였는데 속에 금으로 칠하여 베끼도록 하니

표피에 붉은 비단을 입히고 측백나무에 동(銅)을 씌워 편철하였다.

 

鳳輿擇 貞男女 各七人 輿以五色 大組 䌬文武

후가 탄 봉황을 장식한 수레는 정숙한 남녀 각 일곱 명을 택하였고

오색으로 꾸미고 문무(文武)를 겸하여 크게 편성하였다.

 

郎徒等 擁衛 而去 所過郡邑 支供其備 沿路 拜簡者 皆淨其身 而俯伏

낭도 등이 옹위하여 군읍(郡邑)을 지나가니 준비한 표피간 한 가지를 바치고

도로변에서 표피간을 숭배하는 자는 모두 그 몸을 깨끗이 하여 부복하였다.

 

新苦歌舞 以娛之 以爲太平盛事

새로운 괴로움 속에서도 가무로 이를 즐기니 태평하게 일이 성사되었다.

 

時皐王宮婢子 乃生 生子 后査其 爲立宗殿君之子 乃許

때에 고왕궁 비자(婢子) <내생乃生>이 아들을 낳으니

후가 그를 조사하여 <입종立宗>전군의 아들로 허락하였다.

 

내호(거생) - 내생

 

乃生 爲殿君枕婢 賜米衣 命其子乃宗

<내생>을 전군의 침비(枕婢)로 하고 쌀과 옷을 내리며  그 아들을 <내종乃宗>이라고 명하였다.

 

입종(내생) - 내종(510- )

 

乃生 自言 夢見 神花發於郎頭 而娠 乃許授淨 持林 乃生之

家有古傳 樹王經刻 於靑玉雙龍簪 其字細 如粟粒塡 以紅金歷歷可見

而不識字義相傳 以爲大長神君秘授之寶 後世能傳此經者 必昌吾家國

<내생>의 말에 꿈에 <위화>랑의 머리에 신화(神花)가 피는 것을 보고 임신하여

숲을 가지고 정(淨)을 주기를 허락하여 낳았고

집안에 옛부터 전해오는 푸른 옥으로 쌍룡(雙龍) 비녀를 조각한 수왕경(樹王經)이 있는데

그 글자는 조(粟)의 낱알을 채운 것처럼 세밀하고 붉은 금(金)이 역력히 보이고

글의 의미를 알지 못한 체 <대장大長>신군이 비밀히 전수한 보물인데

후세에 이 수왕경을 전하는 자는  반드시 우리 가정과 나라를 창성하게 할 것이라고 하였다.

 

<대장大長>신군은 파사왕 3년(128년)에 일직 태수를 지냈다.

 

 是時獻于后曰 聖人在天 不敢私寶

이 때 후에게 바치며 말하기를

“ 성인(聖人)은 하늘에 있으니 감히 사사로운 보물이 아닙니다”

 

后大喜 高䯻 而簪之 瑞光生於昏夜

후가 크게 기뻐하며 상투 꼭대기에 비녀를 꽂으니 어두운 밤에 서광이 빛났다.

 

后謂郎曰 仙夫知此宝物乎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선부(仙夫)는 이 보물을 알고 있습니까?”

 

郎笑曰 此乃大長神君 修道天林時 彫刻 半字經也

其半部 今在天林亭 柱下泉中壺石之

<위화>랑이 웃으며 말하기를

“ 이것은 <대장大長>신군이 천림(天林)에서 수도할 때에 약자(略字)로 조각한 수왕경(樹王經)입니다.

그 반쪽은 지금 천림정(天林亭) 기둥 아래의 연못에 돌로 만든 병 안에 있습니다.

 

上可使人搜來驗之

왕이 사람을 보내어 수색하여 찾아오게 하였다.

 

后令侍臣 往探得之合 而讀之果成 字義

후가 대기하는 신하들에게 영을 내려 두 비녀를 합하여 글자의 뜻을 읽도록 하니 과연 성과가 있었다.

 

其文曰

그 글에 말하기를

 

柳園之池 有金蛙 慕 楊柳

버드나무 정원 연못에 금개구리가 있어 버드나무를 사모하네

 

神祈願 樹下 躍上柳葉 遊於樹宮

신(神)이 나무 아래서 기원하니 버들잎 위에 뛰어올라 수궁에서 노니네

 

柳絮神 以雪衣 迎之 授其眞 乃生白兎大王 是爲 月奈國始祖

버들개지 신(神)이 눈옷을 입고 맞이하여 그 진(眞)을 전수하여

백토대왕(白兎大王)을 낳으니 월나국(月奈國) 시조이네.

 

월나국(月奈國)은 전남 영암에 있던 포상팔국 중 하나이다.

 

治海上諸島神 乃浦上八國之始也

해상(海上)의 여러 섬 신(神)을 다스리니 포상팔국(浦上八國)의 시작이네.

 

後六百年 而是神復生 於鷄林 赤皂兎 當主 天下仙道

6백년 후 신(神)이 다시 계림에 태어나니

붉은 토끼 하인으로 마땅히 천하 선도(仙道)의 주인이 되었네.

 

大興四海 歸一 兆在后腹

사해(四海)가 크게 일어나 하나기 되니 후의 복(腹) 중에 있을 징조로다.

  

后大喜 乃以八海妻 院翁 息臣

후가 크게 기뻐하여 <팔해>를 원옹(院翁) <식신息臣>의 처로 하였다.

 

盛行 九衍八荒之曲 盖月奈 古調 阿羅傳之也

구연팔황곡(九衍八荒曲)이 월나(月奈)에서 크게 유행하였는데  옛 가락은 아라(阿羅)에서 전해진 것이다.

 

九衍者 舟行九曲也 八荒者 蔓行八木也

구연(九衍)은 배가 지나가는 아홉 다리의 곡이고  팔황(八荒)은 덩굴이 지나가는 여덟 나무의 곡이다.

 

今失其舞 只有 帝文郎 解詞 行世

지금은 그 춤이 사라지고 단지 <제문>랑이 노래를 풀어 세상에 전하고 있다.

 

九衍曰 靑鶴舞 金龜踊 明月蘆花

구연(九衍)은 푸른 학의 춤과 금빛 거북의 무용과 밝은 달 아래 핀 갈대꽃을 말한다.

 

第一橋 醉落橋下 玉流水 龜鶴浮沈 到二橋

첫 번째 다리,

취하여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옥같이 흐르는 물에  거북과 학이 떴다가 가라앉으며 두 번째 다리에 도착하네.

 

(?)橋 春風楊柳下 八龜七鶴 轉 相交

두 번째 다리,

버드나무 아래 봄바람에 여덟 거북이와 일곱 학이 교대로 구르고 도네.

 

三橋 淸風香滿水 無數龜鶴娛 良宵柳葉 細雨洗 金蛙雪衣神下

세 번째 다리,

맑은 바람의 향기가 물에 가득하고 무수한 거북이와 학이 즐기고

달 밝은 밤에 가는 비에 적신 버들잎에 금개구리가 눈옷을 입고 내려앉네.

 

第四橋 金蛙飛上 碧玉宮 醉抱雪衣落

네 번째 다리,

금개구리가 뛰어 올라 푸른 왕궁에 이르러 취하여 눈옷을 안고 떨어지네.

 

五橋 龜鶴爭來 輿 蛙絮 弄月 無風到

다섯 번째 다리,

거북이와 학이 다투어 와서 수레를 타니 개구리와 버들개지는 달을 희롱하며 바람이 없는데 도착하네.

 

六橋 蛙絮 忽作 白兎神 搗 藥舞下

여섯 번째 다리,

개구리와 버들개지가 어느새 흰 토기 신()을 만들어  방아를 찧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네.

 

第七橋 恒娥潛步 偸藥臼眠兎抱娥落

일곱 번째 다리,

항아(恒娥)가 소리 없이 가만히 걸어 남모르게 약을 절구질하니 잠자던 토기가 항아를 안고 떨어지네.

 

八橋 龜鶴爭舞 擁兎神 爛熳 歌舞入

여덟 번째 다리,

거북이와 학이 다투어 춤추며 토끼 신(神)을 안고 산만하게 노래하고 춤추며 들어오네.

 

九橋 金殿 玉樓 亂 崢嶸 星火 照耿層宵

아홉 번째 다리,

금으로 장식한 전각과 옥으로 세운 누각이 어지러이 위풍을 자랑하는데 별빛이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네.

  

八荒曰

팔황(八荒)에서 이르기를

 

一荒 春風 動皐心態皮 奾子下檀林

일황(一荒),

춘풍에 고요한 늪이 흔들리니 선자(奾子)가 박달나무 숲에 내려오네.

 

二荒 扁䙴入山臺 白馬大王 荷杖來 兩頭 玄武弄

이황(二荒),

널리 퍼져있는 선인(仙人)이 산속 무대에 들어오니

백마대왕(白馬大王)이 지팡이를 메고 와서 머리와 꼬리를 치며 현무(玄武)를 희롱하.

 

三荒 坎宮 春水洗瓊 王二昜翻來

삼황(三荒),

감궁(坎宮)에 봄이 와서 옥으로 만든 전각을 씻으니 왕이 두 번 몸을 뒤집어 오네.

 

四荒 天离宮 明火 雙纏綿

사황(四荒),

천리궁(天离宮)에 횃불을 밝히니 쌍쌍이 빛나네.

 

五荒 梁上 五荒神 亂入 巽宮 競元眞

오황(五荒),

대들보 위 다섯 명의 거친 신(神)이 손궁(巽宮)에 난입하여 원진(元眞)을 다투네.

 

六荒 穌穌入震宮 天上天下 桃花風

육황(六荒),

소소(穌穌)가 진궁(震宮)으로 들어오니 온 세상에 복사꽃이 바람에 날리네.

 

七荒 臺上 白羊神 降臨 坤主 舞王春

칠황(七荒),

무대 위로 백양신(白羊神)이 내려오니 곤주(坤主)가 왕춘(王春)을 춤추네.

 

八荒 乾王 乘彩虹 散花 天上 滿地紅

팔황(八荒)

건왕(乾王)이 무지개를 타고 하늘에서 꽃을 날리니 땅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네.

 

 

每設席 后爲坤王 郎爲乾王 牟大聞之 謂苩興曰

上國天母 好色 以艾好 爲小帝 國人悅之乎

자리를 만들 때마다 후를 곤왕(坤王)으로 <위화>랑을 건왕(乾王)으로 하니

<모대牟大>가 이를 듣고 <백흥苩興>에게 일러 말하기를

“ 상국(上國)의 천모(天母)가 호색하여 애숭이를 좋아하여 소제(小帝)가 되었으니 나라 사람들이 기뻐하겠는가?“

 

곤지(진해) - 모대(466-501)

 

<모대>는 백제 동성왕(제위 479-500)으로 501년에 <백가>에 의하여 시해되었다.

 

<백흥苩興>은 백제에 사신으로 간 지증왕 <지도로>의 아들이다.

 

苩興曰 魏花天神 非人也 以陽道 輔聖陰

國人奉之曰 陽君所以順 四時也 安得不悅乎

<백흥>이 말하기를

“ <위화>는 천신(天神)이며 사람이 아닙니다. 양도(陽道)로 성음(聖陰)을 도우는 것입니다.

나라 사람들이 이를 받들어 말하기를

양군(陽君)이 언제나 순종하는데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라고 말합니다.“

 

牟大曰 上國之人 可謂愛君也 安得不興乎 寡人之民 自好淫亂 而妬君之

嬪妾不如上國淳風

<모대>가 말하기를

“ 상국(上國)의 사람들이 군(君)을 사랑하니 어찌 함께 하지 않겠는가?

과인의 백성은 스스로 음란함을 좋아하여 군(君)을 질투하고

빈첩(嬪妾)은 상국(上國)의 순박한 풍습과 같지 아니하다.“

 

乃以靑玉 作宝床 獻之

이에 푸른 옥으로 보물 침상을 만들어 바쳤다.

 

雙龍交龜 於下 鳳凰 比翼 於上

아래에는 두 마리의 용과 거북이가 교차해 있고 위에는 봉황이 날개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后大悅 命厚都 作巫山屛畵 行雲圖 繞 于床頭 與郎 交歡 于其上

후가 크게 기뻐하며 <후도厚都>에게 명하여

무산(巫山)의 병풍 그림과 행운도(行雲圖)를 만들게 하여

침상머리에 두르게 하고 <위화>랑과 함께 그 위에서 서로 합환하였다.

 

常以錦衾覆之名曰 歡臺 枕婢五人 逓守之

항상 비단 이불을 덮고는 이름을 환대(歡臺)라 하고 침비(枕婢) 다섯 명이 교대로 지키게 하였다.

 

后欲入床 則 雙龍 自濕 鳳尾 自溫 故婢等 預爲之 備亦曰 自溫臺

후가 침상에 들어가려고 하면

두 마리의 용은 스스로 축축해지고 봉황의 꼬리는 스스로 따뜻해져서

침비(枕婢) 등이 이를 미리 알고 준비하니 자온대(自溫臺)라 하였다.

 

帝文郞讚之曰

<제문>랑이 이를 찬하여 말하기를

 

巫山屛裡 自溫臺 大雌天雄 雲雨開無限

春風吹 不盡甘霖霑 得萬民來

무산 병풍 속 자온대(自溫臺)에서 큰 암컷과 하늘의 수컷이 운우의 정으로 눈을 뜨지 못하네.

춘풍이 부니 달콤한 장마에 젖음은 끝이 없는데 만 백성을 얻어 오게 하네.

 

時 角干智弗路 薨

때에 각간 <지불로智弗路>가 죽었다.

 

습보(조생) - 지도로(437-514 22대 지증왕 재위 500-513)

자비(조생) - 지불로(446-510)

 

<지불로>는 지증왕 <지도로>의 어머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다.

 

后以其妃 俊宜娘主 爲息仁妻

息仁 息臣從弟也 年才十九 俊宜 時 年五十五

皆以碧我兄子 從郎責 息仁色美 而善歌

후가 그 妃 <준의俊宜>낭주를 <식인息仁>의 처로 하였다.

<식인息仁>은 <식신息臣>의 종제(從弟)로 19살이고 <준의>는 이때 55살이다.

모두 <벽아> 오빠의 아들로 <위화>랑을 따라 맡은 바를 다하였는데  <식인>은 얼굴이 아름답고 노래를 잘 하였다.

 

의아(파호) - 준의(456- )

 

后命爲天樂頭 出入 隨之 息仁 改八荒詞曰

후가 천락궁(天樂宮)의 우두머리로 명하니 이를 따라 출입하며  <식인>이 팔황(八荒)의 노래를 고쳐서 부르기를

 

三頭 玉离 雙纏綿 五荒梁上

세 우두머리가 옥리궁을 쌍쌍이 밝히니  다섯 명의 거친 신(神)이 대들보 위에 내려오네.

 

五荒 神深 入巽宮 爭宝眞

오황(五荒),

신(神)들이 손궁(巽宮) 깊숙이 들어와 보배로운 진(眞)을 다투네.

 

六荒 大王 入震宮 天上天下桃花風

육황(六荒),

대왕이 진궁(震宮)에 들어오니 온 세상에 복사꽃이 바람에 날리네.

 

七荒 大王 定乾元 七百欒子舞香園

칠황(七荒),

대왕이 건원(乾元)을 정하니 칠백 염주 알이 향기로운 정원에서 춤을 추네.

 

八荒 爛曼 天地合 母王慈兩潤八坤

팔황(八荒),

천지가 합덕하여 활짝 피니 모왕(母王)은 자비로운 비로 땅을 적시네.

 

后稱善 賞以駿馬 玉魚 許爲俊宜之夫

후가 잘한다고 하며 준마(駿馬)와 옥어(玉魚)를 상으로 주고  <준의俊宜>의 지아비로 허락하였다.

 

俊宜 欲吉于鮑祠 而尊仁之 爵 朝廷 以智弗路 未葬 不許

<준의>가 포사에서 혼례를 치르고 존경하며 어질어 작위를 받고자 하였으나

조정에서는 <지불로>의 장례가 끝나지 않아 허락하지 않았다.

 

后曰 吾弟 雖生不禁其妻 况已歸眞 豈以未葬 以拘生者之樂乎

후가 말하기를

“ 나의 시동생은 오로지 살아서도 그 처를 금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이미 진(眞)으로 돌아갔는데 어찌 장례가 끝나지 않았다고  산 사람의 즐거움을 막으려 하는가?“

 

命吉之 仍賜 羊秀等 酒食 以獎之

혼례를 명하고 <양수羊秀> 등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 이를 장려하였다.

 

時大幢棠朔 欲奏事 於后 見郎 枕后膝 而臥欲退之

때에 대당(大幢) <당삭棠朔>이 후에게 사실을 아뢰고자 <위화>랑을 찾으니

후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어 물러나고자 하였다.

 

자비(파호) - 비처(436-500)

                    준삭(454- )(습당) - 당삭(473- )

 

<당삭>의 어머니 <준삭>은 소지왕 <비처>의 여동생이다.

 

대당(大幢) ; 신라 군사조직인 6정 가운데 하나. 경도(京都) 부근에 설치되었으며, 금(衿)은 자백색이다.

 

后曰 此朕之陽君也 汝何不拜 而退乎

후가 말하기를

“ 이 사람은 짐의 양군(陽君)인데 너는 어찌 절을 하지 않고 물러나는가?”

 

朔曰 臣聞 聖人 不以嬖幸 辱 其臣 魏花 雖陛下之嬖幸 位卑骨賤臣 何可拜乎

<당삭>이 말하기를

“ 신이 듣기로 성인(聖人)은 패행(嬖幸)이 아니니 그 신하를 욕되게 하지 않습니다.

<위화>가 비록 폐하의 패행이지만  골품이 낮고 비천한 신하인데 어찌 절을 하겠습니까?“

 

羊秀等曰 陽君國之元氣 大幢 何可無禮 若是請罪之

<양수> 등이 말하기를

“ 양군(陽君)은 나라의 원기(元氣)인데  대당(大幢) <당삭>이 어찌 이리 무례하니 죄를 물어야 합니다.”

 

后曰 陽君與朕 同德 外臣 而內夫 棠朔侮之 是侮朕也 可免爲庶人 而?于荒地

후가 말하기를

“ 양군(陽君)과 짐은 밖으로는 신하이고 안으로는 지아비이니 덕(德)이 같다.

<당삭>이 양군(陽君)을 모욕함은 짐을 모욕하는 것이다.

서인(庶人)으로 면직하여 거친 곳으로 귀양을 보냄이 옳다.“

 

羊秀等乃脫其章服 而付之吏

이에 <양수> 등이 제복을 벗겨 관리(官吏)에게 부쳤다.

 

郎曰 朔之爲人 雖?內 實忠直不可罪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당삭>은 됨됨이가 된 사람으로 비록 안으로 직간하나  실은 충직하니 죄는 불가하다.”

 

羊秀等曰 朔等 只恃骨品 侮辱仙門 此輩不剪 臣等 難保 頭領 願吾君勿遏 陛下之明斷

<양수> 등이 말하기를

“ <당삭>은 단지 골품을 가지고 선문(仙門)을 모욕하였으니

이러한 무리들을 자르지 않으면 신 등은 우두머리를 보존하기 어려우니

우리 군께서는 폐하의 명석한 판단을 물리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郞作色曰 汝等皆以賤人 妻公卿之 妻死亦榮矣 聖主不罪直臣

汝等 欲以私憤蔽 吾妻之聖明乎 可急召來賜酒

<위화>랑이 정색을 하며 말하기를

“ 너희들 모두는 비천한 신분으로 공경의 처가 되었다. 처가 죽으면 영화가 있겠는가?

성주(聖主)는 직간하는 신하를 벌하지 않는다.

너희 등이 사사로운 분함을 감추려고 하는 것을 밝히는 것이

내 처의 성스러운 명석함이 아닌가? 급히 불러와서 술을 내림이 옳다.“

 

성주(聖主)는 후 <연제>이다.

 

羊秀等 皆 伏地 叩頭

<양수> 등 모두가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后曰 吾夫如是 可不奉命乎

후가 말하기를  “ 내 지아비가 이와 같이 말하는데 명을 받들지 않겠는가?”

 

乃召朔 賜酒 獎其忠 朔母俊朔 感郎之恩 亦捨身仙院

이에 <당삭>을 불러 술을 내리고 그 충성을 장려하니

<당삭>의 어머니 <준삭俊朔> 역시 <위화>랑의 은혜에 감격하여 선원에 몸을 던졌다.

 

朔亦終身 不敢復言 郎之誹

<당삭> 역시 종신토록 다시는 감히 <위화>랑을 비방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