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유고

위화진경(魏花眞經) 完譯(8)

지보고 2023. 11. 27. 12:08

 

44.  별동선원에 구요궁(九曜宮)을 세우다.

 

與郎親行封壇入 九曜宮 天行甘雨

<위화>랑과 함께 친히 행차하여 구요궁(九曜宮)에 들어 가  제단을 쌓고 감우제(甘雨祭)를 올렸다.

 

后與郎晝寢于三碧殿 丹靑殆未成

후와 <위화>랑이 낮에 삼벽전(三碧殿)에서 잠을 자는데 단청(丹靑)이 완성 되지 않아 위태로웠다.

 

后謂郎 此宮落成 此腹之子 可生 男乎女乎

후가 <위화>랑에게 이르기를

“ 이 궁이 준공될 때 내 배속의 자식이 태어나는데 남아인가 여아인가?

 

郎曰 陛下所欲生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폐하께서 바라는 바대로 태어날 것입니다.”

 

后大悅曰 汝能種男女 如朕意 不愧爲朕夫也

후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 너는 능히 남녀를 가릴 수 있으나 짐의 뜻과 같으니 부끄러움이 없는 짐의 지아비가 될 것이다.

 

郎曰 腹君實非臣子

<위화>랑이 말하기를

“ 배속의 군(君)은 사실 신의 자식이 아닙니다.”

 

后曰 非汝則誰乎

후가 말하기를  “ 네가 아닌 즉 누구인가?”

 

郎曰 陛下自知之

위화랑이 말하기를  “ 폐하께서는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后曰 太子乎

후가 말하기를  “ 태자인가? ”

 

郎曰 非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아닙니다.”

 

后曰 此兒入時 唯 汝與太子 親合 汝何謬乎

후가 말하기를

“ 이 아이가 생겼을 때 오직 너와 태자가 친히 합궁하였는데 어찌 네가 잘 못한 것인가?

 

郎笑曰 臣何敢謬哉 凡於四生 胎爲二 凡於胎生血爲下 陛下但知血 故不自解也

<위화>랑이 웃으며 말하기를

“ 신이 어찌 감히 잘 못을 저지르겠습니까?

무릇 네 가지 태어남에 태생이 두 번째가 됩니다.

무릇 태생에는 혈(血)은 아래로 흐르니 폐하만이 혈(血)을 알 수 있으므로 스스로는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생(四生) : 난생(卵生) · 태생(胎生) · 습생(濕生) · 화생(化生)

 

后曰 血爲下 則何爲上乎

후가 말하기를

“ 혈은 아래로 흐른 즉 어찌 위로 흐르겠는가?”

 

郎曰 以靈受胎爲上 以氣受胎爲次 以血受胎下也

此爲三胎 靈源乎 眞氣出乎 元血者所以爲質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영(靈)으로써 수태하면 위로 흐르고 기(氣)로써 수태하면 그 다음으로 흐르고 혈(血)로써 수태하면 아래로 흐릅니다.

이것이 삼태(三胎)이니

영(靈)은 근원(源)이며 진(眞)은 기(氣)가 나오는 곳이며  원(元)은 혈(血)이라 질(質)이 되는 것입니다.

 

()朕聞 三胎缺一 不能成人 爾各別之者何也

후가 말하기를

“ 짐이 듣건대 삼태 중에 하나가 부족하여도 사람을 이룰 수 없다고 하는데 너는 어찌 각각 별개라고 하는가?

 

郎曰 受靈 則心性肖之 受氣 則容皃肖之 受血 則肥膚肖之

有各受 而爲胎 故有容皃肖 而心性異 陛下雖受臣之血 而氣出乎

天帝臣何敢子之

<위화>랑이 말하기를

“ 영(靈)을 받은 즉 심성(心性)이 닮고, 기(氣)를 받은 즉 용모가 닮고, 혈(血)을 받은 즉 몸과 피부가 닮습니다.

각각을 받아 태어나니 용모는 닮았는데 심성(心性)이 다른 것입니다.

비록 폐하께서 신(臣)의 혈(血)을 받아 용모가 닮았다하여

어찌 감히 신(臣)이 천제(天帝)가 되며 신(臣)의 자식이라 하겠습니까?

 

后笑曰 朕愛汝 而吸汝氣 豈有各氣之理乎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짐이 너를 사랑하여 너의 기(氣)를 호흡하였는데 어찌 기(氣)가 각각 있겠는가?”

 

郎曰 臣之氣 未嘗 爲胎氣者 陛下 無雌伏之心也

草木禽獸皆有雌伏之心 而雄氣始通眞池 陛下之於臣 雌雄顚倒

故臣之氣 只足爲珍味 而已

<위화>랑이 말하기를

“ 신의 기(氣)가 일찍이 태기(胎氣)가 된 적이 없으니 폐하께서는 자복지심(雌伏之心)이 없는 것입니다.

초목(草木)과 금수(禽獸)는 모두 자복지심(雌伏之心)이 있어

수컷의 기(氣)가 처음으로 진(眞)의 못으로 통하는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신(臣)에게 암컷과 수컷을 거꾸로 뒤바뀌게 하였으므로

신의 기(氣)는 단 하나의 진미(珍味)가 되기에 아직도 부족합니다.

 

자복지심(雌伏之心) : 암컷 새가 수컷 새에게 복종한다는 뜻으로, 남에게 스스로 굴복함을 이르는 말

 

后謝曰 果如汝言朕之過也 朕爲汝妻 而汝不妻之 亦汝過也

후가 사과하며 말하기를

“ 과연 너의 말을 들으니 짐의 잘 못이구나.

짐은 너의 처가 되고자 하는데 너는 처로 생각하지 않으니 너 역시 잘못이다.“

 

郎曰 非吾雌雄之過也 乃業之過也

汝嘗爲吾母 故今君臣 而夫婦往生 則汝與()爲夫婦

又往生 則爲子母 又往生 則爲姐弟 子母之時受恩甚多 今爲君臣以報之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우리 암컷과 수컷의 잘 못이 아니고 업과(業過)입니다.”

당신은 일찍이 나의 어머니인데 지금은 군신(君臣)으로 부부로 다시 태어난 즉

당신과 나는 부부가 되었고 또 다시 태어난 즉 아들과 어머니가 되었고

또 다시 태어난 즉 누이와 동생이 되었습니다.

아들과 어머니가 되었을 때 은혜를 많이 받아 지금 군신으로 보답하는 것입니다.

 

后曰 汝常爲男 而朕常爲女乎

후가 말하기를

“ 너는 언제나 남자가 되고 짐은 언제나 여자가 되어야 하는가?”

 

郎曰 天仙之壽 萬八千歲 如人間之六十 故不滿此數 則陰陽不變 夫陰陽者氣也

論眞者 不言氣 雖常女何妨

<위화>랑이 말하기를

“천선(天仙)이 일만 팔천 살을 사는 것이 인간이 육십 살을 사는 것과 같으므로

이 수에 불만인 즉 음양은 불변이고 무릇 음양이라는 것은 기(氣)입니다.

진(眞)을 논하는 자는 기(氣)를 말하지 않는데 비록 언제나 여자라도 무슨 방해가 있겠습니까?“

 

后曰 朕樂爲汝妻 故願常女也

후가 말하기를

“ 짐은 너의 처가 되어 즐기고자 항상 여자이기를 바란다.”

 

郎曰 此言亦一業也 願解樹王

위화랑이 말하기를

“ 이와 같은 말 역시 하나의 업(業)입니다. 수왕에게 기원하면 풀릴 것입니다.”

 

后曰 汝亦誓世 世爲吾夫可也

후가 말하기를

“ 너 역시 세상 사람들에게 맹서하여  세상 사람들이 나의 지아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郎乃 如其言 酌水致誠

이에 <위화>랑이 그 말과 같이 물 한 그릇 떠 놓고 정성을 드려 혼례를 올렸다.

 

后乃 督九曜之役 將誕聖子 于此仙院

이에 후는 구요궁(九曜宮)의 사역을 독촉하여  이 선원(仙院)에서 장차 성자(聖子)를 낳고자 하였다.

 

圖曰 二黑在西南直 三碧在其內曲 五黃在東南直 四綠在其內曲

綠碧相望 其曲爲門舗 以白沙靑沙 內䥣大池 架橋築坍上奉樹王

星主陰主陽主後列 一白紫赤六白之殿 八白間於紫赤 而爲樓下爲池 柄上爲坍室

 

구요궁 도면에 이르기를

이흑전(二黑殿)이 서남쪽에 직선으로 있고

삼벽전(三碧殿)이 그 안쪽에 곡선으로 있으며

오황전(五黃殿)이 동남쪽에 직선으로 있고

사록전(四綠殿)이 그 안쪽에 곡선으로 있다.

사록전(四綠殿)과 삼벽전(三碧殿)이 서로 마주보며 그 곡선으로 문을 펼치게 하였다.

안쪽에 큰 못을 만들어 백사와 청사를 깔고 담 위에 다리를 만들어 수왕을 받들었다.

북두칠성과 달과 해를 뒤에 배열하니

일백전(一白殿)과 구자전(九紫殿) 칠적전(七赤殿) 육백전(六白殿)이 있으며

구자전(九紫殿) 칠적전(七赤殿) 사이에 팔백전(八白殿)이 있고

누각 아래는 연못이 되고

일백전(一白殿) 육백전(六白殿) 팔백전(八白殿) 위는 담집이 되었다.

 

구요궁은 해와 달과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궁궐이며  9개의 전각으로 이루어진 궁궐이다.

 

后天乾坤配合  生一白水 二黑土 三碧木 四綠木 五黃土 六白金 七赤金 八白土 九紫火

 

- 최치원의 천부경 해설 

 

후천의 건(하늘)과 곤()이 서로 짝이 되어 합하여,

()의 흰 수를 만들고, ()의 검은 토를 만들며,

()의 푸른 목을 만들고, ()의 초록 목을 만들고,

()의 누런 토를 만들고, ()의 흰 금을 만들고,

()의 붉은 금을 만들고, ()의 흰 토를 만들고,

()의 자주 빛의 화를 만드는 것으로 변화한다.

   

※ 성주(星主) 음주(陰主) 양주(陽主)

 

별을 주관하는 북두칠성, 음(陰)을 주관하는 달, 양(陽)을 주관하는 해를 말하며

북두칠성과 해와 달은 하늘을 상징하는 천부(天符)이다.

 

환(桓)은 하늘(天)의 광명을, 단(檀)은 땅(地)의 광명을, 한(韓)은 칸, king, one으로 사람(人)의 광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天地人 三才 즉 桓國, 檀國, 三韓을 이어 오늘날 대한민국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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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구요궁의 전각 위치도

 

 

 

后與郎 齋宿宇()各殿 以蟻穴互相往來碧池上 多畜 紫鯉 白鶴

玉垣圍 以綠竹靑松築 以白石 望之 若蓬萊仙島 極其蕭酒淸雅

후와 <위화>랑이 각 전각에서 자며 재(齋)를 올리니 개미가 구멍을 뚫어 삼벽전 연못 위로 서로 왕래하였다.

연못에는 자주색 잉어와 백학을 많이 기르고 옥으로 장식한 담 주위에 록색 대나무와 푸른 소나무를 심고

흰 돌을 쌓아 바라보니  마치 봉래산의 신선이 사는 섬의 지극히 맑고 시원하며 청아함과 같았다.

 

及其落成 后與郎 浴于九紫 從雲梯人八白 合歡致齋 從十二仙女 下降坍上

金彩玉魚燦爛光明 后自持鼓桴

마침내 구요궁이 준공되어 후와 <위화>랑이 구자전(九紫殿)에서 목욕을 한 후

운제인(雲梯人) 팔백 명을 데리고 합환(合歡)하여 재(齋)를 올리고 열 두 선녀를 데리고 담 위로 내려왔다.

금으로 채색한 옥어(玉魚)가 찬란히 빛나고 후는 스스로 지탱하며 마룻대의 북을 쳤다.

 

옥어(玉魚)는 제(帝)와 황후가 차는 허리띠이고 금어(金魚)는 1품부터 4품까지 찬 허리띠이다

 

郎吟樹王經曰 靑龍 白虎 左幢右盖 赤()雀 玄武 前扇後炬

大樹天王十二眷屬降臨 牛頭加耶山上 理陰調陽順

<위화>랑이 수왕경(樹王經)을 나직이 읊조리며 말하기를

“ 청룡기와 백호기가 좌우에 서고 주작기와 현무기가 앞뒤에서 나부끼니

대수천황(大樹天王) 열 두 권속이 우두(牛頭) 가야산에 내려와 음양 조화를 설하네“

 

時和物人間畜生草木昆虫 一㘦衆生咸 感被其化

때에 만물이 조화를 이루니 일체 중생 모두는 그 조화에 감응 되었다.

 

郎起舞宛轉 十二仙女散花唱歌曰

<위화>랑이 일어나 허리를 굽혀 천천히 돌며 춤을 추니 열 두 선녀가 꽃을 날리며 노래하기를

 

大慈天皇 妙香大王 一㘦衆生賴 以生殖 點之壽命 祿之衣食

極樂天皇 歡喜大王 一㘦衆生賴 以婚親 樂其室家 偕老千春

大悲天皇 藥師大王 一㘦衆生賴 以保命 鍊其心身 治其疾病

日皐天皇 陽主大王 一㘦衆生賴 以修德 守眞抱元 光明八域

月皐天皇 陰主大王 一㘦衆生賴 以色鮮 才皃雙絶 羽化登仙

牛頭天皇 神武大王 一㘦衆生賴 以爲力 征伐不義 以安邦國

宝果天皇 豊歲大王 一㘦衆生賴 以致富 食以膏梁 衣以錦繡

常世天皇 長壽大王 一㘦衆生賴 以遐齡 聰明固齒 六體康寧

波穌天皇 白馬大王 一㘦衆生賴 以嗣后 百子千孫 如龍如虎

龍師天皇 五雷大王 一㘦衆生賴 以息夾 施雲行雨 水陸生財

火師天皇 太山大王 一㘦衆生賴 以除邪 天羅地網 捕賊消魔

風師天皇 四海龍王 一㘦衆生賴 以穌生 甘露解渴 回復元情

 

“ 대자천황 묘향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태어나 자라니 장수와 복록과 의복과 먹을 것을 주소서

 

극락천황 환희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결혼과 친목으로 그 집안을 즐겁게 하고

모든 늙은이가 천수를 누리게 하소서

 

대비천황 약사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생명을 보전하여 그 마음과 몸을 단련하여 질병을 낫게 하여 주소서

 

일고천황 양주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덕을 닦아 진(眞)과 원(元)을 간직하여 온 누리를 밝게 하소서

 

월고천황 음주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선명한 빛으로  재주와 용모를 뛰어나게 하여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도록 하소서

 

우두천황 신무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힘을 다하여 불의를 정벌하여 나라를 편안하게 하소서

 

보과천황 풍세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부자가 되어  맛있는 것을 먹게 하고 비단옷을 입게 하소서

 

상세천황 장수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오래 살아 총명하고 이가 단단하여 몸을 강녕케 하소서

 

파소천황 백마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후(后)를 이어 자손을 많이 낳아 용과 호랑이와 같이 되게 하소서

 

용사천황 오뢰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숨을 쉬게 하여 구름과 비를 내려 바다와 육지에 재물을 낳게 하소서

 

화사천황 태산대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사악함을 제거하여 하늘과 땅에 그물을 쳐서

도적을 잡고 마귀를 소탕 하소서

 

풍사천황 사해용왕님 일체중생이 의뢰하오니 소생하여 감로(甘露)를 내려 갈증을 해소하고

원(元)과 정(情)을 회복토록 하소서“

 

后與郎 對舞 降神 獻身酌水 奠蘭 一吹奏樂 環舞踏歌通賓鼓吹

후와 <위화>랑이 마주보고 춤을 추며 신(神)을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물을 떠놓고 합환하여 난초를 제물로 올리고

풍악을 연주하며 강강수월래를 노래하며 북을 치고 나발을 불었다.

 

后與郎 着白神衣 下橋 仙徒 手抬腕輿 山呼動地

후와 위화랑은 다리 아래에서 백신의(白神衣)를 입고 있었으며

선도들은 팔로 수레를 끼고 손으로 치며 만세를 부르니 천지에 진동하였다.

 

后快之抱郎入碧 仙徒 齊唱歡詞曰

拜我聖天 歡喜碧宮 九天雨露 洗我震宮

太平天子 在我天宮 萬年花郞 在我仙宮 聖天萬年 花郞萬年

후가 기뻐하며 <위화>랑을 안고 삼벽전(三碧殿)으로 들어가니 선도들은 환호하며 제창하기를

“ 우리 성인(聖人) 천후(天后)에게 절을 올리니 삼벽궁을 환희에 차도록 하소서

하늘에서 비와 이슬을 내려 우리 진궁(震宮)을 씻어 태평천자가 우리 천궁(天宮)에 머물고

만년화랑이 우리 선궁(仙宮)에 머물게 하소서 성인 천후 만세, 화랑 만세“

 

구요궁(九曜宮)과 주역

 

一白殿 : ()은 한겨울 하얗게 대지에 내린 서리와 흰 눈을 상징하니 백색이다.

二黑殿 : ()은 하추(夏秋) 교대기 8, 9월의 염열에 불기운에 타버린 검은 흙을 상징한다.

三碧殿 : ()은 봄철 옥돌처럼 맑고 푸른 새싹의 기상이 대지를 덮는 것을 상징한다.

四綠殿 : ()은 맹춘의 바람을 맞으며 점차 짙은 녹색으로 변한 푸르른 대지를 상징한다.

五黃殿 : 中宮은 모든 것이 조화되어 그 속에 간직하고 있는 황토 흙의 색상이다.

六白殿 : ()은 늦가을 백색 서리를 상징하는 백색이다.

七赤殿 : ()는 가을철 붉게 익은 나무의 열매의 색깔을 상징한다.

八白殿 : ()은 눈 덥힌 겨울 산을 의미하니 흰색이다.

九紫殿 : ()는 여름의 붉은 기운과 지하의 푸른 기운이 합쳐져 생기 자색이다.

 

后命徒頭 有司 大享 仙徒 賞賜甚隆

후가 도두와 유사에게 명하여 선도들에게 크게 잔치를 열고 융성하게 상을 내렸다.

 

時太子妃 淨凰慕郎 盡情郎 以義却之

때에 태자비 <정황淨凰>은 <위화>랑을 사모하여 <위화>랑에게 정을 다하니 이를 의(義)로써 물리쳤다.

 

비처(후황) - 정황(486- )

 

淨凰曰 汝與天母 施雲不洽我情 我當訴汝誅之

<정황>이 말하기를

“ 너와 천모(天母)는 나의 정에 미치지 못하니 나는 당연히 너를 참소하여 주살할 것이다.”

 

郎鄙其言不許出入仙院

<위화>랑이 그 말을 촌스럽게 여겨 선원(仙院)에 출입을 못하게 하였다.

 

淨凰乃讒郎烝后 而娠 善知憎太子讒曰 太子烝之 而娠也

이에 <정황>이 <위화>랑이 후를 증(烝)하여 임신하였음을 참소하고

<선지善知>는 태자를 미워하여 참소하여 말하기를 “ 태자가 증(烝)하여 임신한 것이다.”

 

아지(후황) - 선지(484- )

 

帝乃 與善知 淨凰居之 不見天后

이에 제와 더불어 <선지>와 <정황>을 거주토록하고 천후를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后乃與郎居于仙院 仙徒乃上仙號 于后及郎 太平萬歲極樂仙母 太平萬歲極樂仙父

이에 후와 <위화>랑이 선원에 거주하니 선도들은 후와 <위화>랑을 상선(上仙)이라 부르며 태평만세 극락을 빌었다.

 

后乃抱郎 而詔曰 朕與仙父在院 則夫婦在朝 則君臣男女之道 上陽 而下陰

水火之濟 下陽 而上陰 汝等 仙臣皆朕股肱也 許朕事我仙父 敬執婦道宜

이에 후가 <위화>랑을 안으며 조칙을 내리기를

“ 짐과 선부(仙父)가 선원에 있는 즉 부부가 조당에 있는 것이니

군신과 남녀의 도는 양(陽)은 위이고 음(陰)은 아래이나

수화(水火)는 기제(旣濟)이니 양(陽)이 아래이고 음(陰)이 위이다.

너희 선도와 신하들은 모두 짐의 팔다리이다.

짐이 나의 선부(仙父)를 받들도록 하였으니 마땅히 부도(婦道)로 존경하여야 한다.“

 

주역의 63번째 괘가 수화기제(水火旣濟)이고 마지막 64번째 괘가 화수미제(火水未濟)이다.

 

令大書 修其節目 院中秘密 勿使外漏 仙臣等附伏聽命

대서(大書)에 영을 내려 선원에서 비밀리에 그 절목(節目)을 수정토록하고

외부에 누설되지 않도록 하니 선도와 신하들이 엎드려 명을 들었다.

 

 

45. <영제>와 <위화>의 아들 <진종眞宗>

 

黃鼠之元旦 帝在海宮 太子奉后入玉座 受朝

508년 정월 초하루

제(帝)가 해궁(海宮)에 있어 태자가 들어와 후를 모시고 옥좌에 앉아 조하(朝賀)를 받았다.

  

碧花妃侍立于太子之 側郎侍立于天后之 側朝畢 后酌酒親賜上仙山兼

<벽화> 비(妃)가 태자 옆에 시립하고 <위화>랑은 천후 옆에 시립한 즉

조하를 마치자 후가 친히 상선(上仙) <산겸山兼>에게 술을 따랐다.

 

兼曰 臣夢見大盧神君 騎黃大虎入陛下之懷

今見天腹隆高産日漸迫 老臣之喜無過 於此

<산겸>이 말하기를

“ 신이 꿈에 대노신군(大盧神君)이 누런 큰 호랑이를 타고 폐하의 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 천후의 배가 부른 것을 보니 산일(産日)이 가깝습니다.

노신(老臣)의 기쁨이 이와 같으니 잘 못이 없습니다.“

 

일광(알영) - 대노(40?-100?)

 

后大悅曰 叔父忠心 感天 賜我佳子 朕甚嘉之 幸壽千春

후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 숙부의 충성스런 마음에 하늘이 감응하여 나에게 고운 자식을 내리니 짐은 심히 이를 기뻐합니다.

오래 살아 행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순실(청아) - 등흔(모량) - 연제(463-525)

산근(청아) - 산겸(438-508)

 

兼曰 臣年當獻聖子

<산겸>이 말하기를

“ 신은 금년에 마땅히 성자(聖子)를 바치고자 합니다.”

 

乃詣后前手捫后腹 而禱之

이에 후의 앞에 이르러 후의 배를 어루만지며 빌었다.

 

后脹腹而喜曰 叔父此情 實出慈愛也 朕當事之如父

후가 배를 안고 기뻐하며 말하기를

“ 숙부의 이와 같은 정은 실은 자애(慈愛)에서 나온 것이니 짐은 마땅히 아버지와 같이 섬길 것입니다.”

 

乃命太子及妃 拜跪獻酒 后又與郎拜跪獻酒 而附耳言曰 郎是兒父也

이에 태자와 태자비에게 명하여 꿇어앉아 술을 올리고 절을 하게하고

또 후와 <위화>랑이 꿇어앉아 술을 올리며 귀에 대고 말하기를

“ <위화>랑이 이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兼佯若耳聾 而良久乃笑曰 仙門之福

<산겸>이 귀가 먹어 들리지 않은 체 하며 한참 있다가 웃으며 말하기를

“ 선문(仙門)의 복입니다.”

 

兼乃賜酒於郎 而或之曰 戰戰兢兢無 以寵高謹守 仙門無 以祿驕

이에 <산겸>이 <위화>랑에게 술을 내리고 혹 말하기를

“ 높은 총애를 삼가 하여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선문에는 복록과 교만이 없다.“

 

郎再拜謝之曰 仙祖之詔 敬佩勿忘

<위화>랑이 다시 절을 올리며 사례하며 말하기를

“ 선조(仙祖)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잊지 않겠습니다.”

 

後五日 子半 后與郎 抱臥碧殿 胎動熟 母奾子等 惶㤈設席

5일 후 자시가 조금 지나 후와 <위화>랑이 삼벽전에서 안고 누워있었는데

태아의 움직임이 무르익으니 선모와 선자 등이 좌불안석이었다.

 

后乃抱郎腰 而誕聖子 甚雄大 有龍虎狀

이에 후가 <위화>랑의 허리를 안고 성자(聖子)가 태어나니 심히 웅대하여 용호(龍虎)의 상이 있었다.

 

郎抱后慰之曰 汝以我 故辛苦不忍見也

<위화>랑이 후를 안으며 위로하며 말하기를

“ 당신이 바로 나이니 차마 고통을 보지 못 하겠습니다.”

 

이때 위화랑 22세 연제 46세이다.

 

 后乃忍痛 而媚曰 爲夫生子 妾之樂也 惟願郎君洗兒授乳

후가 고통을 참으며 아양을 떨며 말하기를

“ 지아비의 자식을 낳는 것이 첩의 즐거움이니 낭군이 아이를 씻고 젖을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郎乃拜胎神剪胎 洗兒 口含聖乳 淨以香湯授之 聖子后見

이에 <위화>랑이 태신(胎神)에게 절하고 태를 자르고 아이를 씻어

천후의 젖을 입에 물려 맑고 향기 나는 젖을 주니 성자(聖子)가 후를 바라보았다.

 

聖子龍狀 大喜曰 肖父 而美肖母 而雄 朕所初有之子也

성자(聖子)가 용의 상이라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 아비를 닮고 아름다움은 어미를 닮아 웅대하니 짐이 이와 같은 아이는 처음 낳았다.”

 

一手抱郎 一手抱兒乳之 喜不自勝歡天欣地

한 손으로 <위화>랑을 안고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니

끓어오르는 기쁨과 환희는 주체할 수 없고 하늘도 기뻐하고 땅도 기뻐하였다.

 

太子與碧花妃聞 喜馳到

태자와 벽화 비(妃)가 소식을 듣고 달려와 기뻐하였다.

 

太子抱后洗兒曰 此子酷肖於我 汝何賜魏花乎

태자가 후를 안고 아이를 씻으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나를 꼭 빼어 닮았습니다. 어찌 <위화>에게 하사하였습니까?“

 

后笑曰 知子莫如母 汝有玉宗 勿貪此子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자식을 아는 것은 어미만 못하다.  너는 <옥종玉宗>이 있는데 이 아이를 탐하지 말라.“

 

모진(연제) - 옥종(505-528)

 

옥종은 모진이 어머니 연제를 증(蒸)하여 낳은 자식이다.

 

妃以錦褓薦兒曰 聖子洪大 天下英雄

<벽화> 비가 비단보에 싸인 아이를 보며 말하기를  “ 성자(聖子)는 매우 웅대하니 천하의 영웅이다.”

 

后執妃手 而喜曰 朕爲此子爲汝姊妹 汝其許之

후가 <벽화> 비의 손을 잡고 기뻐하며 말하기를

“ 짐이 이 아이를 위하여 너의 자매로 할 것이니 너는 이를 허락하여야 할 것이다.”

 

妃曰 臣弟侍寵專房托子 天腹萬 死有榮 尊卑不同 安敢子之

况臣爲妃事我聖母 敢言姊妹

<벽화> 비(妃)가 말하기를

“ 신의 동생이 시총(侍寵) 전방탁자(專房托子)가 되어 천후의 배를 부르게 하였으니

높고 낮음이 같지 아니한데 감히 자식을 낳았으니 죽음도 도리어 빛나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신은 비(妃)가 되어 성모(聖母)를 모시는데  어찌 감히 자매라는 말을 거역하겠습니까?“

 

帝在海宮聞后誕子 召芬宗殿君 命之曰

人言 后與魏花通而生子 或言慕眞之子 汝往福之 而辨其兒 而來

제(帝)가 해궁에서 후가 자식을 낳았다는 것을 듣고  <분종芬宗>전군(殿君)을 불러 명하기를

“ 사람들의 말이 후와 <위화>랑이 통정하여 자식을 낳았다하고

혹은 <모진慕眞>의 자식이라 하니 네가 가서 복을 빌고 그 아이를 살펴보고 오라.“

 

비처(후황) - 분종(488- )

 

芬宗乃至碧殿 謁后視兒 奉以神衣禱之曰

妙香大王 歡喜大王 白馬大王 三位産神福我 神子無病長大 位高 祿崇 才德

俱備 龍虎風采 天仙美皃 能通造化 妙入眞元

子孫滿堂 忠孝列門 財貨京坻 奴婢滿國 百歲千春

歡喜人世長 在母后寵愛中  

이에 <분종>이 삼벽전에 이르러 후를 알현하고 아이를 살펴보고 신의(神衣)를 입고 복을 빌며 말하기를

“ 묘향대왕, 환희대왕, 백마대왕 세 대왕이 산신(産神)이 되어 복을 내리니

신(神)의 자식이 아무 탈 없이 잘 자라 높은 지위와 높은 복록과 재덕(才德)을 갖도록 하소서.

용호의 풍채와 천선의 미모를 지니고 조화에 능히 통달하여 진원(眞元)의 경지에 들어가도록 하소서.

자손이 가득하도록 하고 충효열문을 세우도록 하고

재화가 산더미처럼 쌓이게 하고 노비가 가득하도록 하고 오래 살도록 하소서.

세상 사람의 오랜 기쁨이 모후의 총애에 달려있게 하소서"

 

后問曰 此兒肖於誰乎

후가 물으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누구를 닮았는가?”

 

芬宗曰 諺言夫愛妻 則子類妻 臣見聖子皃多陛下 可知帝愛母后也

<분종>이 말하기를

“ 속된 말에 지아비가 처를 사랑한 즉 자식은 처의 무리입니다.

신이 보건데 성자(聖子)의 모습이 폐하를 많이 닮았으니 제가 모후를 사랑함을 알겠습니다.“

 

后曰 帝送汝福兒 而不來洗兒 豈謂愛朕乎

후가 말하기를

“ 제(帝)가 너를 보내어 아이의 복을 빌게하고 와서 아이를 씻지 아니하는데 어찌 짐을 사랑한다 말하는가?“

 

芬宗曰 上有微恙 當此雪寒 不可動 駕待臣之 歸而 必還

<분종>이 말하기를

“ 상(上)께서는 조그만 병이 있어 이와 같은 엄동설한에 움직일 수 없어

신(臣)에게 가마를 대기시켜 돌아가고자 하였으니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后有怒色曰 不愛朕躬 不洗朕子 惟與汝等 兄弟 淫 于海宮可也

후가 노여움을 띠며 말하기를

“ 짐의 몸을 사랑하지 않으니 짐의 자식을 씻지 않는 것이다.

너희들 형제는 오로지 해궁에서 간음을 일삼은 것이다.“

 

芬宗曰 臣當奉帝 而還

<분종>이 말하기를

“ 신(臣)이 마땅히 제(帝)를 모시고 돌아올 것입니다.”

 

乃退 而歸

이에 물러나 돌아갔다.

 

后謂魏花曰 賊子必以宿怨 報朕讒于其祖 汝可追斬滅口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도적의 자식은 반드시 묵은 원한이 있어 짐을 그 조상에게 참소하여 보고할 것이니

당신은 추방되어 목이 잘리고 가족을 멸할 것입니다.“

 

<후황>이 죽자 <연제>가 그의 아들 <모진>을 태자로 세우고  <분종>을 태자에서 폐하였다.

지증왕 <지도로>는 <분종>을 태자로 다시 세우고자 하였으나  <연제>의 세에 눌려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郎曰 芬宗仙君也 淡泊無害物之心 汝勿猜之不利於子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분종>은 선군(仙君)으로 담백하여 만물을 해칠 마음이 없으니

자식에게도 이롭지 않으니 이를 시기하지 마십시오.‘

 

后怒曰 朕爲汝君 汝何恃寵 而不聞詔乎

후가 노하여 말하기를

“ 짐이 당신을 군(君)으로 삼는데 당신은 어찌 시총(恃寵)으로 내 말을 듣지 않습니까?”

 

乃以寶釰下 于仙臣 欲追之 郎奪其劒 而叱其臣

이에 선도와 신하들에게 보검을 내려 <분종>을 추격코자하니

<위화>랑이 그 칼을 빼앗으며 그 신하를 질책하였다.

 

后乃自悶曰 朕爲汝妻 如龍落地將 爲螻蟻 食乎

이에 후는 스스로 번민하며 말하기를

“ 짐은 당신의 처가 되었으니 하늘에서 떨어진 용으로 지상의 장수와 같은데

보잘 것 없는 벌레를 잡아먹겠습니까?“

 

郎抱后慰之曰 汝爲吾妻 如龍在天 天地神明 莫不護之 何乃自懼如此

<위화>랑이 후를 안고 위로하며 말하기를

“ 당신은 나의 처가 되어 하늘에 있는 용과 같은데 천지신명이 보호가 없더라도 어찌 이와 같이 스스로 두려워하십니까?“

 

后曰 芬宗讒我及汝 安能保此子

후가 말하기를

“ <분종>은 나와 당신을 참소할 것이니 이 자식을 어찌 보호할 것입니까?”

 

郎笑曰 此子雖幼天出聖人 吾年雖少 爲仙夫 大小 因緣 莫不知之 汝何不信 而自怯

<위화>랑이 웃으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비록 어리지만 하늘이 내린 성인(聖人)입니다.

내 나이가 비록 어리나 선부(仙夫)가 되어 크고 작은 인연을 모르는 바가 없는데

당신은 어찌 믿지 아니하고 스스로 겁을 먹고 있습니까?“

 

后曰 汝知 芬宗與我 有何業緣

후가 말하기를

“ 당신은 <분종>과 내가 무슨 업과 인연이 있는 것을 알 것입니다.”

 

郎曰 芬宗 未嘗怨汝 而汝自猜之 汝不悔改業生於後

<위화>랑이 말하기를

“ 분종은 이미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데 당신은 스스로 시기하고 있으니

당신은 뒤에 일어날 업(業)을 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后曰 何以知乎

芬宗來自 上淸 天上之位 非吾輩可及 豈以小事 怨人乎

후가 말하기를

“ 어떻게 아십니까? 분종은 스스로 와서 상에게 천상의 지위를 청하고 우리들 무리에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작은 일로 사람을 원망한다 합니까?

 

后猶未釋時 芬宗歸報于帝曰 臣聞其聲 而已知爲帝子及見其狀益無疑也

후가 아직도 의심을 풀지 못하고 있을 때 <분종>이 돌아가 제에게 보고하기를

“ 신이 그 목소리를 들어보고 제의 자식임을 알았고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의심하지 못하였습니다.“

 

帝曰 朕不見后 久矣 豈有不見 而娠乎

제(帝)가 말하기를

“ 짐이 후를 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는데 어찌 보지 못하는데 임신이 되었겠는가?”

 

芬宗曰 聖人之生 不計月日 古有七十年 而生 况有夢娠氣娠 豈曰不見不娠

臣見帝子英雄天縱聖人也

<분종>이 말하기를

“ 성인의 태어남에는 월일(月日)을 세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칠십년에 태어나기도 하였습니다.

하물며 꿈에 임신하기도 하고 기(氣)로써 임신하기도 하는데

어찌 보지 않는다고 임신이 되지 않겠습니까?“

 

帝大喜 卽命還都 馳入碧殿

제가 크게 기뻐한 즉 경도로 돌아가기를 명하여 치달아 삼벽전으로 들어갔다.

 

抱后洗兒曰 此眞吾子也 乃名眞宗

후를 안고 아이를 씻으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진실로 내 자식이라 하며 <진종眞宗>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위화(연제) - 진종(508- )

 

后乃感 芬宗之恩 賜以錦衣白馬曰 汝以眞仙 受嫌于朕 朕今悔改 汝其(?)恕我

이에 후는 <분종>의 은혜에 감격하여 은의(錦衣)와 백마(白馬)를 내리며 말하기를

“ 너는 진선(眞仙)으로 짐에게 미움을 받았으나  짐은 이제 뉘우치니 너는 나를 원망하지 밀라.“

 

芬宗曰 當今之仙魏花 而已臣以駑鈍得罪 母后常 蒙鴻庇 無以仰報 今承此詔 不勝惶汗

<분종>이 말하기를

“ 지금의 진선(眞仙)은 마땅히 <위화>이고 이미 신(臣)은 어리석고 둔하여 죄를 얻었습니다.

모후께서 언제나 크고 넓은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보답할 길이 없었는데

지금 이와 같은 말씀을 내리니 두렵고 황송하여 식은땀이 흘러내립니다.“

 

后曰 魏仙言 汝眞仙 十倍于魏 汝何自謙 而欺朕 無可爲耶

후가 말하기를

“ <위화>랑 진선의 말이 네가 진선으로 <위화>랑보다 열배라고 하는데

너는 어찌 스스로 겸손하여 짐을 기만하나 사악함은 없구나."

 

芬宗曰 臣於陛下義 則君臣情 則母子 敢有所欺乎

臣母嘗言臣是 布兒魏是順實世世 弟兄以興斯道

郎以是 不忘舊誼 常保臣躬

臣素好淸閑 不就名利 而已神仙之事皆問於郎 豈有十倍之理

분종이 말하기를

“ 신은 폐하에게 의(義)이고 군신의 정(情)인 즉  어머니와 자식으로 감히 기만함이 있겠습니까?

신의 어머니가 일찍이 신에게 말하기를 <포아>와 <위화>는 <순실>의 후손이니

형제로서 이 도(道)를 흥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위화>랑은 이로써 옛 정을 잊지 못하여 언제나 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신은 소박하여 조용한 가운데 여유를 찾고 명리(名利)에 나가지 않고자 합니다.

이미 신선의 일 모두가 <위화>랑에게 있는데 어찌 열배의 도(道)가 있겠습니까?

 

后曰 汝妻普仁 醜 而無行 汝善愛之 朕以爲癡 今聞汝言 汝實大眞人也

朕實曚昧 久違賢婿從 今 而後 朝暮入侍以聞眞言

후가 말하기를

“ 너의 처 <보인普仁>은 추악하고 행실이 없으나 네가 좋다고 사랑하니

짐이 의심하였으나 지금 너의 말을 들으니 너는 진실로 큰 진인(眞人)이다.

짐이 실로 몽매하여 오래 동안 현명한 사위를 따르지 아니 하였으나

오늘 이후로 아침저녁으로 입시(入侍)하여 진언을 들려다오.“

 

<분종>의 처 <보인普仁>은 <연제蓮帝>의 딸이다.

 

芬宗曰 臣之二姐 在帝左右 多違母后 亦一業也 願后赦之

<분종>이 말하기를

“ 신(臣)의 두 누이가 제(帝)의 좌우에 있어  모후에게 많은 배신을 하였으니 역시 하나의 업(業)입니다.

후께서 사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두 누이는 <분종>의 누나인 <정황>과 <선지>이다.

 

后曰 朕之過也 宜各安心

후가 말하기를

“ 짐의 잘못이다. 마땅히 각자 안심 하도록 하라.”

 

乃大起芬宗仙院 命普仁 敬執婦道

이에 분종선원(芬宗仙院)을 크게 일으키고  <보인>에게 명하여 공손히 부도(婦道)를 지키라고 하였다.

 

先是 普仁多引美少?情生子 皆非芬宗之子 而芬宗愛如己子

이에 앞서 <보인>은 미소년을 많이 끌어당겨 통정하여 자식을 낳았다.

모두가 <분종>의 자식이 아니었으나 <분종>은 자기 자식처럼 사랑하였다.

 

普仁乃感其德遂淨 而生女芬兒 皃類芬宗侯 命爲天林妻

이에 <보인>이 감격하여 마침내 그 덕을 깨끗이 하여 딸 <분아芬兒>를 낳으니

모습이 분종의 아름다움을 닮아  장차 <천림天林>의 처가 되도록 명하였다.

 

분종(보인) - 분아(508- )

위화(발장) - 천림(505- )

 

普仁乃取天林爲子

이에 <보인>은 <천림>을 아들로 취하였다.

 

時髮長姬又生次子蕙林乳之 天林爭乳

때에 <발장>이 또 둘째 아들 <혜림蕙林>을 낳아 젖을 먹이니 <천림>과 젖을 다투었다.

 

普仁乃以其乳 誘之 而去曰 母后之命亦天定也

이에 <보인>이 그녀의 젖으로 꾀어서 <천림>을 <발장> 곁을 떠나게 하니 모후의 명령 역시 하늘이 정한 것이었다.

 

眞宗百日 帝與后 謁神宮

<진종眞宗>의 백일에 제와 후가 신궁(神宮)을 알현하였다.

 

翌月 后與眞宗入剡院 與郎 沐浴 洗兒 以謁剡臣廟 迎碧我 獻壽呼母

다음 달 후와 <진종>이 염원에 들어와 <위화>랑과 함께 목욕하고 아이를 씻고

<염신>의 사당을 알현하고 <벽아>를 맞이하여 장수를 빌며 술을 올리고 어머니라고 불렀다.

 

이때 위화 22세, 위화의 어머니 벽아 40세, 천후 연제 46세, 태자 모진 30세이다.

 

碧我乃以黃神衣 奉后紫錦衣 薦兒 而抱之曰

聖子天瞼肖吾子 可知聖躬多惠 吾子賤臣 死無以報也

이에 <벽아>가 황신의(黃神衣)를 입고 후에게 자금의(紫錦衣)를 올리고 아이를 껴안으며 말하기를

“ 성자(聖子)의 눈꺼풀이 내 아이를 닮았으니 천후의 많은 은혜를 알겠습니다.

내 아들은 천한 신하이니 죽음으로도 보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后曰 母生仙夫 使朕得此子 此外何保母 與此兒一家人也 今日 須樂之

후가 말하기를

“ 어머니가 선부(仙夫)를 낳아 짐이 이 아이를 얻었으니 이 외에 무엇으로 어머니에게 보답하겠습니까?

이 아이와 함께 한 가족입니다.  오늘은 반드시 즐거운 날이 될 것입니다.“

 

碧我乃奉歌獻壽 后亦與郎歌之

이에 <벽아>가 장수를 빌며 술을 올리고 노래를 부르니  후 역시 <위화>랑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水陸珍味俱至 后命賜衣 于郎家兄弟 許謁眞宗

바다와 육지의 온갖 진미가 갖추어져 있고

후가 <위화>랑 집안의 형제들에게 옷을 내리며 <진종>을 알현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皆俯伏稱賀獻壽 后醉甚 不能如厠 郎抱 而如之 仍入 寢殿

모두들 엎드려 장수를 빌며 술을 올리며 하례를 드리니 후가 심히 취하여

측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여서 <위화>랑이 안고 침전으로 들어갔다.

 

碧我遂乳眞宗侍 于側室 院中設齋福之曰

太平萬歲 仙母仙父 乾泰坤寧 聖子殿君

千春長靑 十二樹王 護法在此 兄弟姊妹

마침내 <벽아>가 옆방으로 <진종>을 데려가 젖을 먹이고  염원에 재(齋)를 설치하고 복을 빌며 말하기를

“ 선모(仙母) 선부(仙父)는 태평 만세를 누리시고

성자(聖子) 전군(殿君)은 하늘의 편안함과 땅의 안녕을 누리시고

열 두 수왕(樹王)은 오래도록 푸름을 누리시고

형제자매는 법을 수호함이 여기에 있음을 알게 하소서.“

 

皆着賜衣 環舞踏歌 以娛神祈

모두들 후가 내린 옷을 입고 강강수월래를 부르고 즐기며 신에게 기도하였다.

 

翌日 山兼公卒

다음 날 <산겸山兼>공이 죽었다.

  

后謂郎曰 叔父爲吾子 而化 朕與汝可福其往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숙부는 나의 아들을 위하여 하늘로 올라갔으니 짐과 너는 극락왕생을 기도함이 옳다.“

 

郎曰 諾郎與后乃主 其祥帝慕后 而召之 后以祥事 未畢不歸

<위화>랑이 말하기를

“ 위화랑과 더불어 후를 주군(主君)으로 승낙하는 것은

그 상서로움은 제(帝)가 후를 사모하여 후를 부르는 것이나

후께서 상서로운 일에 아직껏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帝召太子責曰 汝母沈 惑魏花不勤內事 汝可往 而譴之

제가 태자를 불러 꾸짖으며 말하기를

“ 너의 어머니가 의지가 약하고 혹은 <위화>가 내사(內事)를 게을리 하니 네가 가서 이를 나무라야 한다.“

 

太子曰 臣母春秋鼎盛 不能坤順 于內 得罪父皇 臣當其罪 願受楚撻

태자가 말하기를

“ 신의 어머니 춘추가 한창이라 내사(內事)에  땅의 유순함으로 하늘의 강건함을 받들지 못하여

부황께 죄를 지었으니 신은 마땅히 그 죄로 회초리를 맡기를 원합니다.“

 

帝怒曰 汝爲母 而不爲父 天下者厚凰之天下也

孝友天成 汝爲太子 不亦愧乎

제가 노하여 말하기를

“ 너는 어머니를 위하고 아버지는 위하지 않는구나. 천하는 <후황厚凰>이 물려 준 천하이다.

효도와 우애는 하늘이 이루는 것으로 너를 태자로 삼았는데 부끄럽지 아니한가?

 

乃命大書郞 守知阿湌 草詔 廢 后及太子 守知 爭之 不奉 乃使 舍人 好知急 迎天后歸

이에 대서(大書)랑 <수지守知> 아찬에게 명하여  후와 태자를 폐하도록 조서를 작성케 하니

<수지守知>는 그 다툼을 받들지 않고  사인(舍人) <호지好知>를 급히 보내어 천후를 만나 돌아오게 하였다.

 

이흔(준명) - 수지(482- )

                    호지(486- )

 

后見太子免冠俯伏 而怒 而批帝顔曰

毗已 用謀之時 汝嘗何言乎 今我勤于仙政 汝妬若此何 老狂之甚

후는 태자가 관을 벗고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노하여 제의 용안을 흘켜보며 말하기를

“ <비이毗已>가 모략을 꾸밀 때 당신은 일찍이 무슨 말을 하였습니까?

지금 내가 선정(仙政)에 부지런하다하여 당신의 질투가 이와 같으니 어찌 늙은 광기가 이렇게 심합니까?“

 

 눌지(파호) - 비처(436-500 소지왕 재위 479-499)

                     비이(445-504)

 

<비이>는 소지왕의 동생이다.

 

습보(조생) - 지도로(437-514 지증왕 재위 500-513)

지도로(라황) - 후황(466-499 소지왕의 천후)

 

지증왕 <지도로>는 그의 딸 <후황>을 소지왕 <비처>에게 바쳐 소지왕으로 부터 왕위를 물려받았다.

 

帝聞后有郎香 不覺心 喜抱之曰 朕欲見汝 而已豈廢愛子

제가 후에게 <위화>랑의 향기가 있음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고  기쁘게 후를 안고 말하기를

“ 짐이 당신을 보고자 한 일인데 어찌 사랑하는 자식을 폐하겠는가?”

 

이때 지증왕 <지도로> 72세이다.

 

乃命太子出視 太子大喜 起舞 而歌曰

好吾母兮 好吾父 二聖合兮

生我身 吾母吾父 萬年歡 萬年歡 萬年歡 使我長舞父母前

이에 태자를 나가도록 하니 태자는 크게 기뻐하며 일어나 춤추며 노래하기를

“ 좋은 나의 어머니여!  좋은 나의 아버지와 이성(二聖)으로 합하였구나!

나를 낳으신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

제가 부모님 앞에서 오래도록 춤을 추게 하니

오래토록 기뻐하소서! 오래토록 기뻐하소서! 오래토록 기뻐하소서!“

 

后乃抱帝入寢 命太子隨入下帳 又召大書郞 守知阿湌 草詔 以太子爲副君 委以軍國大政

이에 후가 제(帝)를 안고 침전으로 들어가 태자에게 들어와 휘장을 내리도록 하고

또 대서랑 <수지> 아찬을 불러 태자를 부군(副君)으로 삼고  군국대정(軍國大政)을 위임토록 하였다.

 

自是太子專政 帝與后 優遊國中 后輒命郎隨之 帝不能禁之

이로부터 태자가 대정을 전담하고 제와 후는 나라 안을 유람하니

후가 번번이 <위화>랑에게 따르도록 명하였으나 제는 이를 막지 못하였다.

 

仙徒呼爲三聖 於是 築 三聖 上仙號於帝 曰 太平萬歲 理化千春 靑雄大聖 智證天帝

선도들이 삼성(三聖)이라고 부르고 이에 삼성사(三聖祠)를 세워

상선(上仙)을 제(帝)라고 부르며 말하기를

“ 태평 만세를 누리소서! 선도(仙道)가 영원토록 하소서!

청웅(靑雄) 상선(上仙), 천후(天后) 대성(大聖), 지증(智證) 천제(天帝)여!

 

后曰 太平萬歲 極()千春 玄牝大雌 仙母天后

郎曰 太平萬歲 極樂千春 谷神大雄 仙父花郞

후를 일러 태평만세 극락천춘 현빈대자 선모천후라 하고

위화랑을 일러 태평만세 극락천춘 곡신대웅 선부화랑이라 하였다.

 

帝乃賜酒慰郎曰 吾妻非汝 則不安 朕非吾妻 則不安 汝實安此朕躬者也

이에 제가 술을 내려 <위화>랑을 위로하며 말하기를

“ 내 처는 네가 아니면 불안하고 짐은 내 처가 아니면 불안하니 너는 실로 짐의 몸을 편안하게 하는 자이다.“

 

自是郎與后 起臥帝床

이로부터 <위화>랑과 후가 제의 침상에서 같이 눕고 일어났다.

 

郎婉如婦女 輕若飛仙 甚稱帝旨

<위화>랑은 부녀자와 같이 아름다워 가볍게 나는 선녀와 같아  정도에 지나치게 제(帝)라고 칭하였다.

 

恨不早合 帝且血衰毛脫 不能快后 困疲昏睡 委后於郎

제(帝)가 진작 합하지 못한 것을 뉘우치고 또 혈이 쇠하고 머리카락이 빠져

후를 즐겁게 하지 못하고 피곤하고 혼수상태에 빠지니 후를 <위화>랑에게 맡겼다.

 

郎有神力 能令后泣 能令后笑 晝以繼夜 不分雌雄 纒綿黑甛

玉體玲瓏 不知日 高三丈腰入肺心

<위화>랑은 신묘한 힘이 있어 후를 울게 하고 웃게 하니

밤낮을 계속하여 떨어지지 않는 암컷과 수컷은 서로 정이 얽혀 단잠을 잤다.

 

帝輒睡覺起視 郎蹯后上 雪花香濃宛 若玉龍交心

제(帝)가 문득 잠에서 깨어 바라보니 <위화>랑의 발바닥이 후의 몸 위에 있는데

눈꽃향이 짙고 완연하니 마치 옥룡(玉龍)이 마음을 나누는 것 같았다.

 

帝嗟歎 良久 撫 郞及后曰 眞天降雌雄也

제(帝)가 오랫동안 한숨을 짓고 탄식하더니 <위화>랑과 후를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 진정 하늘에서 내려온 암컷과 수컷이다.”

 

暗引御被加之 不使驚覺

어둠 속에서 이불을 당겨 덮어주며 놀라 깨지 않게 하였다.

 

時玉蘭從郞 入宮

때에 <옥란>이 <위화>랑을 따라 입궁하였다.

 

奉供茗飮 起梳雲髮 于帳外鏡臺 帝擧帳 而出 玉蘭驚起 下臺握髮獻身

아침에 일어나 차를 올리고자 휘장 밖 경대(鏡臺)에서 탐스러운 머리를 빗고 있는데

제가 휘장을 섣고 나오니 <옥란>이 놀라 일어나

경대 아래에서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차를 올렸다.

 

帝抱難曰 爾髮靑靑 我鬚白白

제가 <옥란>을 안고 근심스럽게 말하기를

“ 네 머리카락은 푸르고 푸른데 내 머리카락은 희고도 희구나.”

 

蘭曰 白是原色 光明之源 天子居之靑是 東方樹王生物之色 妾等牝道居之

옥란이 말하기를

“ 흰색은 원색이며 광명의 근원이고

천자(天子)가 거주하는 푸른색은 동방 수왕(樹王) 생물(生物)의 색으로 첩 등 암컷의 도(道)가 거주하는 색입니다.“

 

帝稱善曰 汝眞仙家婦也

제가 좋은 말이라고 하며 말하기를  “ 너는 진정 선가(仙家)의 아내이다.”

 

乃命香茶淨口携蘭入湯

이에 향기로운 차로 입을 깨끗이 하도록 하고 <옥란>을 데리고 욕탕에 들어갔다.

 

帝命玉蘭 脫衣 蘭不敢拒之 縮羞脫下

제가 <옥란>에게 옷을 벗도록 명하니 <옥란>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부끄러워 움츠리며 옷을 벗었다.

 

帝見其膚豊美娟膩 抱而撫之曰 爾膚彈彈 我膚谷谷

제가 그 풍만하고 아름답고 예쁘고 미끄러운 피부를 보고 안고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 네 피부는 탄탄한데 내 피부는 쭈굴쭈굴하구나.”

 

蘭曰 日出賜谷天子居之 赤心彈誠臣子居之

<옥란>이 말하기를

“ 해가 떠서 골짜기에 천자(天子)가 묵을 곳을 내리고

거짓 없는 마음과 탄탄한 정성은 신하가 묵을 곳입니다.”

 

帝曰 爾膚如此靑春 失夫 獨宿 應有怨后之心 何云赤心彈誠乎

제가 말하기를

“ 네 피부는 이와 같이 청춘인데 지아비를 잃고 독수공방하니

응당 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을 터인데  어찌 거짓 없는 마음과 탄탄한 정성을 말하는가?“

 

蘭曰 妾聞 物供不如心供 心供不如身供 身供之道以色供

爲上 獻供 爲次 役供 爲下妾夫 得其上 臣子之幸也 豈有怨乎

但所感泣者 聖上愛后 鴻仁之德 不罪妾夫 重恩妾身也

옥란이 말하기를

“ 첩이 듣기로 물건을 바치는 것은 마음을 바치는 것만 못하고

마음을 바치는 것은 몸을 바치는 것만 못하니 몸을 바치는 도(道)는 색을 바치는 것입니다.

위로 몸과 마음을 바치고 다음으로 노역을 바치고 아래로 첩과 지아비를 바쳐

그 위를 득함이 신하의 행복인데 어찌 원망이 있겠습니까?

단지 감읍하는 바는 성상께서 후를 사랑하고 기러기와 같은 인자한 덕으로

첩과 지아비에게 죄를 묻지 아니하시고 첩의 몸에 막중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帝笑曰 爾夫奪吾妻 朕亦奪汝可乎

제가 웃으며 말하기를

“ 너의 지아비가 내 처를 빼앗았으니 짐 역시 너를 빼앗음이 옳은가?”

 

蘭曰 妾與妾夫之身 皆陛()之有也 何有奪乎

但妾醜庸 不敢奉浼聖躬

<옥란>이 말하기를

“ 첩과 첩의 지아비의 몸은 모두 폐하의 것인데 어찌 빼앗는다 하십니까?

다만 첩이 이미 더러워진 몸으로 감히 옥체를 더럽힐까 받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帝曰 朕少恃血力 貪房擅芬

今已大耗頓消色念 而但見如汝 端美者 春自回矣

제(帝)가 말하기를

“ 짐이 적은 혈력(血力)을 믿고 멋대로 여색(女色)을 즐기다

지금은 여색(女色)에 대한 생각이 이미 크게 소모되어 줄었으나

너와 같이 단정하고 아름다움을 보니 저절로 회춘이 되는구나.“

 

蘭乃含笑送情 帝遂幸 蘭于湯殿

이에 <옥란>이 미소를 머금고 정(情)을 보내니  마침내 제(帝)가 탕전(湯殿)에서 <옥란>을 행(幸)하였다.

 

蘭慇懃綢繆 極快帝心

<옥란>이 제의 마음을 지극히 상쾌하게 하기 위하여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속으로 정을 주며 자세하고 꼼꼼히 다루었다.

 

帝歡極 而大敗萎如泥牛

제의 기쁨이 극에 달하니 진흙으로 만든 소처럼 시들어 버렸다.

 

蘭驚起 救護負帝 至帳外 郎與后 雲雨正濃 笑啼聲聞

<옥란>이 놀라 일어나 제를 업고 휘장 밖에 이르니

<위화>랑과 후는 운우(雲雨)의 정이 한창 무르익어 웃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蘭不敢入負帝 潛聽漸聞 郎蕩骨逼 后絶呌戾天

<옥란>이 제를 업고 감히 들어갈 수 없어 조용히 귀를 기울여 잠시 들으니

<위화>랑이 성기를 쓸어 넣어 다그치니 후의 절규하는 소리가 하늘에 닿았다.

 

郞乃抱后如厠 后呻吟蕤苾 而忽見帝 在蘭背

이에 <위화>랑이 후를 안고 측간에 이르니

후의 신음 소리는 아직도 꽃이 향기를 뿜듯 하는데  문득 제(帝)를 보니 뒤에 <옥란>이 있엇다.

 

以手撲 帝曰 奴又偸蘭如此耶

제가 손으로 <옥란>을 때리며 말하기를

“ 종(奴)이 또 란(蘭)을 훔치는 것이 이와 같구나.”

 

玉蘭含羞俯謝曰 死罪死罪

<옥란>이 부끄러움을 머금고 엎드려 사죄하며 말하기를

“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后乃命蘭抱帝入帳

이에 후가 <옥란>에게 명하여 제를 안고 휘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였다.

 

自是 后許玉蘭 聯枕 以慰帝心

이로부터 후는 <옥란>과 같이 자는 것을 허락하여 제의 마음을 위로하였다.

 

帝乃加郞 爵沙湌 殿中大夫 玉蘭五品權妻 授牧丹衣

이에 제는 <위화>랑에게 사찬(沙湌) 전중대부(殿中大夫)의 작위를 더하고

<옥란>에게 오품 권처(權妻)를 내리고 목단의(牧丹衣)를 하사하였다.

 

後來帝文郞讚之曰

훗날 <제문帝文>랑이 이를 찬하여 노래하기를

 

靑靑白白 蘭牝智雄

笑笑啼啼 蓮牝魏雄

兩牝兩雄 混成春風

雲雨如海 好是谷風

民樂太平 時和年豊

兩儀乾坤 造化斯功

푸르고 희다고 한 <옥란> 암컷과 <지증> 수컷

웃고 울고한 <연제> 암컷과 <위화> 수컷

두 암컷과 두 수컷이 섞여 춘풍을 이루네

운우의 정은 바다와 같고 골짜기 바람이 좋으니

백성은 즐겁고 태평하고 시절은 화목하고 해마다 풍년이네

하늘과 땅의 음양은 조화의 공(功)이로다.

 

時淨凰娠帝女 腹高

때에 <정황淨凰>이 제의 딸을 임신하여 배가 불렀다.

 

<정황淨凰>은 <분종>의 누나로 이때 23살이다.

 

善知知好淫 怨帝 愛后而不愛己 或毆 或泣 帝苦之

<선지善知>가 음탕함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제가 후를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지 않음을 원망하며 때로는 때리고 때로는 우니 제가 이를 고통스러워하였다.

 

后乃 以外(?)山子畏須 爲善知臣 命密通之勸

이에 후가 <외산畏山>의 아들 <외수畏須>를 <선지善知>의 신하로 하고 비밀히 통정토록 명하였다.

 

帝下嫁 于須 善知不肯之

제가 <외수>에게 하가토록 하였으나 <선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芬宗曰 帝老 而愛后 姊若爭妬 則禍不如早嫁

<분종>이 말하기를

“ 제는 늙었으나 후를 사랑하는데 누님이 만약 질투한즉  화가 미치니 일찍 출가함만 못합니다.“

 

<선지>는 <분종>의 어머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누나로 이때 25살이다.

 

善知頓足曰 金枝之女 安可適貧骨乎

<선지>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하기를

“ 금지옥엽의 딸이 어찌 빈골(貧骨)에게 적합하겠는가?”

 

芬宗曰 姊不愛須 須何敢犯

<분종>이 말하기를

“ 누님은 반드시 사랑을 받지 못하니 반드시 누군가가 범할 것입니다.”

 

善知() 吾雖愛其雄 不愛其貧

<선지>가 말하기를

“ 나는 오직 <위화>랑을 사랑하지 <외수>를 사랑하지 않는다.”

 

芬宗曰 吾以與之 則可嫁乎

<분종>이 말하기를

“ 우리가 승원(勝院)을 흥하게 하려고 한 즉 출가함이 옳지 않겠습니까?”

 

善知喜而許之

<선지善知>가 기쁘게 이를 허락하였다.

 

后聞之加賜 黃金 白銀 白馬 錦衣 大行吉明 于鮑祠

후가 이를 듣고 황금과 백은, 백마, 금의를 하사하고 포사에서 혼례를 올렸다.

 

善知得 金銀 好夫 遂 斷邪念 雌伏事須 畏山公 每 以公 暇垂 以眞經曰

臣嘗見 竹長宮 乾坤合德 天縱聖人 惟我公主體 父母之心 生子生女 其福無豊

<선지>가 금은과 좋은 지아비를 얻어 마침내 사사로운 생각을 끊고 자복(雌伏)하여 <외수>공을 섬기니

<외산>공이 공주가 한가로울 때마다 진경(眞經)으로 이르기를

“ 신이 일찍이 죽장궁(竹長宮)을 보니  건곤이 합덕하여 하늘이 성인을 놓아 주었습니다.

오직 나와 공주는 체(體)이고 부모의 마음입니다. 아들과 딸을 낳으나 그 복이 많지 않습니다.

 

善知曰 早失父母 無所見聞 今日所恃 惟 郎君與父也 父命若是 敢不佩之

<선지>가 말하기를

“ 일찍이 부모를 여의어서 보고 들은 바가 없는데

오늘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은 오직 낭군과 아버님입니다.

아버님의 명령이 이와 같으니 감히 이를 명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帝聞其悔改 嘉 畏山父子命 各加爵 賜衣

제가 그 뉘우침을 듣고 기뻐하며  <외산>공 부자(父子)에게 작위를 더하고 옷을 하사하였다.

 

后又賜 畏山夫妻 白馬 神衣 令太子慰 淨凰於 娠宮

又使魏花 往洽 其情二祲 遂淨

또 후가 <외산>공 부부에게 백마와 신의를 내리고

태자에게 명하여 신궁(娠宮)에 있는 <정황淨凰>을 위로케 하였다.

또 <위화>로 하여금 가서 화합토록 하니 그 두 요기(妖氣)의 정(情)이 마침내 맑게 되었다.

 

이침(二祲)은 <지도로>를 시중드는 <분종>의 누나 <정황>과 <선지>이다.

 

后乃專情于郎 帝亦周遊三院 髮長姬亦 被上寵 授五品權妻 牧丹衣 及 姬生蕙林

帝洗爲摩腹子

이에 후는 <위화랑>에게 정(情)을 독차지하고 제 역시 삼원(三院)을 두루 유람하니

<발장髮長> 역시 상의 은총을 입어 오품 권처(權妻)와 목단의(牧丹衣)를 하사받고

<혜림蕙林>을 낳으니 제가 마복자(摩腹子)가 되도록 하고 아이를 씻었다.

 

后乃 作當夕籙

이에 후는 석록(夕籙)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一白 后與郎侍帝 于天宮

일백전에 해당하는 후와 <위화>랑이 천궁에서 제를 모시고

 

玉蘭當黑 髮長當碧 碧花當綠 保道當黃 淨凰當赤 皆太子妃一品權妻也

善知當紫 六八海梁阿氏等 當之

<옥란>은 이흑전, <발장>은 삼벽전, <벽화>는 사록전, <보도>는 오황전,

<정황>은 칠적전에 해당하여 모두 태자비로 일품 권처(權妻)이고

<선지>는 구자전에 해당하고 <해량>과 <아씨> 등은 육백전과 팔백전에 해당하였다.

 

지도로(연제) - 모진(480-540, 23대 법흥왕 재위 514-539)

비처(란릉) - 옥란(478-533)

외산(람연) - 발장(479?- )

손동(벽아) - 벽화(485- )

비처(선혜) - 보도(485-528)

비처(후황) - 정황(486- )

아지(후황) - 선지(484- )

등흔(모량) - 해량(465-519)

비처(치군) - 아씨(460?- )

 

后以綠紫如太子宮 以爲郎暇

후가 사록전과 구자전을 태자궁으로 하니 <위화>랑이 느긋하게 되었다.

 

蘭髮乃以是奉郎 于正寢 而合歡

이에 <옥란>과 <발장>이 <위화>랑을 모시고 침실에서 합환하였다.

 

太子知蘭髮之閑 微行 幸之

태자가 <옥란>과 <발장>의 한가로움을 알고 미행하여 행(幸)하고자 하였다.

 

玉蘭以夏月灑水高樓當風 而臥不覺晝寢 太子密至濡之曰 吾妻待 誰濶門

<옥란>이 여름철에 높은 누각에서 분수가 솟고 바람이 부니 누워 낮잠을 자는데

태자가 몰래 다가와 적시며 말하기를

“ 내 처는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옥문을 벌려놓았는가?”

 

蘭辨之 不得遂絶盡寢

<옥란>이 변명하다 부득이 잠자리를 같이하여 깊은 잠에 떨어졌다.

 

太子又欲戱髮長姬 而姬甚自持無以乘間 太子歎曰 髮長可使理方 而宰肉也

태자는 또 <발장>을 희롱코자하니 <발장>이 심히 반항하여 올라탈 수가 없어

태자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 <발장>은 이방(理方)을 시켜 육체를 수색하여야 하겠다.”

 

髮長 性淸高 不喜淫事 晨起 沐髮 潔食 淡衣 終日 誦經 不知疲倦

<발장>은 성품이 맑고 고상하여 음탕한 일을 좋아하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간결한 음식을 먹고

수수한 옷차림으로 종일 경을 외웠으나 피로와 권태를 몰랐다.

 

芬宗公常稱之曰 娶妻當如髮長姬

<분종>공이 항상 말하기를

“ 아내를 맞으려면 마땅히 <발장> 같아야 한다.”

 

郎乃命姬月二夕于勝殿 芬宗公 雖不好色 而惟姬薦枕 則雲雨終賓 其情愈新

姬亦事公如郎曰 芬夫仙之實 魏夫仙之花 我遊花實之間 得仙之種 以殖吾道

이에 <위화>랑이 <발장>에게 명하여 한 달에 두 번 저녁에 승전(勝殿)에 가도록 하니

<분종>공은 비록 색을 좋아하지 않으나 오로지 <발장>과 천침한즉

운우의 정은 빈객으로 끝났으나 그 정으로 새롭게 병이나 치유하니

<발장> 역시 <분종>공을 <위화>랑과 같이 모시며 말하기를

“ <분종> 지아비는 선(仙)의 열매이고 <위화> 지아비는 선(仙)의 꽃입니다.

제가 꽃과 열매 사이에 노닐어 선(仙)의 씨앗을 얻어 우리 도(道)를 자라게 하고자 합니다.“

 

玉蘭曰 髮妹 鶴身 蕙心宜乎 仙妻如我桃李輩 一種春花 而已

<옥란>이 말하기를

“ <발장> 동생은 마땅히 몸은 학이고 마음은 향풀과 같은 향기가 나니

나와 같은 복숭아와 오얏나무 무리들은 한 낱 봄꽃에 지나지 않습니다.“

 

髮長姬曰 蘭兄 神淵之金鯉 瑤砌之水蘭宜乎 仙牝院相 如我蒲柳 何敢比其萬一乎

<발장>이 말하기를

“ <옥란> 언니는 마땅히 신묘한 연못의 금빛 잉어이고

옥석 섬돌의 물에 있는 난초의 향기가 나는 선빈(仙牝)의 원상(院相)인데

나와 같은 갯버들이 어찌 감히 만에 하나라도 비교가 되겠습니까?“

 

郎曰 鯉妻 肥 而美 鶴妻 瘦 而潔 肥美楚潔乃吾膏梁 而藥石二妻缺一 不可以爲仙

<위화>랑이 말하기를

“ 잉어 처는 통통하고 아름다우며 학 처는 수척하고 순결하니

통통하며 아름다움과 청초하고 순결함은 나의 좋아하는 음식이니

약석(藥石) 두 처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선(仙)이 되지 못한다.“

 

 

 

46. 별동선원에 운제(雲梯) 수궁(水宮)을 세우다.

 

是年七月 別洞仙院 雲梯水宮成

이 해 7월 별동선원(別洞仙院)에 운제(雲梯) 수궁(水宮)이 완공되었다.

 

后與郎 奉帝行浴 大享仙巫

후와 <위화>랑이 제를 모시고 수궁 욕전(浴殿)에 행차하여 선무(仙巫)들에게 크게 잔치를 열었다.

 

水宮高百尺 上坎下离 四隅 各有震宮 以爲 四時之皐 從其內臯起三層雲梯 高九十尺

수궁은 높이가 백 척이고 위는 물이고 아래는 불이다.

네 모퉁이에 각각 진궁(震宮)이 있어 네 계절의 못이 있고

그 못 안에는 삼층의 구름다리가 솟아 있는데 높이가 구십 척이다.

 

仙巫隨其品位 登梯望拜水宮

선무들이 그 골품과 지위에 따라 구름다리에 올라 수궁을 바라보며 절하였다.

 

其中連爲三聖殿 日月陰陽 爲四節之殿 上樓下水 撑以石柱 房室帳楹 飾以金玉 極其奢侈

수궁의 중앙은 삼성전(三聖殿)에 연결되어 있고 일월음양 네 계절의 전각이 있고

위는 누각이고 아래는 물이 흐르는데 돌기둥으로 지탱하고

방과 내실과 휘장과 기둥은 금과 옥으로 장식하여 그 사치가 극치에 달하였다.

 

各殿有龍珠鳳嘴 以爲漏水 仙女掌上之 珍懸燈 太史指間之實

각 전각에는 구슬을 머금은 용과 봉황의 부리에서 물이 흐르게 하고

그 위에서 선녀가 손으로 보물을 매단 등불을 잡고 있고 태사가 손가락으로 보물을 가리키고 있다.

 

中央玄兎玉座天后萬歲定坐 左邊紅牛金座天帝萬歲坐御

右邊赤兎金座花郞萬歲定坐 受三聖大眞之享 其詞曰

중앙은 현토옥좌에 천후가 바로 앉아 있고 왼쪽은 홍우금좌에 천제가 앉아 있고

오른쪽은 적토금좌에 <위화>랑이 앉아서 삼성(三聖)의 대진(大眞) 향(享)을 받으니

그 노래에 말하기를

 

惟我天后萬歲 出牟梁之大元神統 旣嘉駕白鸞於上 淸夢兆多祥

오직 우리 천후는 모량(牟梁)에서 태어난 대원신통(大元神統)으로

이미 하늘에서 흰 봉황 가마를 타고 내려왔으니 꿈에 많은 상스러운 징조가 있었네.

 

天生聖 陰神配鴻陽

하늘이 성인을 낳아 음신(陰神)과 홍양(鴻陽)으로 짝을 지었네.

 

二氣落於九天 業有 丹墀之盟 三使會于雙狗

두 기(氣)가 하늘에서 떨어지니 업(業)이 있어

쌍구(雙狗)에서 세 사신과 만나 대궐의 붉은 섬돌에서 맹약하였네.

 

乃尋冬老之緣 宝車七百 香奴五千 麟慈 而凰美欽 牝德之如天日麗 ()月嬋歎

동노(冬老)의 인연을 찾으니 보물을 실은 수레는 칠백이고 향노(香奴)는 오천인데

기린의 자애로움과 봉황의 아름다움과 공경하는 여인의 덕이

하늘의 해와 같이 고우니 고운 달빛이 탄식하네

 

동노(冬老) : 지증왕 <지도로>이다.

 

雌儀之出仙 琴瑟 旣洽 於室 家色 聞 上達 恩潢 又高 於椒房 香品 大遷

음(陰)은 선(仙)에서 나오니 금슬은 이미 집안에 화합하고

가색(家色)을 물어 상달하니 은혜는 초방(椒房)에 깊고도 높아 초방의 향기와 품위가 크게 바뀌었네

 

초방(椒房) : 후궁이 거처하는 방

 

乾坤合 ()日月明 宇宙通 而山澤 深抱 璋懷瓊 天子悅 於神池

건곤(乾坤)이 합덕하고 일월(日月)이 밝으니  우주가 통하여 산택(山澤)이 깊이 포옹하고

홀(璋)이 옥(瓊)을 품으니 천자(天子)는 신지(神池)에서 기뻐하네.

 

건(乾) = 일(日) = 산(山) = 홀(장璋) = 天帝 = 지도로

곤(坤) = 월(月) = 택(澤) = 옥(경瓊) = 天后 = 연제

 

産虎誕龍 聖人降 于鷄林 白龍呈祥知宝祚之有數

호랑이를 낳고 용이 태어나고 성인이 계림에 내려오니

백용(白龍)의 상서로운 조짐으로 옥좌가 여러 번 바뀌었네.

 

玄兎定壺解 王氣之無窮 於是 國泰民安

현토가 호리병을 해체하여 바르게 하니

왕의 기운이 무궁하여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네

 

玄兎는 달을 의미하며 여기서는 천후 <연제>를 말한다.

 

雲雨時行賴后德之輔內忘 帝力之在中倉廩實 而民可敎 衣食足 而道可成

후의 덕으로 비가 때 맞춰 내려 안으로 도와서 근심을 잊게 하니

제(帝)의 힘이 창름(倉廩)에 가득하여 백성을 가르치니  의식이 풍족하여 도(道)가 이루어졌네.

 

天后萬歲 洞開慈門 滿吸仙風 身供大雌 心通眞雄

천후만세!

자문(慈門)을 활짝 열어젖히고 선풍(仙風)을 마음껏 들어 마셔

대자(大雌)에게 몸을 바치니 진웅(眞雄)에게 마음이 통하네

 

대자(大雌)는 천후 <연제>이고 진웅(眞雄)은 <위화>이다.

 

()魏華玉耶 龍頭花郞 乃天縱之仙 宇宙之精 萬八億之神將出入肺腑

오직 우리 <위화> 옥야는 화랑의 우두머리로

하늘이 놓아 준 선(仙)이며 우주의 정(精)으로 만 팔백 억 신장(神將)이 폐부(肺腑)로 출입하네.

  

千京垓之星 臣 擁衛丹城 坐理 萬方 統治 三生 仙道之化 未有盛於

천억의 별이 신하가 되어 단성(丹城)을 옹위하고

앉아서 만방을 통치하는 삼생(三生)의 도를 득하니 선도(仙道)의 도가 이토록 성한 바가 없었네.

 

삼생(三生) : 과거와 현재, 미래를 뜻하는 전생(前生), 현생(現生), 후생(後生)을 아울러 이르는 말.

 

今日國運之長 從可期乎萬年 乃奉樹王設此檀筳水宮

오늘 국운의 장성이 만년에 달하도록 수왕을 모시어 수궁에 이 단정(檀筳)을 세웠네

 

日月合 仙父之仙母 慈雲 千層 火樓 乾坤歡 卯陽之卯陰 惠雨 萬升 乃者

일월이 합덕하니 선부(仙父)의 선모(仙母)는 자애로운 구름이 되어 겹겹이 불 누각을 뒤덮고

건곤이 합환하니 묘양(卯陽)의 묘음(卯陰)은 은혜로운 비가 되어 만물을 자라게 하네

 

六萬精黎 會合丹心 願報鳥情 備水陸之荇菜 奏龍舞 而鳳聲

天帝萬歲 理化之主 天后萬歲 理化之牝 花郞萬歲 理化之眞

육만 정려(精黎)로 단심(丹心)을 모아 조정(鳥情)에 보답코자

바다와 육지의 행채(荇菜)를 준비하고 용무(龍舞)를 연주하니

천제만세 이화지주(理化之主), 천후만세 이화지빈(理化之牝),

화랑만세 이화지진(理化之眞)을 봉성(鳳聲)하네

 

단전호흡으로 기(氣)를 모아 신선의 경지에 도달함인가? 

 

伏願 三聖一體和合千春 福雨洽於九黎 慶雲興於八津

엎드려 바라오니 세 성인은 한몸으로 화합하여 천수를 누리시고

복 비가 내려 아홉 골짜기를 적시고  경사스런 구름이 일어나 여덟 나루터를 덮게 하소서

 

后受詞 而與郎 郎起舞 而歌之 后起 而對舞之 帝亦舞之

후가 <위화>랑과 함께 노래를 받으니 <위화>랑이 일어나 춤추며 노래하고

후가 일어나 마주보고 춤추니 제 역시 춤을 추었다.

 

后爲六萬精旅 親自解髮濡墨 以郎袖 九十八幅 題爲軍旗 其二大白舞袖 賜之

후가 친히 머리를 풀어 먹물에 적시어 <위화>랑의 소매 구십 여덟 폭에

육만 정려(精旅) 군기의 명칭을 써서 그 두 개의 흰 춤추는 소매를 하사하였다.

 

前後方 九十六藍 舞袖賜之 十六部 以勵其衆 仙徒大喜勇躍 獻誓願 以死効

전후방 96감(藍)을 춤추는 소매에 내리고 16부(部) 무리들에게 힘쓰도록 하니

선도들 모두가 기뻐 날뛰며 죽음으로 헌신할 것을 맹서하였다.

 

后乃親酌賜酒 前後方 徒頭及十六部頭

이에 후가 전후방 도두와 16부 우두머리에게 친히 술을 따라 내렸다.

 

玉蘭髮長 以下三院 奾婢總出 而供衆 不知其倦

<옥란>과 <발장>이 삼원(三院)으로 내려가고

비녀들이 모두 나와 대중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였으나 싫어함을 알지 못하였다.

 

帝亦大嘉之 不厭 困憊軫汗

제 역시 이를 크게 기뻐하고 피곤하고 땀이 났으나 싫어하지 않았다.

 

后恐帝勞 命郎 扶帝先入燕室

후가 제의 피로를 염려하여 <위화>랑에게 제를 부축하여 먼저 연실(燕室)에 들어가도록 하였다.

 

연실(燕室) : 잠시 머물면서 쉴 수 있도록 마련된 방

 

帝不肯之曰 朕欲見吾妻施衆之姿

제가 수락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 짐은 내 처가 군중에게 베푸는 모습을 보고자 한다.”

 

后乃抱帝頸 而撫禿頭曰 汝年七十二 朕年四十六 郎年二十二

三合百四十 三分四十六 此年長不盡 汝禿頭 朕禿頭 郎禿頭

이에 후가 제의 목을 안고 대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 당신은 72살이고 짐은 46살이고 위화랑은 22살이니 세 사람을 합하면 140입니다.

3으로 나누면 46입니다.  이 나이는 많지만 다한 것이 아닌데

당신도 대머리 짐도 대머리 위화랑도 대머리입니다.“

 

禿頭 禿頭 禿頭 長不盡 帝大笑

“ 대머리, 대머리, 대머리, 나이가 많지만 다한 것이 아니라”

제가 크게 웃었다.

 

后乃挾帝抱郎 而入 仙臣郎徒 仰拜祗送 山呼 動天地

이에 후가 제의 팔을 끼고 <위화>랑을 안고 들어가니

선도와 신하와 낭도들이 우러러 절하며 배웅하고 만세를 부르니 천지가 진동하였다.

 

徒衆 醉 飽 鼓舞

낭도 무리들이 술이 취하고 배가 불러 북을 치며 춤을 추었다.

 

后以香湯洗 帝及郎 郎亦洗后 乃入凉 枕

후가 향탕(香湯)에서 제와 <위화>랑을 씻으니

<위화>랑 역시 후를 씻고 양궁(凉宮)에 들어가 잠을 잤다.

 

甘雨時下 郎徒皆 暴雨中 而抃之曰 聖雨滌暑遂歌之

때에 단 비가 내리니 낭도들 모두는 폭우 속에서 손뼉을 치며 말하기를

“ 성스러운 비가 내려 더위를 씻어 내리니 이를 노래하여야 한다.”

 

後來 帝文郞 以詩解其方言曰

훗날 <제문>랑이 시로써 풀어 방언으로 말하기를

 

紫龍佩雙虎 搖尾入深扈

二陽一陰蕩 离臺坎宮春色濃如乳

如乳聖水濺人間 灌作頂上滌暑

雨滌暑 雨滌暑 雨飽吸

聖雨 須盡 舞皆脫衣裸舞 於泥濘之中

자주색 용(龍)이 두 호랑이를 끼어 차고 꼬리를 흔들며 깊이 들어가 뒤따르네

두 수컷이 한 암컷을 방탕하게 적시니 감궁(坎宮)의 리대(离臺)에는 춘색이 젖과 같이 짙네.

젖과 같은 성스러운 물을 사람에게 뿌리고 맨 위 꼭대기에 물을 대어 더위를 씻어내네

비는 더위를 식히네.  비는 더위를 식히네. 비를 배부르게 마시자.

성스러운 비가 마침내 그치니 모두들 옷을 벗고 나체로 질퍽한 진흙 속에서 춤을 추네

 

자룡(紫龍)은 천후 <연제>이고 쌍호(雙虎)는 지증왕 <지도로>와 <위화>이다.

 

后命玉蘭 開三院衣庫 出新麻衣 千襲分賜之

후가 <옥란>에게 명하여 삼원(三院)의 옷 창고를 열어 새 삼베옷 천 벌을 나누어 하사하게 하였다.

 

入夜雨霽天晴月色女(?)

밤에 들어오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어 달빛이 대낮 같았다.

 

后與帝郎 出欄頭 賞 郎徒之 善歌舞者 三十六人 幷賞 其妻巫七十五人 遊花五人

皆以衣帛宝貝 歌舞通育不絶

후와 제, <위화>랑이 난간마루의 한쪽 귀퉁이로 나가서

낭도들 중 가무(歌舞)를 잘 하는 자 36명에게 상을 주고

그 처 무인(巫人) 75명과 유화(遊花) 5명에게도

모두 비단옷과 돈을 주어 가무(歌舞)를 육성시키니 끊어지지 않았다.

 

自是 后居水宮 或縱舟順流 入凉宮 又入仙院 水宮 往來 逍遙

이로부터 후는 수궁에 거주하면서

때로는 유유히 흐르는 배를 타고 양궁(凉宮)에 들어가고

때로는 선원(仙院)에 들어가  수궁을 왕래하며 소요하였다.

 

 

47. <영제>와 <위화>의 미행

 

后好騎馬蕩舟 或與郎 繫舟水邊 幷騎牧馬 入野人家 問其疾苦 施其乏者 以爲樂民

후는 말을 타고 배를 흐르게 하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배를 물가에 묶어두고 같이 말을 타고 민가에 들어가

질병과 고통을 묻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며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였다.

 

多不知 爲后問 以巫籍

많은 사람들은 후의 골품을 알지 못하였다.

 

后笑曰 無品女也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골품이 없는 여자이다.”

 

又問郎籍 郎曰 我只是 此無品之情夫 而已民皆賀無品 好 德有好夫

또 <위화>랑의 골품을 물으니 <위화>랑이 말하기를

“ 저는 단지 골품이 없는 여자의 정부(情夫)이니

이미 백성들 모두가 골품이 없음을 좋아하여 하례하니 덕이 있는 좋은 지아비입니다.“

 

后抱郎乳之曰 此吾子也 狂言爲夫幸 勿信也

후가 <위화>랑을 안고 젖을 주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나의 아들이니 농담으로도 지아비를 행(幸)하였다는 것을 믿지 말라.”

 

民之有識鑑者疑 爲后及郎 欲窺天機

백성들의 유식한 견식은 후와 <위화>랑이 천기를 엿보고자 한다고 의심하였다.

 

郎不言 輒抱后上馬 而走其疾如飛星

<위화>랑은 말을 하지 않고 번번이 후를 안고 말에 올라 날으는 별과 같이 질주하였다.

 

一日后與溯水微行 后見川魚 銀鱗 五彩曰 以川魚無知亦得此彩 抑亦得其眞乎

하루는 후와 함께 물을 거슬러 미행하다가

후가 은빛의 오색 비늘이 있는 하천의 고기를 보고 말하기를

“ 하천의 고기 역시 이 은빛의 오색을 얻었음을 알지 못하는데

고기를 잡아 억지로 그 진(眞)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郎曰 然華蟲之華 甲蟲之甲 皆得其眞也 聽於無聲 視於不見 覺於無知

所謂 有知之知 多非眞知 故彩色之家多 不及魚蟲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화려한 벌레의 화려함과 껍질 벌레의 껍질은 모두가 자연으로 그 진(眞)을 얻은 것입니다.

없는 소리를 듣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알지 못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 소위 지혜로서 아는 것입니다.

많은 것은 진정한 지혜가 아니므로 채색이 많은 집은 고기와 벌레만도 못하는 것입니다.“

 

后曰 善

후가 말하기를  “ 좋은 말입니다.”

 

乃逐 野花 水草 或渡 或涉 九曲一川 日已向午

이에 야생화와 수초를 뽑고 굽어 흐르는 하천을 때로는 건너고 때로는 가로지르니 날은 이미 오후가 되었다.

 

后茵草而 臥曰 朕而疫矣

후가 풀밭에 자리를 깔며 누워서 말하기를  “ 짐이 피로하구나.”

 

郎取路傍靑豆燃 而獻之 后才嘗一枝

<위화>랑이 길 가에서 푸른 콩을 따서 구워 바치니 후는 겨우 한 가지를 맛보았다.

 

田翁見煙 而來叱之曰 偷人之田 可告理方

밭 주인 할아버지가 연기를 보고 와서 꾸짖으며 말하기를

“ 사람의 밭을 훔쳤으니 이방(理方)에 고발할 것이다.”

 

后曰 我有首飾 可以償之

후가 말하기를

“ 내가 머리 장식을 가지고 있으니 이로써 보상하겠습니다.”

 

乃以金鈿與之 翁喜 而受之

금으로 세공한 장식을 주니 늙은이는 기뻐하며 받았다.

 

又貪郎宝刀曰 靑豆之價雖足 又 有可告

또 위화랑의 보도(宝刀)를 탐내어 말하기를

“ 푸른 콩의 가격이 아직도 부족하고 또 고발할 것이 있다.”

 

后曰 何也

후가 말하기를  “ 무엇인가?”

 

翁曰 看汝()高 而美 必是骨門娘主 此兒少 而妙 必是山房 郎徒

汝等貪色 逃 命 若不解刀 與我 可告理方之吏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 당신을 보니 나이가 많은데 아름다우니 반드시 골문(骨門) 낭주(娘主)이고

이 아이는 젊지만 신묘하니 반드시 산방(山房)의 낭도이다.

너희들이 색을 탐하여 도주하였으니 만약 칼을 풀어 나에게 주지 않으면  이방(理方)의 관리에게 고발 할 것이다.“

 

郎笑 而許之 翁大喜 而去忽

<위화>랑이 웃으며 허락하니 할아버지는 크게 기뻐하며 홀연히 가버렸다.

  

見上流 有老嫗 積瓜洗之

상류를 바라보니 늙은 할머니가 오이를 쌓아 씻고 있었다.

 

郎負后涉川往 而見之其瓜 皆如蛙皮 甘香觸鼻

<위화>랑이 후를 업고 하천을 건너 와서 그 오이를 보니 모두 개구리 껍질 같은 색갈인데 달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后問曰 伯母一人 洗此多瓜 何爲

후가 묻기를

“ 백모(伯母)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오이를 어떻게 다 씻으려 합니까?”

 

嫗曰 我有三子八女 皆在城中 賣瓜資生 于西市

할머니가 말하길

“ 나는 세 아들과 여덟 딸이 있는데   모두 성안 서쪽 시장에서 오이를 팔아 생활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長子夜 以駄去 乃以好瓜獻之

큰 아들은 밤에 짐을 싣고 간다며 이에 좋은 오이를 바치고자 하였다.

 

后曰 我等 貧無所持 無以答價 不敢取也

후가 말하길

“ 우리는 가질 욕심이 없고 돈도 없으니 받을 수 없습니다.”

 

嫗曰 同病相憐 豈望報乎 我見好郞負奾子 而來 知其孝 貧不足憂也

할머니가 말하길

“ 같은 처지로 서로 어려운데 어찌 돈을 바라겠습니까?

내가 보니 좋은 낭군이 선자(奾子)를 업고 오니 그 효성을 알만 하고 욕심은 근심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后笑曰 伯母誤矣 此實吾夫也 我本城中 某豪之妻 悅此妙郞 而逃 命遂至此困嫗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백모는 잘 못 보셨습니다. 이 사람은 실은 저의 남편입니다.

저는 본래 성안의 이름 없는 호족의 처인데 기쁘게 이 젊은 낭군에게 도망 와서

마침내 이렇게 피곤한 몸으로 할머니에게 이르게 된 것입니다,“

 

乃細笑視郞曰 眞好郎君也 我亦少時 喜逐 好郎 八女皆非一夫所生也

此固女子之癡也 男子多薄情 此郞愛奾子 如此貧 何足憂乎

我有斗室在此林中 可獻麥飯葱湯

이에 <위화>랑을 보고 살짝 웃으며 말하기를

“ 진실로 좋은 낭군입니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기쁘게 좋은 낭군을 따라 갔습니다.

여덟 딸은 모두 한 남편의 소생이 아닙니다.

이와 같이 완고함은 여자의 어리석음이고 남자는 정에 야박한데

이 낭군은 선자(奾子)를 사랑하여 욕심이 이와 같은데 어찌 근심이 지나치겠습니까?

나는 이 숲 속에 아주 작은 방이 있는데 보리밥과 나물국을 바치고자 합니다.

 

后感其言 與郎 隨 至岵岺之下柕林之中 瓜田連頃內 有萬㵡 茅屋 數間 引澗 爲泉

후가 그 말에 감격하여 <위화>랑과 함께 따라가 호령(岵岺) 아래 무성한 수풀 속에 이르니

오이 밭을 따라 물이 흐르고 있고 초가집에 두서너 칸 방이 있고 물을 끌어 샘을 만들었다.

 

泉流入川 故摘瓜泛之 自至 于下

하천의 물이 아래로 스스로 이르러 샘으로 들어오니 시들지 않는 오이를 딸 수 있었다.

 

有翁着席 於樹下 乃其夫也

할아버지가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데 그 남편이었다.

 

嫗謂翁曰 此奾子與郎 逃情完如汝我前事 吾欲待以一飯 汝可取魚來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일러 말하기를

“ 이 선자와 낭군은 서로 좋아하여 도망쳤으니 당신과 나의 옛일과 같습니다.

우리가 한 끼 밥으로 모시고자 하니 당신은 고기를 잡아 오시오.“

 

翁諾之 取其所養之魚烹 而進之 皆有味

할아버지가 승낙하고 살찐 고기를 잡아 구워 올리니 모두 맛이 있었다.

 

時山雨驟至 后乃與郎 入其淨室 一眠 而起 日將夕矣 乃謝 而出

때에 산속에서 비가 내리니 후와 <위화>랑이 그 깨끗한 방으로 뛰어 들어와

한 숨을 자고 일어나니 날은 저녁이라 사례하며 갈려고 하니

 

嫗翁勸留曰 山中無味適口 可避 一時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만류하며 말하기를

“ 산중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아니하지만 조금 더 쉬었다 가십시오.”

 

郎曰 城東有友可歸 得意 當再來 報恩

<위화>랑이 말하기를

“ 성동(城東)에 친구가 있어 돌아가야 합니다.

정 뜻이 그러시다면 다음에 다시 와서 은혜에 보답코자 합니다.“

 

翁曰 居者資行人之情() 何謂恩乎 城東有吾女三人 皆以奾子 自活 以羊皮

爲門若言我夫妻 必喜 而留之 若友()在 可訪之

할아버지가 말하길

“ 묵고 가는 것은 사람의 정인데 어찌 은혜라 하십니까?

성동(城東)에 있는 내 딸 3명은 모두가 선자(奾子)로 양피(羊皮)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부부의 말을 물으면 반드시 기뻐하며 머무르게 할 것입니다.

만약 친구를 만나지 못하면 찾아 가십시오.“

  

后感其慇懃 下山謂郎曰 豆翁瓜翁 皆吾民也 一則貪暴 一則仁慈何也

후가 그 은근한 정에 감격하여 산을 내려오며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콩 밭의 할아버지와 오이 밭의 할아버지 모두가 나의 백성이다.

한 사람은 욕심이 많고 포악하고 한 사람은 어질고 자애롭다“

 

郎曰 生()瘠田 則苦生於沃田 則甘所經不自同也

故聖人之治 先使民足 欲使民足 不取 於民也

今汝與我 行樂仙院土木興 賦欽重 豆翁之侮 不亦宜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메마른 밭에서의 삶은 비옥한 밭에서의 삶보다 고생스러우니

맛 좋은 것을 경작하는 것이 스스로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성인의 다스림은 먼저 백성을 만족하게 하는 것이고

백성을 만족시키고자 백성들에게서 거두어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과 내가 선원 토목공사를 일으켜 무거운 노역을 지우고 놀고 즐기는데

콩 밭의 할아버지를 어찌 업신여길 수 있겠습니까?“

 

后曰 汝言雖是 仙道亦不可 不興 汝何自謙若是

후가 말하기를

“ 당신의 말이 비록 옳지만 선도(仙道)로는 옳지 않습니다.

토목공사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당신이 어찌 이처럼 스스로 겸손하겠습니까?“

 

乃歸別洞 召宅師 勅其 勿淫役

이에 별동선원으로 돌아와 택사를 불러 조서를 내려 지나친 노역을 못하도록 하였다.

 

宅師曰 仙院之役異 於築城 庶民子來

故捀其能者以授之 決無淫役 且多富裕郎徒之捨身赴役 京都貪民無 有召募

택사가 말하기를

“ 선원의 노역은 특이하여 성을 쌓는데 서민의 자녀가 오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무거운 돌을 지탱할 수 있는 자들이 나르고 있고 지나친 노역은 결코 없습니다.

또 많은 부유한 낭도가 몸을 던져 노역을 하고 있고

경도(京都)에는 욕심 많은 백성이 없고 부르니 모인 사람들입니다.

 

后爲徒頭曰 汝知 市上有 蛙皮郎乎

후가 도두를 위하여 말하기를

“ 너는 시장에 있는 <와피蛙皮>랑을 아는가?”

 

徒頭曰 臣之臣 有巨勝者 明 於人情 可召 而問之

도두가 말하기를

“ 신의 부하에 <거승巨勝>이라는 자가 있는데

인정(人情)에 밝으니 불러서 물어 봄이 옳을 것입니다.”

 

乃召 而至 勝 沈吟良久曰 城市無蛙皮爲名者 但有可疑者三人 其一賣乾石蛙

其一賣蛙紋布 其一賣蛙皮瓜 抑 或岵岺之瓜子乎

이에 부르니 <거승>이 와서 속으로 오래 생각하며 말하기를

“ 성안의 시장에는 <와피蛙皮>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없습니다.

단지 의심스러운 자가 세 명 있습니다.

한 사람은 배를 갈라 넓적하게 편 개구리를 팔고

한 사람은 개구리 무늬를 넣은 무명을 팔고

한 사람은 개구리 껍질과 같이 생긴 오이를 파는데

혹은 호령(岵岺)의 과자(瓜子)라 합니다.

 

后驚其能察市情 命昇其秩 召瓜子 問其所欲瓜子

후가 <거승>이 시정(市情)을 능히 살피는 것에 놀라

그 차례를 뛰어넘어 과자(瓜子)를 불러오게 하여 바라는 바를 물었다.

 

臣家本城東 若設東市 運瓜甚便

신의 집은 본래 성동(城東)에 있어 만약 동시(東市)를 설치하여 주시면

오이를 운반하는데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하였다.

 

后命市典 察其巷議 遂設東市

후가 시전(市典)에 명하여 항간의 소문을 살펴보고 마침내 동시(東市)를 설치하게 하였다.

 

瓜翁 感恩 每以夏月 獻瓜

오이 밭 할아버지는 은혜에 감사하여 여름마다 오이를 바쳤다.

 

后召而賜食 命其孫子女 屬仙院 又使畏山公 召靑豆翁 於理方 賞之曰

聞 汝能知 逃命男女可告之

후가 불러 음식을 내리고 그 손자와 손녀를 선원에 속하게 하고

또 <외산>공을 시켜 푸른 콩 밭 할아버지를 이방에 불러 상을 주도록 하니

<외산>공이 말하기를

“ 듣자니 너는 명을 어기고 도망간 남녀는 고발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翁 畏其掠奪 爲罪 獻其金飾宝刀

할아버지는 그 약탈한 것이 죄가 될 것을 두려워하여 그 금 세공품과 보도를 내어 놓았다.

 

公曰 如此宝物何不賣 而資生

<외산>공이 말하기를

“ 이와 같은 보물을 어찌 팔아 생활을 꾸리겠는가?"

 

翁曰 金玉之商 皆以爲非民物不買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 금옥의 상인들 모두가 백성의 물건이 아니니 사지 못한다.”고 하였다.

 

公笑曰 吾當買之汝言其價

외산공이 웃으며 말하기를

“ 나는 당연히 살 것이니 값을 말해 보라.”

 

翁曰 靑豆一枝 而已不足 爲價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 푸른 콩 한 가지 가격도 안 됩니다.”

 

公乃 給一石豆 命勿雪行旅

이에 <외산>공이 한 섬의 콩을 주며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지 말라하였다.

 

翁歸語 瓜翁知爲天后 待罪仙院

할아버지가 돌아가 말하니

오이 밭 할아버지는 천후임을 알고 선원에서 죄를 기다렸다.

 

后笑曰 汝言皆直 何罪之有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당신의 말은 모두가 정직한데 무슨 죄가 있습니까?”

 

翁願獻靑豆於仙院

푸른 콩 밭 할아버지는 선원에 푸른 콩을 바치기를 원하였다.

 

后曰 汝若慈悲行旅無食者 何必仙院乎

후가 말하기를

당신이 만약 떠돌아다니는 자와 배고픈 자에게 자비를 베풀면 되지 하필이면  선원입니까?“

 

翁出置行旅田 其孫子女亦屬仙院 爲靑豆郎與蛙皮郞 傳名于後

할아버지가 나가서 행여전(行旅田)을 설치하였다.

그 손자와 손녀 역시 선원에 속하게 하니

<청두靑豆>랑과 함께 <와피蛙皮>랑이라는 이름이 후대에 까지 전하여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