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유고

위화진경(魏花眞經) 完譯(7)

지보고 2023. 11. 27. 08:46

 

39. 신선(神仙)이 된 <위화>

 

以朔望入日 月之皐 與郎沐浴朝于樹王 名曰眞淨元淨

5월 초하루와 보름날 아침에 수왕에서 <위화>랑과 목욕하니 이름하여 진정(眞淨), 원정(元淨)이라 하였다.

 

以般惠爲日婢子 菱花爲月婢子 掌水宮

<반혜般惠>를 일비자(日婢子)로 <릉화菱花>를 월비자(月婢子)로 하여 수궁(水宮)을 관장토록하고

 

又置 貝王殿婢子 叔蜃 蘇王殿婢子 剡梁 如來殿婢() 沛雲 索聖殿婢子 蟾艾

樹王坍婢子 末里 是爲七婢子

또 패왕전(貝王殿) 비자 <숙신叔蜃>, 소왕전(蘇王殿) 비자 <염량剡梁>, 여래전(如來殿) 비자 <패운沛雲>

색성전(索聖殿) 비자 <섬애蟾艾>, 수왕담(樹王坍) 비자 <말리末里>를 두니 이것이 칠비자(七婢子)이다.

 

비처(후황) - 반혜(491- )

염신(벽아) - 릉화(491?- )

세애(심심) - 숙신(503- )

염신(옥량) - 염량(494- )

비처(지열) - 말리(489- )

 

以雪花 天能 山帝 翠燕 爲眞元四童子

<설화雪花>, <천능天能>, <산제山帝>, <취연翠燕>을 진원사동자(眞元四童子)로 하고

 

염신(벽아) - 설화(494?- )

비처(연제) - 산제(494- )

 

以千覧 畏嵐 爲奉盖使者 以碧我 兄子息臣爲院翁大舍

<천람千覧>과 <외람畏嵐>을 봉개사자로 <벽아碧我> 언니의 아들 <식신息臣>을 원옹대사로 하였다.

 

舍知皆取 仙徒之優秀有骨者

사지(舍知)가 선도들 중 우수하고 골이 있는 자를 모두 모았다.

 

郎閑居命婢子濯足淨几 而眠玉皃風采完然 若天降神仙

<위화>랑이 비자들에게 명하여 발을 씻고 깨끗한 책상에서 한가로이 지내다 잠을 자니

얼굴은 옥과 같고 풍채는 완연하여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 온 것 같았다.

 

有異香襲人 人不得遠之 諸婢皆浴 郎湯 而得其香

기이한 향기가 있어 사람들에게 스며드니 사람들은 이를 멀리하지 못하고

여러 비자들이 함께 <위화>랑의 탕에서 목욕하여 그 향을 득하였다.

 

覧淵娘主亦喜入郎湯 而得香 畏山公責之曰 如汝醜婦偸香何爲

<람연>낭주 역시 기쁘게 <위화>랑의 탕에 들어가 향기를 득하니 <외산>공이 이를 나무라며 말하기를

“ 당신은 추부(醜婦)처럼 남모르는 무슨 향인가?”

 

覧淵曰 吾婿之香也 可不聞乎

<람연>이 말하기를

“ 우리 사위의 향입니다. 듣지 못하였습니까?”

 

公遂愛其香 而浸帝亦聞后之香 而情新 故每有滯愛則 輒引郎入浴曰

朕所以愛汝實愛汝香也

마침내 <외산>공도 그 향을 사랑하고 제 역시 소문을 듣고 후의 향에 빠지니  정(情)이 새로워져서 사랑에 빠지게 된 즉

후가 번번이 <위화>랑을 이끌고 욕탕에 들어가며 말하기를

“ 짐이 너를 사랑함은 실로 너의 향을 사랑함이다.”

 

郎曰 香者花之神也 得花之神則 香自生也 聖后何不得其神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향은 꽃의 신(神)입니다. 꽃의 신(神)을 득한 즉 향은 스스로 생기는 것입니다.

성후께서 어찌 그 꽃의 신(神)을 득하지 못하겠습니까?“

 

后曰 朕爲汝雌 而受眞 汝何不與之以神乎

후가 말하기를

“ 짐은 너의 암컷이 되어 너의 진(眞)을 받고자 하는데 너는 어찌 신(神)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가?“

 

郎笑曰 陛下以人間之貴 行人間之樂 臣以天上之貴 行天上之樂 人間 天上間之神 何得通乎

위화랑이 웃으며 말하기를

“ 폐하께서는 인간의 귀함으로 인간의 즐거움으로 행하고 신은 천상의 귀함으로 천상의 즐거움으로 행하는데

인간과 천상 사이의 신(神)이 어찌 통함을 얻겠습니까?

 

后曰 何謂天上之貴

후가 말하기를

“ 천상의 귀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郎曰 如夢天子人間之一乞人 天上之位高於陛下 古(?)不肯爲臣逃入北界

위화랑이 말하기를

“ 천자와 인간의 한 걸인은 꿈만 같은 것입니다.

천상의 높은 지위가 폐하에게 있으므로 불초한 신은 도망하여 북계(北界)로 들어가려고 하는 신하입니다.“

 

后曰 汝何知之

후가 말하기를

“ 너는 그것을 어찌 알았는가?”

 

郎曰 呼吸之間 風爲之言 而月爲之顔 故雖在萬里 而能通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호흡하는 사이 바람(風)이 말(言)이 되고 달(月)이 얼굴(顔)이 되니 비록 멀리 있으나 능히 통합니다.“

 

后曰 天上之樂何如

후가 말하기를

“ 천상의 즐거움은 어떠한가?”

 

郎曰 質重 而濁肉交 而胎生氣淸 而淨聲交 而化生眞界靈感 而百化

위화랑이 말하기를

“ 무거운 질(質)이 혼탁한 육체와 만나 기(氣)와 정(淸)을 낳고

맑은 소리와 만나 진(眞)의 세계의 영감(靈感)을 낳으니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납니다.“

 

后歎曰 朕多慾 而內塞安能得神仙乎 惟與汝行人間之樂足矣

후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 짐은 욕심이 많아 기(氣)가 막혔으니 어찌 신선을 득할 수 있겠는가?

오직 너와 함께 인간의 즐거움에 만족할 뿐이다.“

 

遂荒蕩無度 郎諫之 不得竟以媚道慰后

마침내 황음하고 방탕하여 절제가 없어 <위화>랑이 이를 간하였으나

필경에는 부득이 미도(媚道)로써 후를 위로하게 되었다.

 

后乃快之回輦入帝寢

이에 후가 기뻐하여 수레를 타고 돌아가 제의 침실에 들어갔다.

 

郎喟然曰 業風也 奈何

위화랑이 한숨지으며 말하기를

“ 업풍(業風)이니 어찌 할꼬?”

 

업풍(業風) : 악업의 보답으로 이리저리 몰리며 고통을 받는 모양을 바람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지옥에서 분다는 무서운 폭풍

 

後來帝文郎作詩讚之曰

훗날 <제문帝文>랑이 시를 지어 노래하기를

 

紫盖靑燈兩 兩開散花

童子雙雙回 淨男淨女

呼山拜仙母 仙郞比翼

來雲雨情濃 下玉帳業

風吹入合歡 臺莫言

天上人間別 大雌英雄相抱鵚

자주색 덮개의 두 개의 푸른 등을 열고 꽃을 날리네

동자(童子)가 짝을 지어 돌고도니 깨끗한 남자와 여자인데

만세 부르며 선모(仙母)에게 절을 하니 선랑(仙郞)은 어깨를 나란히 하네

운우의 정은 짙기만 하여 옥을 두른 휘장 아래에서 업을 짓네

바람 불어 들어와 합환하니 누대는 말이 없고

천상과 인간은 유별한데 큰 암컷과 영웅이 서로 독수리를 포옹하네

 

<영제>가  <위화>랑을 사랑한 것을 노래한 시이다.

 

 

40. <이사부>가 <위화>에게 도(道)를 묻다.

 

時末曷入貢

이때 말갈이 조정에 들어와 공물을 바쳤다.

 

郎曰 奴欲伐扶余也 乃使人通之

위화랑이 말하기를

“ 말갈이 백제를 치러하는 것이니 사람을 보내 이를 알려야 합니다.”

 

果入高木城

과연 고목성(高木城)으로 쳐들어 왔다.

 

帝命郎出巡北界 以慰戍軍 伊宗公 問養眞之道

제가 <위화>랑에게 명하여 나가서 북계를 순시토록하고 수비군을 위로토록 하니

<이종伊宗>공이 진(眞)의 도를 기르는 것을 물었다.

 

郎曰 知敵之情 則不難防 知眞之眞 則不難養難者 知之難 雖知之

亦行之難 世皆養外 而壞其內者 聞見在外故也

聖人忘於耳目 昧入太玄者 視聽在於眞也 蛣蜣博糞 能運其穴者 專其力也

苟欲入玄探眞 不亦不知也 知之而不行知不精也

善用兵者 不用兵知敵之內 故不刃而破也

善用藥者 不用藥知眞之所由傷 故惟護其眞 而已眞在內 不可聞見而知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적의 사정을 알면 방어가 어렵지 않습니다.

진(眞)의 진(眞)을 알면 진(眞)을 기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는 것이 어려우나 비록 그것을 알더라도 행하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바깥에서 진(眞)을 기르고자 하나

안에서 기르는 자만이 듣고 본 것이 바깥에 있음을 아는 까닭입니다.

성인은 귀와 눈을 막고 태현(太玄)의 삼매경에 들어간 자이니 보고 들음이 진(眞)의 경지에 있는 것입니다.

쇠똥구리는 똥을 넓게 싸서 그 구덩이를 능히 운영할 수 있는 것이며 그 힘을 오로지 하는 것입니다.

눈앞의 안전만 꾀하며 현(玄)에 들어가 진(眞)을 탐구하면 역시 알지 못하고

알아도 행하지 아니하면 진(眞)의 정수(精粹)가 아닙니다.

용병을 잘 하는 자는 적의 내부를 알아 병을 움직이지 않으니 병기를 쓰지 않고도 적을 이기는 것입니다.

약을 잘 쓰는 사람은 상처의 원인을 알아 약을 쓰지 않고도 오직 그 진(眞)을 간호하니

이미 진(眞)이 그 안에 있으니 묻고 보지 않아도 아는 것입니다.“

 

伊宗公大驚曰 誠如夢天子言也

<이종>공이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 진정 천자의 말이 꿈만 같구나”

 

今世欲見眞仙 當拜 吾侄於是 阿瑟羅諸仙咸來服之

지금 세인들이 진선(眞仙)을 보면 당연히 절을 올리고자 하고

<이종>공의 조카들도 절을 올리니 아슬라(阿瑟羅)의 모든 선도들이 와서 복종하였다.

 

郎乃就吉公祠 行大祭 享 其徒於海上

이에 <위화>랑이 길공사(吉公祠)에 나아가 대제(大祭)를 지내고  해상에서 그 낭도들에게 잔치를 열었다.

 

是感日瑞雲滿天 白鶴亂舞 吉公以白鬚狀跨母牛來

해가 감응하여 하늘에는 서기와 구름이 가득하고 백학이 어지러이 춤을 추니

<길공吉公>이 흰 수염을 널어 트리고 어미 소를 타고 내려왔다.

 

人皆不知 郎獨知之 迎之 上坐談笑若舊知 衆皆疑之

사람들 모두는 알지 못하였으나 <위화>랑 혼자 알고 맞이하여

상석에 앉아 오래전에 아는 것처럼 담소하니 모두가 의심하였다.

 

時海上赤壁之上有花 無人可折 徒衆皆言能致 此花者神仙也

이때 바다의 적벽(赤壁) 위에 있는 꽃을 사람은 없는데 꺾어오니

모인 선도들 모두의 말이 이 꽃은 신선(神仙)이라고 치사하였다.

 

吉公謂玉蘭曰 仙母以爲何如

<길공吉公>이 <옥란玉蘭>에게 일러 말하기를

“ 선모(仙母)는 어찌 된 일인가?”

 

蘭曰 妾坤順 而已安能解仙語乎

<옥란>이 말하기를

“ 첩은 땅에 순종하니 어찌 신선의 말을 알 수 있겠습니까?”

 

公善之 乃執蘭手 蹈海緣岩 而上其疾如飛 採其花 與之衆

乃知爲吉公 爭欲獻誠

<길공>이 착하다고 여겨 해연암(海緣岩)을 밟고 나는 것처럼 재빨리 그 꽃을 캐어

손으로 난을 집어 여러 사람들에게 주었다.

 

公笑謂郎曰 紫岩上 白蘭花 千年萬年 人不採 跨牛老人爲君採去作 人間無雙

<길공>이 웃으며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

“ 자주색 바위 위의 흰 난 꽃은 천년만년 사람이 캐지 못 하였다.

소를 탄 노인이 군(君)을 위하여 캐 갔으니 인간사에는 없는 일이다.

 

花郎與玉蘭髮長歌之

화랑과 <옥란> <발장>이 이를 노래하였다.

 

公跨牛 而舞蹁 䙴入雲中去 衆仰其影 而嗟嘆下泣

“<길공>이 소를 타고 비틀거리며 춤을 추어 구름 속에 올라가니

사람들이 그 환영을 우러러보며 탄식하며 눈물을 흘리네.“

 

玉蘭曰 吉公前世之花 吾夫今世之花 今以其花傳于我者 道歸于吾夫也

汝等事吾夫如吉公 則何患不得仙乎

<옥란>이 말하기를

“ <길공>은 전세(前世)의 꽃이고 우리 지아비는 금세(今世)의 꽃이다.

지금 그 꽃을 나에게 전하는 것은 도(道)가 우리 지아비에게 돌아온 것이다.

너희들이 우리 지아비를 <길공>과 같이 받든 즉  어찌 우환이 있으며 선을 득하지 못하겠느냐?“

 

衆皆俯伏 聽命

모두들 부복하여 명을 들었다.

 

是夜 玉蘭夢見紇古大母 騎赤鰲 而來遂娠

이날 밤 <옥란>이 꿈에 <흘고>대모가 붉은 자라를 타고 오는 것을 보고 임신하였다.

 

白蘭是爲蘭公之母 皆天定也

<백란白蘭>은 <란공蘭公>의 어머니이니 모든 것은 하늘이 정한 것이다.

 

위화(옥란) - 백란(507- )

모진(백란) - 란공(524- )

 

 北路皆知天仙之在我 而民心歡悅

북로군의 모두는 천선(天仙)이 나에게 있음을 알고 기쁘게 환영하였다.

 

伊宗公以其孫女?雲獻 爲童子年才十二 自願捨身奉供

<이종>공은 그 손녀 <?雲>을 바쳤다.

방년 12살의 어린 나이인데 스스로 원하여 몸을 바쳐 봉공하였다.

 

 

41. <위화>, 별동선원을 세우다

 

乃與之歸 天后與太子迎于郊外 賜醖

이에 함께 돌아오니 천후와 태자가 교외에서 맞이하고 빚은 술을 내렸다.

 

從臣郎與后 同車入謁天子

신하들이 뒤 따르고 위화랑과 후가 같이 수레에 들어가  천자를 알현하였다.

 

陪食于天宮 超級九重 加彩 上慰之曰

汝以妙年達道鎭撫 吾民宰相器也 神國仙道 吾邦之元氣也

聞汝 徒衆日加 仙院 儉嗇 不足 宣揚 賜汝 狼山仙臺之地 用其泉石 可營別洞仙院也

천궁에 음식을 배로하고 아홉 배를 초월하여 채단을 내리며 상이 위로하며 말하기를

“ 너는 스물 살의 나이로 도에 통달하여 백성을 어루만지니 우리 백성들의 재상의 그릇이고

신국(神國)의 선도(仙道)는 우리나라의 원기(元氣)이다.“

너에게 들으니 낭도들이 날마다 늘어나서 선원이 비좁고 부족하니

선원을 넓히고자 너에게 낭산 선대(仙臺)의 땅을 하사하니

그 천석(泉石)을 이용하여 별동선원(別洞仙院)을 운영함이 옳을 것이다.

 

乃下黃金宅師輸材經始 郎感泣 而退 仙徒歡呼 壽祝 京都爲之路塞

이에 황금과 택사(宅師)를 내리고 자재를 날라 처음으로 경영하니

<위화>랑이 감읍하여 물러나고 선도들은 환호하며 만수무강을 축원하니 경도(京都)의 도로가 막힐 지경이었다.

 

布淵娘主 上樓觀光曰 吾父之所未及也

老身有此愛孫 死亦何恨 願以吾壽加 吾愛孫 禱于樹王

<포연布淵>낭주가 누각에 올라 풍경을 보며 말하기를

“ 나의 아버지는 미치지 못한다.

늙은 몸이 손자를 이같이 사랑하니 죽어도 무슨 여한이 있겠는가?

수왕에게 나의 목숨을 더하여 내가 손자를 사랑함을 빌기를 기원 한다“

 

패람(포연) - 람연(외산) - 발장(위화)

 

郎聞之謝曰 我自有壽無苦

<위화>랑이 듣고 사례하며 말하기를  “ 저는 스스로 장수하고 고통이 없습니다.”

 

祖母娘主 不聽 竟無疾而卒

조모 낭주가 듣지 아니하고 결국 병 없이 죽었다.

 

覧淵娘主泣謂郎曰 吾母爲汝獻壽 汝爲吾母福之可也

<람연覧淵>낭주가 울며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 나의 모친은 너를 위하여 목숨을 바쳤는데 너는 나의 모친을 위하여 복을 비는 것이 옳다.“

 

郎乃與髮長姬設齋于仙院 大享仙巫以福之

이에 <위화>랑과 <발장>이 선원에 재실(齋室)을 설치하고 선무들이 복을 빌도록 하였다.

 

布淵者好淵公女 沛覧公妻也 其母布姬布兒女也

<포연布淵>은 <호연好淵>공의 딸이고 <패람沛覧>공의 처이다

그 어머니 <포희布姬>는 <포아布兒>의 딸이다.

 

심(보반 360-428) - 호연(397-466)(포희) - 포연(435?-507)

 

<포아布兒>는 실성왕 때 가선(歌仙)이다.

 

平生不害物 惟養眞氣 至是能知自化

평생 만물을 해치지 않았으며 오로지 진기(眞氣)를 길러

지금에 이르러 능히 스스로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감을 알았다.

 

沛覧公曰 吾妻自幼不喜邪色 與吾同居五十年常如

初夜未嘗少倦 且於婢妾 施以厚德 未嘗妬猜 雖古聖女未有加也

今忽先我 而去者 爲我往掃玉邸 而待也

唯願速往玉京逢此愛妻

<패람>공이 말하기를

“ 내 처는 어릴 때부터 사악한 색(色)을 좋아하지 않고 나와 더불어 50년을 한결같이 살았다.

첫 날 밤부터 일찍이 조그만 싫증을 낸 적이 없으며 또 비첩에게 후덕하여 질투와 시기를 한 적이 없으니

비록 옛 성녀(聖女)도 아직까지 내 처에 더하지 못하였다.

지금 홀연히 나를 앞서 간 것은 내가 가서 옥저(玉邸)를 치우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오직 빨리 옥경(玉京)에 가서 처를 만나 사랑할 것이다.“

 

乃歸上仙之位 傳于山兼公 而閉門獨處 四十七日 而召畏山公傳家寶曰

將從汝母 于天上 吾化之後 不可號哭 汝與汝妻 吹簫彈琴可也

이에 상선(上仙)의 지위를 <산겸山兼> 공에게 전하고 돌아 가

문을 닫고 홀로 47일을 지내다 <외산> 공을 불러 가보를 전하며 말하기를

“ 장차 천상으로 너의 어미를 따라 가고자 하니 내가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된 후 울어서는 안 된다.

너와 너의 처는 퉁소를 불고 가야금을 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산근(청아) - 산겸(438-508)

 

後二日 公遂長眠 蟬化乃火豕孟春之五日也

이틀 후 마침내 <패람>공이 오랜 잠에 빠져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니 화시(火豕)(507년) 음력 정월 5일이다.

 

子女皆已會坐 而郎時與天后 薰沐 未及時 家人不敢收

郎自浴室見異氣上天驚曰 上仙化矣

자녀들 모두는 이미 모여 앉아 있고 <위화>랑과 천후가 향기 나는 풀로 머리를 감고 있었는데

가인들이 머리를 가지런히 하기 전에

<위화>랑이 스스로 욕실에서 기이한 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놀라 말하기를

“ 상선(上仙)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后爲之改衣 幷馬 來會曰 天后與我 來祖 其知之 公舍笑頷之 而逝

후가 옷을 갈아입고 나란히 말에 올라 모임에 와서 천후와 내가 조부에게 다가오니

이를 알고 <패람>공이 집에서 미소를 지으며 턱을 끄덕이더니 서거하였다.

 

畏山公乃簫 覧淵娘主乃琴 子女皆 念眞元

<외산>공은 퉁소를 불고 <람연>낭주는 가야금을 타고 자녀들 모두는 진원(眞元)을 외웠다.

 

郎與髮長姬奉魄收棺曰 吾祖 雪白精神 必爲光明言下

<위화>랑과 <발장>이 혼백을 받들고 관을 수습하며 말하기를

“ 우리 조부는 눈같이 흰 정신(精神)이니 반드시 광명(光明)의 말을 내릴 것이다.”

 

白雪粉粉 雪明三日

흰 눈이 흩날려 눈의 광명이 3일간 계속되었다.

 

帝命立其祠曰 雪明

제가 사당을 세우기를 명하고 설명사(雪明祠)라 하였다.

 

覧淵主之六月 行剡臣公大祭于剡院

<람연>낭주가 6월에 염원(剡院)에서 <염신>공의 대제를 행하였다.

 

玉蘭當産請止 郎曰 産亦重事 祭不再來不可廢也 雖祭而産可也

<옥란>이 출산기가 있어 저지하기를 청하니 <위화>랑이 말하기를

“ 출산 역시 중요한 일이지만 제(祭)는 다시 오지 않으니 폐하지 못한다.

비록 제를 지내다 출산하여도 가하다.“

 

玉蘭乃登壇行祭胎動 而娩是爲白蘭 娟美無雙

이에 <옥란>이 단에 올라 제를 행하니 태기가 있어 분만하니 <백란白蘭>이다.

예쁘고 아름다움이 견줄 데가 없었다.

 

郎愛之曰 此兒紇古之化也 必生聖人 但其生已苟目多波浪

<위화>랑이 사랑하며 말하기를

“ 이 아이는 <흘고紇古>의 다시 태어남이다. 반드시 성인을 낳을 것이다.

다만 이미 그 생이 구차하여 눈앞에 많은 파도가 있을 것이다.“

 

玉蘭憐之曰 郎君之女也 何不福之

옥란이 이를 가련히 여겨 말하기를

“ 낭군의 딸입니다. 어찌 복이 없다고 하십니까?

 

郎曰 可福之福 福之不可 福之福 雖天仙不能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가는 복은 불가하니 가는 복은 비록 천선이라도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玉蘭曰 亦有不能天仙之貴 何在

옥란이 말하기를

“천선의 귀함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郎笑曰 汝眞慈癡兒也 事有可能 而不可爲此 乃天機之不能也

不能 而不可爲者 人智之不能也

天仙欲汝之所貴 而肯違天機乎

<위화>랑이 웃으며 말하기를

“ 당신은 진정 자식을 사랑하나 어리석은 아이입니다.

일에는 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한 것이 있으니 천기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불가능한 것은 불가한 것이니 사람은 불가능한 것을 아는 것입니다.

천선(天仙)이 당신을 귀하게 하고자하나 천기(天機)를 어찌 그슬리겠습니까?

 

玉蘭乃漸而謝曰 順祖嘗責靑祖曰 汝昧吾心不足爲吾妻 今妾之謂也

願郎君憐妾而恕之

이에 <옥란>이 점점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례하며 말하기를

“ 일찍이 <순실> 선조가 <청아> 선조를 나무라며 말하기를

‘ 너는 어리석어 내 마음을 알지 못하니 내 처로 부족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첩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낭군께서는 첩을 가련히 여겨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郎曰 夫婦一體 汝過 卽吾過 安有相責 汝聞 色癡爲房癡 房癡爲慈癡

此三癡者 慾之源也 故大人 無愛 雖愛而不染 雖染而不癡 雖癡而不亂

愛染癡亂慾之程也

眞者宇宙之總花 而神仙之所往也

眞與慾相背十年之功一朝毁之

吾妻聦慧 宜汝自知

위화랑이 말하기를

“ 부부는 일심동체입니다.

당신이 모자라는 것은 내가 모자라는 것이니 서로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색(色)이 어리석은 집안이 되고

어리석은 집안은 자식을 사랑하는 어리석음이 된다는 것을 당신은 들었을 것입니다.

이 세 어리석음은 욕망의 근원입니다.

그러므로 대인은 사랑하지 않고 비록 사랑하더라도 더러워지지 않으며

비록 더러워지더라도 어리석지 않으며 비록 어리석더라도 난잡하지 않으니

사랑하고 더러워지고 어리석고 난잡함은 욕망의 정도입니다.

진(眞)은 우주의 총화(總花)이고 신선이 머무는 곳입니다.

진(眞)과 욕망은 서로 등지니 십년의 공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입니다.

내 처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니 마땅히 스스로 알 것입니다.“

 

玉蘭大悅聰曰 郎君一言洞開 妾心謹當銘心奉行矣

옥란이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 낭군의 한 마디는 어두운 동굴을 여는 것과 같으니 첩은 마땅히 마음을 삼가고 명심하여 받들 것입니다.“

 

 

42. <위화>의 아이를 임신한  천후 <영제>

 

時天后有娠出居凉宮 召郎談眞話元 或至夜深 后爲之相送到橋 不能相別

命駕小舟 郎與后 棹至深林 后枕郎 而臥 命郎摩腹曰 朕娠汝子也

이때 천후가 임신하여 출궁하여 양궁(凉宮)에 거주하였는데  <위화>랑을 불러 진원(眞元)을 담화하고

혹은 한 밤에 이르러 <위화>랑을 보내려고 다리에 도착하니 서로 이별을 할 수 없어

가마가 있는 작은 배를 가져 오도록 하여 <위화>랑과 후과 노를 저어 우거진 숲에 이르니

후가 <위화>랑을 베고 누워서 <위화>랑에게 배를 문지르도록 하며 말하기를

“ 짐이 임신한 너의 자식이다.”

 

郎曰 聖躬如天 雖臣薦枕 安能動胎神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하늘과 같은 성체(聖體)인데 비록 신(臣)이 잠자리에서 시중을 들었지만

어찌 신(神)의 태동(胎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后曰 朕與汝 外雖君臣 而內實夫婦 朕不生汝子 安能答汝恩乎

후가 말하기를

“ 짐과 너는 바깥으로는 군신이지만 안으로는 실제로 부부이다.

짐이 너의 자식을 낳지 않으면 어찌 너의 은혜에 보답하겠느냐?“

 

郎曰 臣與陛下皆是業也 陛下至尊臣 則至微雖臣 奉胤天腹 敢以子之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신과 폐하의 업(業)입니다.

폐하는 신의 지존이신 즉 미천한 신이 감히 천복(天腹)을 이을 자식으로 받들겠습니까?

 

后乃抱郎嗚咽曰 朕與汝爲夫妻()如草介 况汝所點之子乎

후가 <위화>랑을 안고 울며 말하기를

“ 짐과 너가 부부가 되는 것을 제는 초개(草介)와 같이 생각하는데 하물며 너도 자식을 가볍게 생각하는가?“

 

郎曰 帝與太子在 願陛下自重 夜氣漸冷 不宜 聖躬恐 傷胎君

위화랑이 말하기를

“ 제와 태자가 있으니 폐하께서는 자중하시기를 바랍니다.

밤기운이 점점 서늘하여 성체가 염려되니 태군(胎君)을 상하게 하여서는 안 됩니다.

 

后乃命掉入水宮 月色如晝 四顧無人 但閒水鳥驚飛 后不勝興擊水 而歌

이에 후가 명하여 노를 저어 수궁(水宮)으로 들어가니  대낮같은 달밤인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은 없고

단지 한가로운 물새만 놀라 날아오르니  후가 흥을 이기지 못하여 물을 치며 노래하였다.

 

後來 帝文郎 解其歌曰

훗날 <제문帝文>랑이 풀어 노래하기를

 

見郎君於天上兮 漢水高於萬丈

萬丈水千丈月 不及郎君愛

妾心只在郎君 上完似明月在水中

妾心雖謂天長 月高懸却入水中

郎君懷相抱淸風樂 眞元樂無窮夜無盡長在

郎君寵潢海明月兮 淸風兮

妾與郎君長無窮歌罪 而抱郎而舞舟入皐梁

천상에서 낭군을 바라봄이여!  은하수는 높아 만 길인데

만 길 은하수 천 길 달도 낭군의 사랑에 미치지 못하네

첩의 마음은 오로지 낭군에게 있어 물속의 밝은 달과 같은데

첩의 마음이 비록 하늘과 같이 영원하다 하지만 달은 높아 물속에 물러나 걸려있네

낭군이 청풍(淸風)을 안고 품어 즐기니 진원(眞元)의 즐거움은 끝이 없네.

낭군의 황해(潢海) 명월(明月) 청풍(淸風)을 총애함이여!

첩과 낭군이 오래도록 죄를 노래하며 낭군을 안고 춤추는 배가 고량으로 들어오네

 

<위화>를 사랑한 <영제>의 마음을 노래한 시이다.  

 

髮長姬出迎奉以枕席 后爲月色命不下帳 玉體玲瓏露於月下 抱郎綢繆密話

<발장>이 나가 맞이하여 잠자리를 받드니  후가 달빛이 있어 장막을 내리지 않도록 명하였다.

옥체가 달빛 아래서 영롱히 드러나고 <위화>랑을 휘감아 안으며 속삭였다.

 

姬與菱花不敢仰視 但聞天語水回梁下 則激爲之聲亦不可聞

<발장>과 <릉화>가 감히 바라보지 못하고

다만 하늘의 말과 물이 돌아서 교량 아래로 흐르는 것을 들은 즉 부딪쳐 흐르는 소리는 역시 듣지 못하였다.

 

帝文郞作詩讚之曰

<제문>랑이 시를 지어 노래하기를

 

正是情濃雲雨高 月色水聲兩相宜

鳳凰枕上玉猉麟 纏纏繆繆宛轉之

天生大元配玄牝 沛然眞漓洗大雌

大雌天帝柔於綿 交垂鳳頸吐龍漦

龍漦深處紫龍起 抬頭直上貝王池

貝王隹躍含龍頭 暗濆細吹緊相持

慈雲蒸濕魚路滑 一場風高浪打

운우의 정은 짙고도 높으니 달빛과 물소리가 서로 화답하네

봉황과 기린이 베개를 베고 얽히고 묶이어 뒤척이는데

하늘이 낳은 대원(大元)은 현빈(玄牝)의 배필이라  크고도 큰 진(眞)이 큰 암컷에 스며드네

큰 암컷과 천제(天帝)는 금슬이 약하여 봉황의 목을 끌어안고 용은 땀을 흘리는데

용이 흘린 깊숙한 곳에서 자룡(紫龍)이 일어나 머리를 치며 올라 왕의 연못을 바라보네

패왕(貝王)이 높이 뛰어올라 용의 머리를 머금으며 몰래 내뿜는 작은 숨은 서로 긴장을 지속하는데

구름이 뒤덮고 습하여 고기는 어지러이 미끄러지고 한 줄기 바람은 높은 파도를 치네

 

時千般嬌 萬般愛 抱着嬌郎 朕且死七生八 業有 誰知 翠玉床 雪花䄄 與我 仙皇爾長隧

때에 천 번을 보아도 아리땁고 만 번을 보아도 사랑스러워 <위화>랑을 끌어안으며

짐이 다시 일곱 번 죽고 여덟 번 태어나도 업이 있으니

누가 취옥상(翠玉床)과 설화연(雪花䄄)을 알겠는가?

나와 더불어 너도 선황(仙皇)의 무덤길을 따를 것이다.

 

時帝春秋已高 倦於內事 不問 后之出入

때에 제는 이미 늙어 내사(內事)에 권태를 느껴 후의 출입을 묻지 않았다.

 

后以此益勤于郎 舟遊山行晝以繼夜 或連數日

후는 <위화>랑을 더욱 자주 만나 배를 타고 밤낮으로 때로는 수일을 연속하여 산행을 유람하였다.

 

帝慕后 而至 后與郎睡熟 而未起帝待于外久

제가 후를 사모하여 이르니 후는 위화랑과 깊이 잠들어 일어나지 못하고 제가 바깥에서 오래도록 기다렸다.

 

后才睡眼曚曨 而來曰爲汝 夜福不能眠也

후가 겨우 잠에서 깨어나 내일은 당신을 위하여 밤에 잠을 자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帝曰 人言汝與魏花 調陰理陽果乎

제가 말하기를

“ 사람들의 말이 당신과 <위화>가 음양의 이치를 조절한다는데 과연 그러한가?”

 

后怒曰 誰讒吾聖人於汝乎 不斬不可

후가 노하여 말하기를

“ 누가 나의 성인을 당신에게 참소하였습니까?  목을 베어야 할 것입니다.”

 

帝笑曰 朕孤而 自妬之 豈有人言乎

제가 웃으며 말하기를

“ 짐이 홀로 생각하여 스스로 질투한 것인데 어찌 말할 사람이 있겠는가?”

 

后乃與帝入別寢 而慰媚帝倦 而睡

이에 후와 제가 별침으로 들어가 아첨하여 제를 위로하니 권태를 느끼며 잠이 들었다.

 

后乃脫歸郎寢 郎尙未覺也

이에 후가 <위화>랑의 침실로 돌아오니 <위화>랑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后抱起愛之曰 老物來矣 少帝勿驚

후가 안고 일으키며 사랑스럽게 말하기를

“ 늙은 물건이 왔다. 소제(少帝)는 놀라지 말라.”

 

郎欲辭歸不得 帝竟先自還宮

<위화>랑이 사양하며 부득이 돌아가고자 하니 제가 마침 먼저 스스로 환궁하였다.

 

凉宮婢皆呼 郎以少帝 服用器盂皆天子物也 郎欲辭之則

양궁 노비들이 <위화>랑을 소제라 부르고

의복과 그릇, 바리등 천자의 물건을 사용토록 하니 <위화>랑이 사양코자 한 즉

 

后曰 朕與汝一體 汝不用此孰敢用之

후가 말하기를

“ 짐과 너는 일심동체인데 너는 감히 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郎曰 臣雖雄也 非正位安得與天子同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비록 신이 영웅이지만 정위(正位)가 아닌데 어찌 천자와 같겠습니까?

 

后笑曰 朕以汝爲正位 汝勿多言

후가 웃으며 말하기를

“ 짐이 너를 정위(正位)로 삼고자 하니 너는 말을 삼가 하라.”

 

乃命玉人 造郎玉器十二彫 以瑤池宴圖極

이에 옥인(玉人)에게 명하여 <위화>랑에게

신선도(神仙圖)가 그려진 옥 그릇 12개를 조각하여 만들어 주었다.

 

其精妙飾 以珊瑚黃金載 以六神枬盤 其侈倍於帝

육신단반(六神枬盤)에 산호와 황금을 입히니

그 정교하고 절묘한 장식은 제의 것보다 사치가 갑절이었다.

 

后彩典獻錦繡 后親檢之

후가 채전(彩典)에 수놓은 비단을 헌납하고 친히 검열하였다.

 

先擇郎用 而後帝

먼저 <위화>랑이 선택하여 사용하고 후에 제(帝)가 사용하였다.

 

后曰 朕以天下奉吾仙夫

후가 말하기를

“ 짐은 천하의 내 선부(仙夫)를 받들 것이다.”

 

 

43. <위화>와 <식란息蘭>의 아들 불조(佛祖 <이차돈異次頓>

 

是年 佛祖異次頓生

이 해 불조(佛祖) <이차돈異次頓>이 태어났다.

 

其母息蘭 乃玉蘭之胞妹 而妙心女也

그 어머니 <식란息蘭>은 <옥란玉蘭>의 포매(胞妹)이고 <묘심妙心>의 딸이다.

 

與郎同年 而美 嫁阿珍宗子吉升 生之

<위화>랑과 동갑이고 아름다워

<아진종阿珍宗>의 아들 <길승吉升>에게 출가하여 <이차돈>을 낳았다.

 

자비(파호) - 비처(436-499 21대 소지왕 재위 479-499)

삼고위(나연) - 묘심(450?-488)

                       란릉(452?-490)

비처(란릉) - 옥란(478-533)

묘심(란릉) - 식란(487- )

위화(식란) - 이차돈(507-528)

습보(보량) - 아진종(451-511)

 

息蘭常慕郎 每入剡院 羡玉蘭之得好夫 玉蘭憐之 乘郎之深睡命代己薦枕

<식란>이 항상 <위화>랑을 사모하여 염원(剡院)에 들어올 때마다

<옥란>이 좋은 지아비를 얻은 것을 부러워하니 <옥란>이 가엾이 여겨

<위화>랑이 깊이 잠든 사이 자기 대신 수레를 타고 천침(薦枕)하게 하였다.

 

郎到曉 而覺之曰 吾未嘗亂 汝何以至

<위화>랑이 새벽에 깨어서 말하기를

“ 나는 아직도 정신이 어지러운데 당신이 어찌 여기에 있습니까?”

 

息蘭泣曰 妾願生聖兄之子 慕之欲死

<식란>이 울면서 말하기를

“ 첩은 성형(聖兄)의 자식을 낳기를 원하니 사모하다 죽고자 합니다.”

 

故玉姐憐 而代之也

<옥란>의 누이라 가엾게 여겨 대신하게 하였다.

 

郎曰業也 勿泣 必生貴子 而極慘亦命也

貴者誠之報 慘者僞之報如何

<위화>랑이 말하기를

“ 업(業)이니 울지 마시오.

반드시 귀한 자식을 낳을 것이니 지극한 애처로움도 역시 운명입니다.

귀한 것은 정성의 보답인데 애처로운 것은 어찌 보답하여야 합니까?“

 

息蘭曰 若生貴子 慘亦不辭

<식란>이 말하기를

“ 만약 귀한 자식을 낳게 되면 애처로움 역시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郎乃引而 成其願 息蘭感泣拜謝

이에 <위화>랑이 이끌어 그 소원을 이루니 <식란>은 감읍하여 절로 사례하였다.

 

郎曰 汝夫吉升待之 可急歸

<위화>랑이 말하기를

“ 당신의 지아비 <길승吉升>이 기다리니 급히 돌아가시오.‘

 

息蘭乃歸 郎之香滿其身

이에 <식란>이 돌아오니 <위화>랑의 향기가 그 몸에 가득하였다.

 

吉升悅之 貪而不捨 遂化玄上 息蘭悲哀

<길승>은 그 향기를 좋아하여 탐하여 버리지 않고

마침내 현묘한 기(氣)가 하늘로 올라가니 <식란>은 슬퍼하였다.

 

至是 生子異香滿室 阿珍宗洗之曰 吾家始得如此仙兒天惠吾兒

이 때에 이르러 아들을 낳으니 기이한 향기가 산실에 가득하였다.

<아진종>이 아이를 씻으며 말하기를

“ 우리 집안이 처음으로 이와 같은 신선을 얻으니 이 아이는 하늘의 은택이다.”

 

息蘭心知爲郎子 而不敢曰其私

<식란>은 마음속으로 <위화>랑의 아들임을 알았으나 그 사사로움을 감히 말하지 못하였다.

 

<이차돈>은 사실은 <위화>의 아들이다.

 

及長 與白蘭無異 酷肖於郎 聰明絶人

장성해감에 따라 <백란白蘭>과 다름이 없었고 <위화>랑을 꼭 빼어 닮아 총명하고 절대가인이었다.

 

위화(옥란) - 백란(507- )

위화(식란) - 이차돈(507-528)

 

郎愛之曰 鸛生三子 一爲鶴此吾鶴

<위화>랑이 이를 사랑하며 말하기를

“ 구관조가 세 마리의 새끼를 낳으니 이 한 마리의 학은 나의 학이다.”

 

息蘭遂爲郎捨身

<식란>은 마침내 <위화>랑을 위하여 몸을 내던졌다.

 

時碧花妃亦生太子女三葉 太子命郎福之 郎爲白蘭三葉異次頓 行赤蟹祭 于剡院七日

이 때 <벽화碧花> 비(妃) 역시 태자의 딸 <삼엽三葉>을 낳아 태자가 <위화>랑에게 명하여 복을 빌게 하니

<위화>랑은 <백란>과 <삼엽>, <이차돈>을 위하여 염원(剡院)에서 7일 간 적해제(赤蟹祭)를 지냈다.

 

모진(벽화) - 삼엽(507- )

 

后令州郡 獻其新穀 于仙院 以助之賜 以金銀幣齋明 洗兒于神池

후가 주군(州郡)에 영을 내려 햇곡식을 선원에 바치도록 하여 이를 하사하여 도우고

금은과 예물로 적해제(赤蟹祭)를 빛나게 하고 신지(神池)에서 아이를 씻었다.

 

后爲之主齋宿仙院 有異鳥怪鳴

후가 적해제(赤蟹祭)를 주관하고 선원에서 잠이 드니  기이한 새의 괴상한 울음이 있었다.

 

后問之郎曰 此鳥乃阿羅太后阿兮園中之鳥也

其君八海 暴虐囚 阿兮 故此鳥來報也

후가 이를 위화랑에게 물으니 말하기를

“ 이 새는 아라태후(阿羅太后) <아혜阿兮> 동산의 새입니다.

그 군(君) <팔해八海>가 사납고 흉포하여 <아혜阿兮>를 가두니 이 새가 와서 우는 것입니다.“

 

효국(아리) - 아혜(456-518)

    ? (팔의) - 팔해(472- )

 

后乃使元臣 往迎阿兮 果如其言

이에 <원신元臣>을 보내어 <아혜阿兮>를 만나게 하니 과연 그 말과 같았다.

 

后曰 有此仙夫 朕之福也

후가 말하기를  “ 이와 같은 선부(仙夫)가 있으니 짐의 복이다.”

 

乃加級伐湌 賜白大馬 黃神衣

이에 벌찬(伐湌)의 직급을 더하고 백대마(白大馬)와 황신의(黃神衣)를 하사하였다.

 

阿兮 感恩 願獻其園之合歡樹 爲別洞樹王 后許之

<아혜阿兮>가 은혜에 감격하여 그 동산의 합환수(合歡樹)를

별동선원의 수왕(樹王)을 위하여 바치기를 원하니 후가 허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