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유고

위화진경(魏花眞經) 完譯(6)

지보고 2023. 11. 26. 08:09

 

33. <위화魏花>를 사랑한 <오도吾道>와 <위화魏花 >의 처 <옥란玉蘭>

 

三月帝自海宮還都 命太子巡視國中城堞

3월 제가 해궁에서 경도로 돌아와 태자에게 나라 안 성첩(城堞)을 순시토록 하였다.

 

后願從之 郎亦從出都 病發 而還畏山公與覧淵娘主 迎于途中 治藥卽効 仙徒皆喜

후가 따라가고자 하니 <위화>랑 역시 경도(京都)를 나와 따라가서 병이 나니

<외산>공과 <람연>낭주를 돌아오는 도중에 만나 약으로 치료하여

즉시 나아서 선도들 모두가 기뻐하였다.

 

時郎姑尋尋有別院泉石甚佳 郎養調于此

이때 <위화>랑의 고모 <심심尋尋>이 별원(別院) 천석(泉石)에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워

<위화>랑이 물자를 조달하여 부양하였다.

 

백흔(조리) - 염신(447-503)(벽아) - 위화(487- )

백흔(?) - 심심(470?-530)

 

<심심>은 <염신>의 이복동생으로 <위화>의 고모이다.

 

太子寵妾吾道素慕郎 風典郎 服部 納情于郎

태자의 총첩 <오도吾道>는 <위화>랑을 사모하여

<위화>랑이 풍전(風典) 복부(服部)에 있을 때부터 <위화>랑에게 정을 주고 있었다.

 

<오도吾道>는 <묘심>과 <선혜>의 딸로 <위화>랑과 동갑이다.

 

時因太子出狩常來院中 情戀頓加遂相和濡 而娠郎夢見白羊神母入吾道懷中 知其爲當生貴人

이때 태자는 수렵을 갈려고 별원으로 오고 있었는데  마침내 연정(戀情)이 더하여 서로 고루 적시어 임신을 하니

<위화>랑의 꿈에 백양신모가 <오도吾道>의 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귀인을 낳을 것을 알았다.

 

吾道一情片慾無非業緣 况此大夢天已定之復何懼哉

<오도>의 일편 정욕(情慾)은 업(業)과 인연이 아님이 없는데

하물며 이 같은 큰 꿈은 하늘이 이미 정한 것이니 어찌 두려워하겠는가?

 

乃約爲夫婦 至翌年二月羊日生女玉珍 瑞氣滿堂鳳鳥來鳴

이에 부부가 될 것을 약속하고 다음 해 2월 羊日에 딸 <옥진玉珍>을 낳으니

서기가 산실에 가득하고 봉황이 날아와서 울었다.

 

묘심(선혜) - 오도(487-539)

위화(오도) - 옥진(505- )

 

太子以其非時之娠詰其所夫 吾道不敢諱之太子 乃命郎洗兒

태자가 때가 아닌데 임신하여 그 남편이 누구인가를 물으니 <오도>는 감히 태자를 속일 수가 없어

이에 <위화>랑에게 명하여 아기를 씻게 하였다.

 

郎乃負??*荊罪 太子曰 吾嘗以牝狗賜汝 而汝不受而諫我今竊

其妹而生子初何義 而後何邪乎

이에 <위화>랑이 엎드려 죄를 청하니 태자가 말하기를

“나는 일찍이 암캐로써 너에게 하사하였는데 너는 내가 총애한다고 받지 않았다.

그 여동생이 처음으로 자식을 낳으니 의로운 일이지 어찌 사악한 일이겠는가?

 

비처(선혜) - 보도(485-528)

묘심(선혜) - 오도(487-539)

 

여기서 태자가 말한 암캐는 <오도吾道>의 언니인 <보도保道>를 말한다.

 

郎對曰 眞骨正妃非 臣敢犯故也 牝狗者保道妃也

吾道乃其異父妹 故美保道體洪 而音大若男子狀 以善兮正統入爲妃吾道??

위화랑이 답하여 말하기를

“진골 정비가 아니어서 신이 감히 죄를 지었습니다. 암캐는 <보도保道> 비(妃)입니다.

<오도吾道>는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이므로 아름답고

<보도保道>는 체격이 넓고 목소리가 커서 남자의 상이고

<선혜善兮>의 정통은 <오도>를 비(妃)로 들어오게 하였습니다.“

 

太子愛吾道 而嘲保道之肥曰 牝狗可爲吾花郞茵也

태자가 <오도>를 사랑하며 <보도>의 비대함을 조롱하며 말하기를

“암캐는 우리 화랑의 돗자리로 함이 가하다.”

 

乃命通妃 而郎常拒之故也

이에 비(妃)를 통정토록  하니 <위화>랑이 항상 이를 거절하는 이유이다.

 

時太子有嬖臣七人 阿時最長 呼作星兄

이때 태자는 폐신(嬖臣) 7인이 있었는데  <아시阿時>가 나이가 많아 성형(星兄)으로 불리었다.

 

선모(보해) - 아시(481- )

 

初吾道娠賬恐太子罪之 郎乃乞于阿時 阿時曰 吾當之乃誘吾道通之

처음에 <오도>가 임신하여 태자에게 죄를 받을까 두려워하였다.

이에 <위화>랑이 <아시>에게 애걸하니 <아시>가 말하기를

“내가 당연히 <오도>를 유혹하여 통정하였다.”

 

乃言於太子曰 聖人寬於妻妾 盖愛人如己 故不問所私也

燕太子畜妾七百人雜處于客 而不問客皆欲效死趙高自宮 而滅秦盖爲燕太子報仇也

今臣等七人義則君臣情則 骨肉雖弄嬪妾設有密私何足問乎

이에 태자에게 말하기를

“성인은 처첩에게 관대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몸처럼 여기므로 사사로운 일은 묻지 않습니다.

<연燕> 태자는 칠백 명의 첩을 여러 곳 식객에게 두었는데

모든 식객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불알을 까서 사력을 다하여 <조고趙高>를 죽이고

진(秦)을 멸하여 덮은 것이 <연燕> 태자의 원수를 갚음입니다.

지금 신 등 7인의 의(義)는 군신(君臣)의 정(情)인 즉  비록 골육(骨肉)의 빈첩(嬪妾)을 우롱하였다하나

남몰래 한 사사로운 일이니 어찌 지나침을 묻겠습니까?

 

<아시>는 연나라의 태자가 식객의 도움으로 진(秦)나라의 환관 <조고>를 죽인 것을 말하고

<위화>랑과 <오도>의 관계는 사사로운 일이므로

군신의 의(義)와 정(情)으로 용서하여 줄 것을 태자에게 말하고 있다.

 

太子曰 善乃以吾道妻郎

태자가 말하기를

“좋다. <오도>를 <위화>랑의 처로 하라.”

 

郎乃邀阿時于剡院 命玉蘭奉酒 而媚之阿時欲通之

이에 <위화>랑은 염원(剡院)에서 <아시>를 맞이하여  <옥란玉蘭>에게 술을 올리도록 명하니

<옥란>의 아리따움에 <아시>가 통정코자하였다.

 

玉蘭鄙之而拒曰 我雖魏花之妻 而太子之妾也

太子無命安敢私奉乎

<옥란>이 이를 촌스럽게 여겨 거절하며 말하기를

“나는 비록 <위화>의 처이지만 태자의 첩이다. 태자의 명이 없는데 어찌 감히 사사로이 받들 수 있겠는가?“

 

阿時不悅 而起 郎悶之使蘭挽之 蘭猶豫未決

<아시>가 불쾌하게 여기고 일어나니 <위화>랑이 걱정하여

<옥란>으로 하여금 만류토록 하니 <옥란>은 아직도 결정을 못하였다.

 

 

34. <위화>를 파면하여 천경림(天鏡林)으로 유배를 보내다.

 

阿時出謂太子曰 魏之竊之則可 而隱之則不可

主之宥之則可 而愛之則不可 且有罪 而無戒 不足以懲衆 請改枕臣

<아시>가 나가 태자에게 일러 말하기를

“<위화>랑의 총애는 옳으나 숨김은 옳지 않습니다.

주인의 용서는 옳으나 사랑은 옳지 않습니다.

또한 죄가 있는데 징계가 없어 무리들을 징계하는데 부족함이 있습니다.

청컨대 침신을 바꾸십시오.“

 

太子乃罷郎爲衛監曰 吾非不愛汝也 奈有衆口何

이에 태자가 <위화>랑을 위감(衛監)에서 파면하며 말하기를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의 입이 있으니 어찌 하겠는가?

 

郎歸院泣謂玉蘭曰 汝不聽阿兄之言使我至此

<위화>랑이 염원(剡院)으로 돌아와 <옥란>에게 울며 일러 말하기를

“당신이 형의 말을 듣지 않아 내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玉蘭乃詣宝兮宅乞于阿時

이에 <옥란>이 <보혜宝兮> 집으로 가서 <아시>에게 애걸하였다.

 

阿時乃抱入寢 而濡私約鮮郎譴

이에 <아시>가 침실에 들어가 포옹하여 적시고 사사로이 <위화>랑을 꾸짖어 새롭게 하기로 약속하였다.

 

時善知淨凰保道等皆憎

이때 <선지善知>와 <정봉淨凰> <보도保道> 등 모두가 싫어하였다.

 

碧花讒郎于帝曰 魏花之罪不可居內

<벽아>가 <위화>랑을 참소하여 제에게 말하기를

“<위화>의 죄는 내궁에 거주함이 불가합니다.”

 

帝乃命放于天鏡林 以視林木鳥獸 黜吾道爲遊花

이에 제는 천경림으로 내쫓아 임목과 조수를 살피도록 하고  <오도>를 유화(遊花)로 내쳤다.

 

阿時乃請於太子曰 雲人不可照泥 請贖吾道爲婢

이에 <아시>가 태자에게 청하여 말하기를

“떠돌이는 진흙탕 속에서 빛나지 못합니다.

청컨대 <오도>를 노비가 되도록 속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太子乃賜吾道以爲妾

이에 태자가 <오도>를 <아시>의 첩으로 하사하였다.

 

吾道乃抱阿時而泣曰 妾非夫公 則落??矣 浩恩如天 奈魏郎之放何

이에 <오도>가 <아시>를 포옹하며 울며 말하기를

" 첩은 남편이 아니면 어지럽게 떨어진 낙엽입니다.

하늘과 같은 넓은 은혜로 어찌 <위화>랑을 내칩니까?"

 

玉蘭亦泣乞曰 兄公約我以鮮吾夫 而濡我禍愈大者何也

<옥란> 역시 울며 애걸하여 말하기를

“형은 나에게 내 지아비를 새롭게 하기로 약속하면서 나를 적시었는데 화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阿時乃說保道曰 魏花之得罪專爲吾妃也

이에 <아시>가 <보도>에게 설명하여 말하기를

“<위화>의 지은 죄는 오로지 나의 비(妃)가 한 일이다.”

 

時太子以保道爲正大 不似吾道之輕薄 而寵始生 故阿時托言之妃乃然之奏于帝曰

魏花之與吾道自誤者 欲使太子愛妾也

其忠可賞 而不可罪

이때 태자가 <보도>의 정대(正大)함을 <오도>의 경박함과 같지않게 여겨 처음으로 총애를 주고 있어

<아시>가 <보도>에게 그 말을 부탁하니 제에게 아뢰기를

“<위화>는 <오도>와 함께 스스로 잘 못함을 알고 태자에게 첩을 사랑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충성은 상을 내림이 가하고 죄는 불가합니다.“

 

帝怒稍解命輕其罪

제가 겨우 알아듣고 노하여 그 죄를 가볍게 하라고 하였다.

 

天后之不得救郎者恐 帝 激怒也

천후가 <위화>랑을 구제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니 제가 격노하였다.

 

及帝怒解乃與太子托獵于林中 而載郎歸之 自四月五日至九月八日 凡百有餘日也

제가 노함을 풀고 태자와 함께 천경림에서 사냥을 하고 위화랑을 태우고 돌아오니

4월 5일에서 9월 9일까지 무릇 백여 일이었다.

 

郎自幼生長豪華 不識艱苦被譴之日

<위화>랑은 어려서부터 호화롭게 자라 어려움과 고난과 꾸지람을 받은 날을 알지 못하였다.

 

玉淚交橫不能仰視天日 仙徒嗚咽不能成言

구슬같은 눈물이 앞을 가리니 하늘의 해를 바라볼 수 없고 선도들은 오열하여 목이 매여 말을 할 수 없었다.

 

或有以死欲贖 畏山公命皆止之曰 恩譴皆是恩也 安敢不體天意乎

때로는 선도들이 죽음으로 속죄코자 하니 <외산>공이 모두에게 저지하며 말하기를

“꾸지람의 은혜 모두가 은혜이다. 어찌 감히 하늘의 뜻을 거슬리겠는가?

 

郎乃止泣望闕五拜四拜 而出理方之法 父母兄弟 不得相送

이에 <위화>랑이 저지하며 대궐을 바라보며 울며 계속하여 절을 올렸으며

이방(理方)의 법은 부모 형제를 나가게 하여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仙院主髮長姬泣曰 吾夫非妾則不便願隨 而同生死

선원주 <발장>이 울며 말하기를

“나의 지아비는 첩이 따름을 불편하게 생각지 아니하고 생사를 같이 하기로 하였습니다.”

 

太子許之 乃以布衣扶郎 而至謫 乃一湥林中土窟也

태자가 허락하여 무명옷을 입고 위화랑을 도울려고 귀양지에 이르니 일돌림(一湥林) 속 토굴이었다.

 

日暮則萬林俱黑 但聞咆哮之聲 郎與姬枕籍 而泣

해가 저물어 온갖 수풀은 모두 흑색인데

다만 울부짖는 소리는 <위화>랑과 <발장>이 포개어 누워서 우는 소리였다.

 

又値長霖水浸屋中衣盡濕汚 姬爲之乾於竹枝 仙徒自京來傳

또 토굴 속에서 큰 장마 비를 만나 옷은 헤어지고 눅눅하여 더러워지니

<발장>이 대나무 가지에 걸어 말린다고 선도들이 경도(京都)에서 와서 전하였다.

 

阿時與吾道婚于剡院 吾道喜不自勝 而舞

<아시>와 <오도>가 염원(剡院)에서 혼인하고  <오도>는 기쁘나 뽐내지 아니하고 춤을 추었다.

 

阿時命玉蘭歌之 蘭曰 妾夫在謫妾獨何心樂爲之歌乎

<아시>가 <옥란>에게 노래를 부르도록 하니 <옥란>이 말하기를

“첩의 지아비는 귀양 가 있는데 첩이 어찌 혼자 즐기며 노래할 마음이 있겠습니까?”

 

阿時曰 汝今以我爲夫尙念魏花 故吾不救解也

<아시>가 말하기를

“너는 지금 나를 지아비로 삼았는데 아직도 <위화>를 생각하니 내가 구하지 않는 것이다.“

 

玉蘭乃泣而歌之 婢僕皆泣云郎聞 而歌之曰

烏竹之枝 可以晒衣 桃李之花 不可以爲門 歌罪而 嗚咽淚下

이에 <옥란>이 울며 노래하니 비복들 모두가 위화랑의 소문을 듣고 울었다.

그 노래에서 말하기를

“오죽의 가지는 젖은 옷을 말리네

복숭아와 오얏나무 꽃은 동문이 아닌데

노래하여 죄를 지으니 설움에 북받쳐 눈물이 흘러내리네“

 

姬慰之曰 富貴浮雲也 道惟長存 妾自得郎君之寵身爲仙院之主錦衣

而玉食 未嘗忘狼山之布褐 此正 郎君立脚 悟道之秋也 何自悲爲

<발장>이 위로하여 말하기를

“ 부귀는 뜬 구름 같은 것이며 도(道)는 오로지 오래 가는 것입니다.

첩이 스스로 낭군의 총애를 몸에 입어 선원주가 되어 비단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일찍이 낭산(狼山)의 초라한 의복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 같은 바름은 낭군이 <오도>의 가을 입장인데 어찌 스스로 슬퍼하십니까?

 

郎乃喜曰 吾妻眞聖人也

이에 위화랑이 기뻐하며 말하기를 “ 내 처는 참으로 성인(聖人)이다.”

 

乃面壁誦經晝夜不徹道力大進

이에 면벽하여 불철주야로 경을 암송하니 도력이 크게 진보하였다.

 

時髮長姬娠郎子天林 不堪勞役

이때 <발장>이 <위화>랑의 아들 <천림天林>을 임신하여 심한 일을 할 수 없었다.

 

郎乃待姬睡熟 而手自舂麥手皮盡坼

이에 <위화>랑이 <발장>을 충분히 자도록 하고 스스로 보리를 찧고 껍질을 벗겼다.

 

姬覺之互相爭杵於月下 完然若舞 忽有仙人下降于庭

賜以靈丹敎以妙道 通解三生之業 修得眞元之宗 無復人間之苦 只有天上之樂

心廣而體胖 顔華自生

<발장>이 꿈에 월하(月下)에서 서로 열심히 방아를 찧는데

문득 선인이 뜰로 내려와 완연히 춤을 추며 영단(靈丹)을 주며 묘한 도를 가르치니

삼생(三生)의 업(業)에 통달하고 진원(眞元)의 종(宗)을 배워서

다시는 인간의 고통을 없게 하고 오로지 천상의 락(樂)인

마음이 넓으니 몸이 살찌고 눈이 빛나 자생(自生)하는 도를 체득하다 깨어났다.

 

 

35. <위화>와 천후<영제>의 재회

 

後數日天后來獵 阿時以駿馬迎之郎

수일 후 천후가 수렵을 나가니 <아시>가 준마를 <위화>랑에게 보냈다.

 

乃騎其馬馳騁如飛射殪大猪

이에 <위화>랑이 말을 타고 활이 나는 것처럼 달려 큰 멧돼지를 잡았다.

 

后壯之曰 朕知魏花一玉冠 而已其英勇如此 何可居外乎

후가 장하다고 하며 말하기를

“짐이 <위화>의 한 옥관(玉冠)을 알고 이미 그 영특하고 용맹함이 이와 같은데 그 외에 누가 있겠는가?“

 

乃召而執手慰之曰 使汝受苦乃朕寡德

이에 불러 손을 잡으며 위로하여 말하기를

“너를 고생하게 하였으니 짐의 덕이 부족함이다.“

 

郎乃進抱 聖頸 而噫泣號哭

이에 <위화>랑이 후의 목을 안고 탄식하며 소리내어 울었다.

 

后乃抱以與太子曰 可復和也

후가 태자와 함께 안으며 말하기를  “ 다시 화목함이 옳다.‘

 

太子亦揮淚抱之曰 浮雲之乍翳也 無傷爾心

태자 역시 눈물을 훔치며 안으며 말하기를  “ 뜬 구름이 잠시 가린 것이다. 상심하지 말라”

 

遂復愛之如初 以弟呼之 使居枕臣頭上 加級五重 賜髮長姬綠袖緋衣

마침내 다시 처음과 같이 사랑하여 동생이라 부르며

침신 두상(頭上)으로 거주토록 하여 거듭하여 다섯 계급을 더하고  <발장髮長>에게는 녹수비의(綠袖緋衣)를 내렸다.

 

冬姬生子天林 時碧花亦生帝子三智 帝以是欲重用 郎命爲三智師 辭不得

겨울에 <발장>이 아들 <천림>을 낳았다.

이때 <벽화> 역시 제의 아들 <삼지三智>를 낳으니 제가 중용코자하여

<위화>랑을 <삼지>의 스승으로 명하니 사양하지 못하였다.

 

위화(발장) - 천림(505- )

지도로(벽화) - 삼지(505- )

 

后與太子 不協力勸不二

후와 태자가 협력하지 않아 불이(不二)토록 권하였다.

 

郎乃與盟于仙院約爲一身 后爲郎行赤兎祭于宮中洗郎賜衣

이에 위화랑이 선원에서 한 몸이 됨을 맹약하니

후와 위화랑이 궁중에서 적토제(赤兎祭)를 행하고 위화랑을 씻어주고 옷을 내렸다.

 

太子命仙徒以淺璜爲源花以孤碧花

태자는 선도들에게 명하여 <천황淺璜>을 원화로 하고 <벽화>를 멀리 하였다.

 

지증왕 7년(506)에 <천황淺璜>이 원화가 되었다.

 

碧花謂郎曰 帝欲以三智爲太子 深依仙徒 汝何以花郞奪我花位

<벽화>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제는 <삼지>를 태자로 삼고자 선도들에게 깊이 의존하고 있는데

너는 어찌 화랑으로서 내 원화의 직위를 빼앗으려 하는가?”

 

郎曰姊以太子妃 媚帝而生子 故仙徒不肯奉之帝老 而太子莢勇何不深思乎

<위화>랑이 말하기를

“ 누님은 태자의 비로 제에 아첨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선도들은 늙은 제를 받들지 않고

태자는 용맹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어찌 깊이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碧花曰 吾豈樂爲之哉 汝爲我善言太子 明我無二心

<벽화>가 말하기를

“내가 어찌 이를 즐기겠는가?

너가 나를 태자에게 좋게 말하여 내 마음이 둘이 아님을 밝혀주기 바란다.“

 

 

 

36. 폐태자 <분종芬宗>을 총애하는 <지도로智度路>

 

時帝累幸勝院見芬宗之賢 而有道無罪 見廢 乃倦于天后及太子

이때 제는 누차 승원(勝院)에 행차하여

<분종芬宗>의 현명함과 도과 있고 죄가 없는데 폐한 것을 보고 천후와 태자에게 권태를 느꼈다.

 

乃密謂芬宗曰 朕爲天子皆汝母之力 汝不紹我安得見汝母乎

이에 비밀히 <분종>에게 말하기를

“짐이 천자가 된 것은 모두 너의 어머니의 힘이다.

너가 불초하니 내가 어찌 너의 어머니를 편히 볼 수 있겠는가?“

 

芬宗辭曰 聖祖何言臣孤虛不嗜大權 唯以福母養眞爲樂 今太子賢叔聖祖之寵子

臣母之愛弟也 以母之孝友豈肯以孤虛之子 貪不嗜之權乎

<분종>이 사양하며 아뢰기를

“ 돌아가신 아버님의 말씀은 신은 고허(孤虛)하여 대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오직 모친의 복을 빌며 진(眞)을 양성함을 즐거움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금 태자 숙부는 돌아가신 아버님이 총애한 아들입니다.

신의 모친의 사랑은 동생입니다.

어머님의 효와 우애가 어찌 고허한 아들을 수긍하여 대권을 탐하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자비(파호) - 비처(436-500)

습보(조생) - 지도로(437-514)

지도로(라황) - 후황(466-499)

지도로(연제) - 모진(480-540)

비처(후황) - 분종(488- )

 

賢叔은 숙부에 대한 경칭이다.

 

<분종>은 지증왕 <지도로>의 외손자이고

<모진>은 <지도로>의 아들이므로 <분종>의 외삼촌이다.

 

지증왕은 딸 <후황>의 힘으로 천자가 되었음으로

아들보다 외손자인 <분종>이 폐 태자가 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신라가 신국의 나라이고 여왕의 나라임을 알 수 있다.

 

帝乃吁曰 朕爲迎帝所誤也

이에 제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짐이 <영제迎帝>를 잘 못되게 하였다.”

 

乃欲以三智爲太子 命郎廣畜郎徒累下黃金以爲費 命與芬宗密行

이에 <삼지>를 태자로 삼고자 <위화>랑에게 명하여 황금을 비용으로 하여

낭도들을 널리 모으도록 <분종>과 함께 밀행토록 하였다.

 

芬宗謂郎曰 天后太子天縱之聖也 老帝雖倦不可背反

<분종>이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천후와 태자는 하늘이 낳은 성인입니다.

늙은 제(帝)가 비록 싫어하나 배반은 불가합니다.“

 

郎曰 臣亦自知乃以黃金獻于太子

<위화>랑이 말하기를

“신도 역시 알고 있어 황금을 태자에게 바치고자 합니다.”

 

太子已知而不受曰 汝畜犬馬爲三智芬宗計可也

태자가 이미 알고 받지 않고 말하기를

“너는 개와 말을 길러 <삼지>와 <분종>을 헤아림이 옳다.”

 

郎曰臣之一髮一膏皆我太子之有也 豈有異心乎

芬宗殿君自是 天降神仙 不喜煙霞事 豈肯有人間之慾乎

臣姊乃我太子之寵妃也 其心常在太子豈三智之所可移哉

<위화>랑이 말하기를

“신의 머리카락 하나 몸뚱이 하나가 모두 태자의 것입니다. 어찌 다른 마음이 있겠습니까?“

<분종>전군은 이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으로

안개와 노을의 일도 좋아하지 않는데 어찌 인간의 욕망을 가지겠습니까?

신의 누님은 태자의 총비로 그 마음이 언제나 태자에게 있는데 어찌 <삼지>에게 마음이 가겠습니까?

 

太子笑曰 吾亦知汝 兄弟之心矣 吾之得保 今日皆汝姊之力也

吾爲天子可立爲后汝 善言之無使父帝蠱惑

태자가 웃으며 말하기를

“나 역시 네가 형제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나의 자리를 보존함은 오늘 너와 너의 누님의 힘임을 알고 있다.

내가 천자가 되면 너를 후로 삼을 것이니 좋은 말로 부제(父帝)를 고혹치 않게 하라.“

 

郎乃使碧花說上曰 太子勢大不可抗 妾與三智勢孤安能敵乎

陛下若以妾復歸太子 而托三智則 太子愛妾 故百歲之后可得爲后

이에 <위화>랑이 <벽화>로 하여금 말하도록 하니 <벽화>가 말하기를

“태자의 세가 커서 대항 할 수 없습니다. 첩과 <삼지>의 세는 외로운데 어찌 적이 되겠습니까?

폐하가 만약 첩을 다시 불러 태자를 <삼지>로 부탁한 즉

태자가 첩을 사랑하므로 오래도록 후로 삼고자 한다고 할 것입니다.“

 

三智亦可以紹 其後事便 而計完

<삼지> 역시 느슨하여 그 후 사정이 변하여 계획이 끝났다.

 

帝乃自知天命之所歸 乃命三智爲太子嗣 而歸碧花

이에 제는 스스로 천명(天命)의 돌아감을 알아

<삼지>를 태자의 후사로 삼아 <벽화>에게 돌아가게 하였다.

 

太子知郎之有密贊之功 而益愛之曰 汝吾鄧通 而子房也

태자는 <위화>랑의 남몰래 찬동한 공이 있음을 알아 더욱 사랑하며 말하기를

“너는 나의 <등통鄧通>이고 <자방子房>이다.”

 

등통(鄧通) : 한 나라 문제의 총애를 받던 신하

자방(子房) : 한 고조 유방의 공신, 장량(張良)

 

天后亦隆愛篤寵 每至剡院及仙院 托以福事授乳於郎 髮長乳玉宗

천후 역시 돈독한 총애로 융성히 사랑하여 염원(剡院)과 선원(仙院)에 이를 때 마다

복 받을 일을 부탁하고 <위화>랑에게 젖을 주니 <발장>은 <옥종玉宗>에게 젖을 주었다.

 

모진(연제) - 옥종(505-528)

 

신라는 신국(神國)의 나라이고 모계의 나라이며 이성(二聖)의 나라이다.

 

신라의 여성관은 삼종지도(三從之道)라 하여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따르고 늙어서는 자식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여자가 젖을 주는 것은 일심동체를 상징한다.

  

 

37. 도인(道人)의 경지에 오른 <분종>과 <위화>

 

時東海上有一漁子得魚換酒醉臥窟中 夢行天子事故曰 夢天子坐臥起行常

이때 동해에 한 어부가 있어 고기를 잡아 술로 바꾸어

술이 취하여 굴속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꿈에 천자가 행차하여 사고를 당하여 말하기를

“꿈에 항상 천자가 앉았다 누웠다 일어나서 간다.”

 

多醉睡逢人則逢首 括目 而言若不能  或行乞于人家顔常童子 而耆老亦不知其年 皆以爲神仙

술이 많이 취하여 졸면서 사람을 만나본 즉 머리뿐이라 눈을 비벼 말을 하려고 하였으나 할 수 없었다.

혹은 인가에 구걸하러 가니 동안(童顔)이라  노인들도 역시 그 나이를 알지 못하니 모두들 신선이라 하였다.

 

軍主伊宗公迎之 問道對曰 吾豈道人哉 惟自然 而已公敬

군주 <이종伊宗>이 그를 영접하여 도를 물으니 대답하기를

“내가 어찌 도인이겠는가? 오직 저절로 이미 공경할 뿐이다.“

 

방석(異씨) - 이종(454-524) 이사부(異斯夫)

 

其言欲奉爲師 漁子曰 芬宗魏花之世 何用我爲遂歸其窟

그 말에 스승으로 모시고자 하니 어부가 말하기를

“<분종>과 <위화>의 시절에 내가 그 굴로 돌아가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公乃報于朝

이에 공이 조정에 보고하였다.

 

時春旱不雨 宣登累祈于野 無效

이때 봄에 가물어 비가 오지 않아  <선등>이 누차 야외에서 기우제를 지냈으나 효험이 없었다.

 

聞此報 乃以郎代之

이 보고를 듣고 <위화>랑에게 대신하게 하였다.

 

郎曰 天旱在政必 先發倉賑民 王公以下皆 宜減食施民

<위화>랑이 말하기를

“하늘의 가뭄은 반드시 정치에 있다.

우선 창고를 열어 백성을 구휼하고 왕공(王公)이하 모두가 마땅히 감식하여 백성을 돌보아야 한다.“

 

后曰吾郎聖人也

후가 말하기를

“나의 위화랑은 성인이다.”

 

乃減雉食 與郎 曝露茅身天乃大雨

이에 꿩고기를 줄여 먹고 <위화>랑과 함께 바깥에서 뜨거운 햇빛을 쬐며

띠를 둘러쓰고 기우제를 지내니 마침내 하늘에서 큰 비를 내렸다.

 

國人皆知 郎已通仙

나라 사람들 모두가 <위화>랑이 이미 선(仙)에 통달하였음을 알았다.

 

朝廷命畏山公 往迎夢天子已不知所去 惟土窟一座白雲數片 而已夏月

조정에서 <외산>공에게 명하여 천자를 마중 나가게 하였으나 이미 간곳을 알지 못하니

오직 토굴 한 자리에 몇 조각 흰 구름과 여름 날 달만 떠 있었다.

 

后與郎出遊尋院浴于川上岩下

후와 <위화>랑이 심원(尋院)으로 가서 목욕하고 개천 위 바위 아래에서 놀고 있었다.

 

심원(尋院)의 主는 위화랑의 고모인 <심심尋尋>이다.

 

后謂郎曰 汝知此岩乎

후가 <위화>랑에게 일러 말하기를

“너는 이 바위를 아는가?”

 

郎笑而不答尋尋曰 古有大蚊作崇 今無其弊幸矣

<위화>랑이 웃으며 답을 하지 않으니 <심심尋尋>이 말하기를

“옛날에 큰 모기가 있어 모여 들었는데 지금은 그 폐단이 없어 다행이다.”

 

郎又笑而不言后曰 朕與汝姑爲汝 而言 汝何微笑而已乎

<위화>랑이 또 웃으며 말을 하지 않으니 후가 말하기를

“짐과 너의 고모가 너에게 말하는데 너는 어찌 웃기만 하는가?”

 

郎曰 一言一笑皆有所應 非臣自爲何少焉

<위화>랑이 말하기를

“한 마디 말과 한 마디 미소가 모두 응답입니다. 신은 스스로 몇 마디도 하지 못 합니다.“

 

后負郎出水至岩上 尋尋亦出水擧岩 爲林蚊所咬 驚墮落水 后欲救之不得

후가 물에서 나와 <위화>랑을 업고 바위 위에 이르고

<심심>도 물에서 나와 바위에 오르니 수풀 모기가 물어뜯어 놀라 물에 떨어지니 후가 구할 수 없었다.

 

郎曰 俄言驗矣 姑是阿世之後化 而蚊是班君之後化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제 말이 증험하고 있습니다.

고모는 <아세阿世> 이후의 변화이고 모기는 <반군班君> 이후의 변화입니다.“

 

차웅(운제) - 아세(74- )

지마(애례) - 반군(156-181)

 

<위화>는 <아세> 이후에는 바위에 모기가 없어졌으나 다시 <반군> 이후에 모기가 나타났음을 말하고 있다.

 

后曰然則何以救之乎

후가 말하기를

“그런 즉 어찌 구하겠는가?”

 

郎不答熟視雙蝇合翅交足

위화랑이 대답하지 않고 자세히 보니 파리 한 쌍이 교합하고 있었다.

 

后怒以手撲之蝇皆微塵

후가 노하여 손으로 치니 파리들이 작은 티끌이나 먼지가 되었다.

 

郎曰一怒片嗔皆有所應聖后 俄言驗矣

<위화>랑이 말하기를

“한 번 노하고 성을 내니 모두 성후에게 응하는 바가 있습니다. 제 말이 증험하고 있습니다.“

 

后乃悔害物葬蝇 而祝之 尋尋亦葬蚊 而祝之

이에 후가 미물을 해친 것을 뉘우치고 파리를 땅에 묻고 기도하니 <심심> 역시 모기를 묻고 기도하였다.

 

后謂尋尋曰 郎已知朕汝之兆 而不言不得 免崇無乃誠薄 而不足以奉聖人也

후가 <심심>에게 일러 말하기를

“<위화>랑은 이미 짐과 너의 조짐을 알고 부득불 말을 하지 않으니

숭상함에 벗어남이 없으나 정성이 모자라 성인을 받드는 것이 부족함이다.“

 

郎曰 非不言也 不敢言也 未定之崇 可以逃之 已定之崇 不可逃

逃菸不可 逃渠㔫重 故不敢言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히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결정하지 못하고 숭상하는 것은 도망가는 것이고 이미 결정하여 숭상하는 것은 도망가는 것이 아닙니다.

시들어 도망가는 것은 불가하며 도랑으로 도망침은 힘이 드니 감히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38. 옥비자(玉卑子)를 천후 <영제>에게 바치는 <심심尋尋 >

 

尋尋曰 臣母翟京十歲 謁靑我祖

祖以衆上玉卑子授之曰 此兒當生吾叢(?)

山近公乃取爲山兼叔之婦

生翟山 山京 而情衰

乃侍臣父白欣 學茶求仙 臣父素好文章 而淡於色 念久未近之

一日偶見玉卑子問其出母 以祖言告之 父乃笑曰 此乃吾物汝誤作兼妻也

乃携入枕遂生臣身 母乃以卑子傳臣 臣幼時常佩之與世艾遊

艾約臣爲夫婦 而前夫叔欣愛臣娶之 艾心痛之 願得卑子佩之 臣憐 而許之

 <심심>이 말하기를

“신의 모친 <적경翟京>이 열 살에 <청아靑我> 선조를 알현하였습니다.

선조께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옥비자(玉卑子)를 주며 말하기를

‘이 아이는 나의 총손(寵孫)을 낳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산근山近>공이 받아 <산겸山兼>숙부의 부인에게 주었습니다

저의 모친은 <적산翟山>과 <산경山京>을 낳고 정(情)이 쇠하여

신의 부친 <백흔白欣>을 모시고 다(茶)를 배우고 선(仙)을 구하였습니다.

신의 부친은 소박하고 문장을 좋아하여 색에는 담담하여 오래도록 가까이 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우연히 옥비자(玉卑子)를 보고 그 어머니의 출생을 물으니 선조의 말을 고하였습니다.

이에 부친이 웃으며 말하기를

‘이는 내 물건인데 네가 잘못하여 <산겸>의 처의 것이 되었구나.’라고 하며

마침내 침실에 끌어 들여 신의 몸을 낳았습니다.

이에 모친은 옥비자(玉卑子)를 신에게 전하였습니다.

신은 어렸을 때 항상 그것을 차고 <세애世艾>와 함께 놀았습니다.

<세애>는 신과 부부가 되기를 약속하였는데 전 남편 <숙흔叔欣>이 신을 사랑하여 신에게 장가들었습니다.

<세애>의 마음이 아프니 원컨대 신을 가련히 여겨 옥비자 노리개를 얻도록 청하옵니다“

후가 이를 허락하였다.

 

눌지(산화) - 산근(청아) - 산애(435- )(세두) - 세애(470?- )

                                        산겸(438-508)

내물(보반) - 미해(청아) - 백흔(조리) - 염신(447-503)(벽아) - 위화(487- )

                                        백흔(적경) - 심심(470?-532)

순실(청아) - 등흔(보미) - 숙흔(434?-502)

 

 

白羊之秋 叔欣出理誠國 臣歸家侍母 艾尙未斷念 越墻入寢 臣憐 而許之

백양(白羊)(502년)의 가을에 <숙흔>이 나가 나라를 정성으로 다스리니

신은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는데 <세애>는 아직도 단념하지 못하여

담을 넘어 신의 침실로 들어오니 신이 가련히 여겨 허락하였습니다.

 

夢見大蜃入悔曰 汝有活人陰德

꿈에 큰 무명조개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후회하며 말하기를 “당신은 사람을 살리는 음덕이 있다.”

 

可以居之 果有娠

거주토록 하니 과연 임신이 되었다.

 

臣乃索卑子于艾曰 汝已通我 可還卑子吾母 以其世傳 故憂其失也

이에 신이 <세애>에게 옥비자를 찾도록 하며 말하기를

“당신은 이미 나를 통정하였으니 옥비자를 나의 어머니에게 돌려주어

세세토록 전하게 하여야 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십시오.“

 

艾曰 吾兒生則 可以還之

<세애>가 말하기를 “우리는 아이를 낳을 것인 즉 돌려줌이 옳다.”

 

翌年 叔蜃生皃類於艾 艾喜而還之 今蜃入仙院 得聖郎之寵

다음 해 <숙신叔蜃>을 낳으니  용모가 <세애>를 닮아 <세애>가 기뻐하며 그것을 돌려주니

지금 <숙신>이 선원으로 들어 와 성랑(聖郎)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臣不勝喜 欲以卑子獻之 願得聖后之 勅許

신은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옥비자를 바치고자 하오니 원컨대 성후께서는 이것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조칙으로 허락하였다.

 

后乃取其卑子視之 乃紫龜神象也

이에 후가 그 옥비자를 얻어서 살펴보니 자주색 거북이 신상(神象)이었다.

 

問其所出 尋尋不知

그 촐소를 물으니 <심심>은 알지 못하였다.

 

郎曰 是出阿世 入板久 傳于姑 皆因緣也

雙蝇板久黑齒也 與班君 共一祠 而以卑子體之則 庶可禐矣

위화랑이 말하기를

“이것은 <아세阿世>에서 나온 것인데 <판구板久>가 들어 와 시어머니에게 전하였으니 모두가 인연이 있는 것입니다.

두 마리의 파리는 <판구板久>와 <흑치黑齒>인데  <반군班君>과 더불어 같이 한 사당을 세우니

옥비자의 체(體)인 즉 뭇 사람들의 노리개입니다.

 

<판구板久(136-193)>는 <산억山檍(135?-193)>의 처이다.

 

<흑치黑齒(133-186)>는 지마이사금 때 성인으로 자칭한 인물이며 계도를 모아 반역을 도모하였다.

 

지마(애례) - 반군(156-181)

 

尋尋曰 我爲阿世 誰爲辛公乎 曰叔欣叔也 曰孰爲木我乎

<심심>이 말하기를

“내가 <아세阿世>라면 누가 <신공辛公>인가?  <숙흔叔欣> 숙부인가 <목아木我>인가?

 

차웅(운제) - 아세(74- )

거신(알영) - 신공(60?-138)

 

<목아>는 <아세>의 私臣이다.

 

郎不言后曰 何爲不言

위화랑이 말을 하지 않으니 후가 말하기를  “ 어찌 말이 없는가?”

 

郎曰 姑自知也 兆在今夕 必生班君乃其父也

<위화>랑이 말하기를

“ 고모는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조짐이 있으니 반드시 반군(班君)을 낳으니 그 아버지입니다.“

 

尋尋遂 低首 赦面 其夕 森欣烝之 遂生班欣 自是 后益重愛之

마침내 <심심>이 머리를 숙여 사면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그날 저녁 <삼흔森欣>이 그 어미를 증(烝)하여 마침내 <반흔班欣>을 낳았다.

이로부터 후는 더욱 <위화>랑을 사랑하였다.